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원전 추가에 '수주 기대감'…두산에너빌·협력사 420곳 활기돈다

최서윤 2024. 6.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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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8년까지 신규 대형원전 3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국내 원전 생태계에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전 주기기를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최대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협력사들에 주기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 부품과 제작 과정에 필요한 기계가공, 제관 제작, 열처리 등의 업무를 발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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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38년까지 대형원전 3기 필요"

2038년까지 신규 대형원전 3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국내 원전 생태계에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전 주기기를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최대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1일 원전업계 관계자는 "원전 2기 기준으로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주기기 매출은 대략 2조5000억원 수준"이라며 "공정에 따라 분할 지급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계약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는 약 2조9000억원이었는데, 여기에는 사업 중단에 따른 보관비용 등이 포함됐었다.

원전은 경제적인 이유로 통상 2기씩 짝수로 건설한다. 또 다른 원전 관계자는 "건설 도중 기자재 공급이 늦어지는 등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1기를 먼저 짓기 시작한 뒤에 약간의 시차를 두고 2기를 지으면서 서로 보완한다"며 "이런 식으로 3기도 동시에 건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달 14일 체코 플젠 시에 자리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에너빌리티]

해외 원전 수출 계약을 이어가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정부의 이번 발표로 수주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체코 원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낭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실적 개선보다는 수주 기대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초 개최한 올해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원자력 발전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대규모 전력 소모, 안정적인 전력공급, 무탄소 전원 확보가 필수인 AI 데이터센터에 가장 적합한 전원"이라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로 대형원전과 SMR 수주 기회도 확대할 전망"이라고 했다.

신규 원전 건설은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도산 위기에 빠졌던 국내 420여개 협력사에도 희소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협력사들에 주기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 부품과 제작 과정에 필요한 기계가공, 제관 제작, 열처리 등의 업무를 발주한다. 지난해 약 2200억원 규모를 발주했다.

경북 울진군 신한울 1호기(왼쪽)와 2호기. 1호기는 2022년 12월, 2호기는 올해 4월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사진제공=한수원]

경남 창원에 있는 국내 최대 산업용 밸브 제조업체 PK밸브의 전영찬 대표는 "고품질을 요구하는 원전 기자재는 주기적으로 수억원을 들여 관련 인증을 갱신해야 하는데, 일감이 없을 때도 고정비용으로 계속 빠져나가서 부담이 컸다"며 "이제 수주할 수 있는 시장이 생겼으니 인증을 유지할 이유도 생겼고 직원들도 필요하면 더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투자 비용 마련을 위해 은행 심사를 받을 때도 정부의 친원전 정책은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경남 창원에 자리한 원자력 제어봉 구동장치 부품 생산기업 영진테크윈의 강성현 대표는 "원자력 제어봉 구동장치는 후공정이라 작업에 늦게 투입된다"며 "그전까지는 수익이 없는데, 신규 원전 프로젝트가 이어지면 공장을 계속 돌릴 수 있으니 저희들에게는 진짜 좋은 일"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신한울 3·4호기 제작에 들어갔지만, 후공정 일감은 아직 들어오지 않아 공장 가동률이 10%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이번 발표대로 신규 원전 3기가 추가된다면 원전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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