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팔아 수천억 돈방석…오너일가 재산 '껑충' [기업&이슈]
삼양라운드스퀘어 지분가치 1조 늘어
불닭볶음면 열풍 속 오너가 재산도 '껑충'
삼양식품의 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오너 일가의 자산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가 70% 이상 지분을 가진 그룹 내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가 보유한 삼양식품의 지분가치가 불과 1년 만에 1조원 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의 주력상품인 불닭볶음면의 해외수출 호조로 사상최대 실적기록 행진이 이어지면서 현재 50만원대까지 치솟은 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양식품 최대주주 '삼양라운드스퀘어', 1년만에 지분가치 1조넘게 늘어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최대주주는 삼양라운드스퀘어로 34.92%(260만587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삼양식품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삼양라운드스퀘어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지난해 5월말 2667억원에서 올해 5월28일에는 1조4178억원으로 늘어났다. 불과 1년 만에 지분가치가 1조1511억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에따라 삼양라운드스퀘어를 지배 중인 삼양식품 오너일가의 자산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4월 공시된 삼양라운드스퀘어의 2023년도 연결감사보고서에서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최대주주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으로 3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전병우 상무(24.2%), 3대주주는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15.9%)이다. 나머지 27.9%의 지분은 자사주로 구성돼있다. 총 72.1%의 지분을 오너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가족회사란 얘기다.
오너일가가 자체 보유 중인 삼양식품의 지분가치 또한 크게 올라갔다. 김정수 부회장이 보유 중인 삼양식품 지분(4.33%) 가치는 지난해 5월말 342억원에서 올해 5월28일 1756억원으로 1414억원 늘어났다. 같은기간 전인장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3.13%) 가치도 248억원에서 1272억원으로 불어났다. 오너 2세 부부가 직접 보유한 지분가치 증가액만 따져도 2686억원으로 삼양식품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468억원의 두배 수준에 달한다.
이와함께 오너일가가 받은 배당금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합쳐 주당 배당금을 1400원에서 2100원으로 50% 상향 조정했으며, 약 156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및 오너일가가 보유한 삼양식품 전체 지분은 약 45% 정도로 전체 배당금 중 70억원 정도를 오너일가가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닭볶음면 열풍 속 어닝서프라이즈…주가 연일 고공행진삼양식품의 지분가치 급등을 뒷받침한 것은 주력상품인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한 수출증대와 실적호조로 평가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31% 늘어난 1조1929억원, 영업이익은 62% 급증한 1468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불닭볶음면이 미국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매출이 급증해 실적을 이끌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8093억원을 기록해 사상 첫 8000억원을 돌파했고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68%로 크게 확대됐다.
내수경기 위축 속에서도 수출증대가 성장세를 이끌면서 주가 또한 올들어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 23만4500원이던 삼양식품의 주가는 이달 초 30만2500원을 기록해 30만원선을 돌파한 이후 5월28일에는 53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이면서 주가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7.1% 늘어난 3857억원, 영업이익은 235.7% 급증한 801억원을 기록했다. 북미지역과 중국에서의 매출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222.5%, 186.2%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아직도 저평가"…60만원도 넘어서나증권가에서는 삼양식품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세를 보였음에도 아직도 저평가 상태로 있다며 60만원대까지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외수출을 통한 실적호조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올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1조2132억원으로 추정하는데, 매출액에서 해외 비중은 77%에 달할 것"이라며 "관세청에 따르면 라면 수출액은 1분기 30.1% 증가한 데 이어 4월에도 전월 동기 대비 46.8%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2분기는 '중국 6.18 쇼핑제'가 포진해 있는 만큼 시장 기대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법인은 주요 대형 거래처 입점 확대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 법인도 올해 들어 본격 영업을 시작해 판매 확대는 이제 시작된 것"이라며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가파른 실적 전망치 상향으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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