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죄 평결에도…10시간만에 후원금 540억 쏟아졌다, 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사건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다음 날인 31일(현지시간) “조작된 재판이었다”며 “그래서 항소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한 재판을 위한 장소 변경을 원했지만 불허됐고 이해관계가 없는 판사로 교체할 것을 원했지만 역시 불허됐다”며 불만을 열거했다. “우리가 대화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판사는 폭군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해 “그들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다. 조작된 재판이었다”며 “우리는 곧바로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유죄 평결 이후 풀뿌리 소액 기부가 몰려들면서 10시간 만에 3900만 달러(약 540억 원)가 모금됐다며 “지금까지는 (바이든 정부가) 역효과를 내는 것 같다. 나는 정정당당하게 이기고 싶다”고 했다. 이어 “11월 5일(대선 투표일)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이라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가진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연설에 앞서 전날 뉴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유죄 평결 건에 대해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미국의 원칙이 재확인됐다.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서 이를 조작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하며 무책임한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 조작론’을 맹비판했다.
이어 다른 사건과 같은 방식으로 시민 배심원단 12명이 구성돼 사건을 심리했고 트럼프 변호인도 이 과정에 참여했으며 5주 동안의 심리 끝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에 도달한 것이라며 “이것이 미국의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이고 우리의 사법 제도는 거의 250년간 지속돼 온 말 그대로 미국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 형사재판의 시민 배심원단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제기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만장일치로 평결했다. 재판을 맡은 후안 머천 판사는 오는 7월 11일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선 “지난 몇 달간 우리 협상팀은 일시적 휴전이 아니라 전쟁 영구 종식에 집중해 왔다”며 “이제 이스라엘이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이는 항구적 휴전과 모든 인질 석방을 위한 로드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제안은 하마스 측에 전달됐다”며 “하마스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안은 3단계로 이뤄져 있다”고 소개했다. ▶1단계에서는 6주 동안 완전한 정전, 이스라엘군의 모든 인구 밀집 지역 철수, 여성ㆍ노인ㆍ부상자 등 일부 인질 석방이 이뤄지고 ▶2단계로 넘어가면 남은 생존 인질을 모두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며 ▶3단계에서는 가자지구의 대대적 재건 계획이 시작되고 사망 인질의 유해가 가족들에게 송환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지도부에 어떤 압력이 오더라도 이 협상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고 이스라엘 국민도 한 발짝 물러서 이 순간을 놓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주기 바란다”며 “우리는 이 순간을 놓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은 전쟁을 끝낼 때”라며 하마스에도 제안 수용을 촉구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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