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민희진 분쟁 2라운드 돌입, 달라질 가능성은?

김상화 2024. 6. 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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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인사이드] 가처분 인용, 기존 이사진은 해임... 어도어서 민희진 영향력은 감소

[김상화 기자]

▲ 민희진 대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케이팝 대표 기획사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이사 간의 갈등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지난 30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는 민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다음날 31일 오전 진행된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에선 하이브 측이 추천한 인사 3명이 새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반해 민대표 측 인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는 해임되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민대표는 "대의를 위해 타협하자"는 취지의 두 번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불과 하루동안 소용돌이가 하이브-어도어 민대표 사이에 몰아친 것이다.  

일단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민대표로선 해임 위기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지만, 회사의 최측근 인사 2명이 이사직에서 해임되면서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했다. 일단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셈인데 현재로선 하이브와 어도어 양측 모두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무형의 막대한 손실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강경 모드였던 민대표, 유화적으로 변화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4월과는 사못 다른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회견 당시만 해도 감정에 북받친 언행이 화제가 되었고 여론 역시 민 대표 쪽으로 쏠리기도 했다. 그런데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 눈길을 모았다.

여유로운 미소로 등장한 그는 "승소를 하고 인사를 드리게 돼서 가벼운 마음이다.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홀가분함이 있다"며 차분해진 어조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에 유튜브 생중계로 현장을 지켜보던 K팝 팬들 역시 "그때 그 사람 맞아?"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지긋지긋하게 싸웠다. 이제 다른 챕터로 좀 넘어가자. 모두를 위한 챕터로 넘어가야 되지 않을까"라면서 갈등의 복합을 원하는 태도를 내비쳤다. 그런가 하면 "모두의 미래를 생각하면 뉴진스 애들에게 희망고문이 얼마나 괴롭나. 그런 관점에서 저도 한 수 접을 거니까 그만하자고 하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여전히 존재하는 해임 가능성... 화해 제스처 취한 이유?

이날 현장에 동석한 법률 대리인들은 "이사들의 의결권 행동을 강제할 부분은 없어서 이사들의 결의만 있으면 대표이사에서 해임될 수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민 대표의 태도 변화 역시 여전히 해임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태를 탈파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물론 하이브가 반격에 나선다면 민 대표는 또다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양측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소모전을 계속 치르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또한 법원 역시 민대표의 손을 들어주긴 했지만 "실제 배임 행위로 봐야 할지 충실한 증거조사와 면밀한 심리를 거쳐야 한다"라고 지적한 만큼 향후 정식 재판 결과에 따라 양측의 희비가 달라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타협 응할 가능성 낮은 하이브

그러나 하이브가 이러한 화해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이브 측 인사 3인이 어도어 신임 이사로 선임됐다는 것 자체가 민 대표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에 가깝기 때문이다. 민희진 대표 1인 체제 경영이 더이상 쉽지 않을 것임을 예견하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재무와 관련해 회계사 출신 하이브 CFO를 포함시켰다는 점은 향후 진행될 예산 집행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지난 3년간의 회계 처리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더군다나 계열사 레이블 빌리프랩 측 역시 이미 민대표를 향해 명예훼손 고발을 단행한 상태다.

이를 고려하면 하이브는 민대표와의 화해를 택하기 보단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법적인 방법을 총동원하는 강경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승자 없이 패자만 남는 싸움이 된다는 건 하이브, 어도어 및 종사자와 소속 아티스트, 그리고 주주 모두에게 치명상이 될 수 있다. 양측의 갈등이 여전히 케이팝 업계와 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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