하이브 속내=뉴진스 미래…민희진 "삐지지 말고 화해하자" [엑's 이슈]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펀치를 한 대씩 주고받았으니 이제 됐다고 생각하고 삐지지 말자."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모자를 벗고 미소를 보인 채, 하이브에 손을 내밀었다. 아직까지 잠잠한 하이브의 속내에 뉴진스의 미래가 달렸다.

지난 31일, 민 대표는 2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고 같은 날 KBS '뉴스9'에 출연해 경영권 탈취와 관련, "뉴진스 안 데려간다"고 같은 입장을 강조하며 하이브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민 대표가 이러한 결정을 한 데에는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것이 배경이 됐다.

예정됐던 31일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하이브가 안건으로 올린 해임안과 무관하게 자리를 지켰다.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하이브 측이 추천한 3인이 새 사내이사로 선임, 민희진 대표 측근 2인은 해임됐다. 지리는 지켰으나, 손과 발이 묶인 상황이나 마찬가지.

이 때문일까. 민 대표는 이날 "개저씨(개+아저씨)", "맞다이", "결국 콩쥐가 이긴다" 등의 거침없는 발언과 욕설 등을 이어갔던 지난 기자회견과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하이브에 화해 제안을 했다. 

민 대표는 "누구를 위한 분쟁인지도 모르겠고, 무얼 얻기 위한 분쟁인지 모르겠다"며 "누구를 힐난하고 비방하고가 지겹다. 모든 사람이 신물이 나 있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어 "회사는 친목을 위해 다니는 곳이 아니고, 경영인은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다른 보이밴드가 5~7년 만에 낼 성과를 뉴진스를 통해 2년 만에 냈다.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냐"고 주장하며, "펀치를 한 대씩 주고받았으니 이제 됐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삐지지 말자'는 것"이라며 화해를 제안했다.

민 대표는 "(첫 기자회견 이후) 한 달이 넘은 것 같은데 인생에서 다시 없었으면 좋겠는 힘든 일이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누명을 벗었기에 홀가분한 것은 있다. 개인적으로는 큰 짐을 내려놨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말했다.

몇시간 뒤 KBS '뉴스9'에 출연해서는 "주주들과 팬분들, 멤버들을 위해서 무조건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부분을 접어두고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재차 하이브와의 화해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뉴진스 멤버들을 데리고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이브가 결정을 하게 되는 상황에서 제가 어떤 행동을 한다 하더라도 다 알게 되는 상황인데 제가 데리고 나가려는 행위 자체가 설립이 안 된다"고 했다. 

또한 "모순된 이야기다. 어도어를 방어하기 위한 협상의 계제로 여러 가지로 생각을 했던 거지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경영권 찬탈에도 거듭 선을 그었다. 

새 이사회가 구성되면서의 뉴진스 활동 영향에 대해선 "6월 21일에 일본 첫 번째 싱글을 내면서 발표되는 곡이 나온다. 그거랑 도쿄돔까지는 제가 진행했던대로 그대로 이어질 것 같다"고 답했다.

민 대표는 "그 외에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사회를 오늘 오전에 하기도 했고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긴 하다"고 답했다.

하이브는 지난 30일 "추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는 입장을 낸 것을 마지막으로, 민 대표가 화해 요청을 한 이후 현재까지는 별대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민 대표는 "이렇게 어떤 문제가 현상화돼 쟁점화됐다는 것 자체가 뉴진스 자체에 좋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내 입장에서도 빨리 이 일을 수습하길 바라는 것이다. 가처분을 넣었던 것도 빠른 수습을 위한 정당성을 얻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기에, 하이브의 선택에 뉴진스의 미래가 달려있기도 하다. 이들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 가운데,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지난 30일 법원은 민희진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해임, 사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민 대표가 어도어의 독립을 모색한건 분명하다며 실행 단계로 나아간 건 아니어서 배신이 될 수 있더도 배임이 되긴 어렵다"고 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KBS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