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성장으로 바빠진 덴마크 어촌마을…노보노디스크 원료 공장 건설 '초집중'
덴마크 칼룬보르 11兆 투자→공사 속도
기차역 건설 비용 대고, 인력 대거 채용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덴마크 제약업체 노보노디스크가 핵심 성분 생산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어촌마을이었던 덴마크 작은 도시가 핵심 원료 생산 공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덴마크 중부의 칼룬보르 외곽 지역에 노보노디스크의 신공장 건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보노디스크는 핵심 제품인 위고비와 오젬픽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생산하고자 이 시설을 빠르게 짓고 있다. 이 시설은 내년부터 가동, 의약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공장 확장 공사는 2029년까지 진행된다. 이를 위해 회사는 80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입키로 했다.
노보노디스크가 위고비와 오젬픽에 사용하는 원료인 세마글루타이드를 만드는 곳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공장과 이곳까지 전 세계에서 단 두 곳뿐이다. 지난달 중순 칼룬보르 건설 현장에서 옥상 화재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 시가총액 1위인 노보노디스크의 시총이 30억원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 그만큼 시장은 원재료인 세마글루타이드 생산이 노보노디스크의 현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노보노디스크의 시총은 619조원(5월 30일 기준)이다.
위고비와 오젬픽은 GLP-1 계열 관련 의약품이다. GLP-1은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혈당 수치를 낮추고 위장관에서 식욕을 억제하며 음식물의 소화 속도를 늦추는 성분이다. 블룸버그는 "비만치료제 경쟁사인 미국 제약회사 엘리릴리는 GLP-1 약물 제조를 외부 업체에 맡기지만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와 오젬픽 생산 과정을 모두 사내에서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노보노디스크가 올해 26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이 애용하면서 위고비가 열풍을 일으킨 데다 덩달아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까지도 주목받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2030년까지 비만치료제 시장이 10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한 만큼 노보노디스크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노디스크의 마이클 홀그렌 노보노디스크 활성 원료 생산 담당 수석 부사장은 블룸버그에 "당장 칼룬보르 공장이 내년에 가동될 예정이지만 전 세계에서 쏟아지고 있는 위고비와 오젬픽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걸 갑작스럽게 생산 증가를 하려면 초기에는 항상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며 "공장을 완전 가동하기 위해 속도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보노디스크가 공사를 시작하면서 지역민 1만6000명 규모의 마을 곳곳이 시끌벅적하다. 공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노보노디스크는 공장 인근에 기차역을 새로 지을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했고, 인근에 고속도로를 내기 위해 로비 활동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공장 건설이 완료되면 현장에서 일할 직원들이 거주할 주택 단지 마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공장에서 일할 인력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이 지역에서 1000명을 고용했다. 현재 현장 직원 수는 4500명 정도다. 위고비와 오젬픽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일자리 창출은 계속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노보노디스크는 인근 대학과 연구소 등과 연계해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홀그렌 부사장은 원료 생산이 더뎌질수록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길 리스크가 커진다면서 경쟁사에 따라잡히지 않으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칼룬보르 공장에서 위고비, 오젬픽 외에 아직 승인받지 않은 다른 신약을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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