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기생충' 역대 최고 韓영화 2·3위 선정…1위는
나원정 2024. 6. 1. 06:00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 100선
1위 '하녀'…최다 선정 감독 박찬욱
1위 '하녀'…최다 선정 감독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2003)과 ‘기생충’(2019)이 역대 최고 한국영화 2‧3위에 올랐다. 1위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가 차지했다.
설립 50주년을 맞은 한국영상자료원이 현존 한국영화 최고 작품 100편을 선정했다. 상위 10위권엔 봉 감독과 나란히 박찬욱 감독도 2편을 올렸다. ‘올드보이’(2003)가 5위, ‘헤어질 결심’(2022)이 공동 8위였다. 100선 중 ‘헤어질 결심’은 최신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엔 2000년 이후 제작된 작품이 39편이나 포함됐다. 앞서 영상자료원이 2006ㆍ2014년 집계한 100선과 달라진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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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10 중 7편 1990·2000년대 작품
상위 10위권 작품도 젊어졌다. 2000년 이후 작품이 총 5편이다. 2014년엔 ‘살인의 추억’ 한 편 외에는 모두 1950~90년대 작품이었다. 2위 ‘살인의 추억’, 3위 ‘기생충’, 5위 ‘올드보이’, 7위 ‘시’(감독 이창동, 2010), 공동 8위 ‘헤어질 결심’ 순이다.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1998)는 공동 8위,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은 10위에 올랐다.
10년 전 ‘하녀’와 함께 공동 1위였던 ‘오발탄’(유현목, 1961)‧‘바보들의 행진’(하길종, 1975)도 각각 4위, 6위에 안착했다.
10년 전 ‘하녀’와 함께 공동 1위였던 ‘오발탄’(유현목, 1961)‧‘바보들의 행진’(하길종, 1975)도 각각 4위, 6위에 안착했다.
선정에는 영화감독ㆍ작가ㆍ촬영감독ㆍ특수효과감독 등 창작자, 영화업 종사자(만드는 사람)까지 더해 240명(보는 사람 171명, 만드는 사람 69명)이 참여했다. 이전 작품 선정이 영화연구자ㆍ비평가ㆍ프로그래머(보는 사람) 위주였던 것과 달라진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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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최다 7편 선정…2위 임권택
100편에 최다 선정된 감독은 박찬욱으로, 10위권 작품에 더해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아가씨’(2016) 등 7편이었다. 다음으로 임권택 감독이 ‘짝코’(1980) ‘만다라’(1981) ‘길소뜸’(1984) ‘씨받이’(1986) ‘서편제’(1993) ‘춘향뎐’(2000) 등 6편 올랐다.
이어 이만희‧이창동 감독이 5편, 김기영‧배창호‧봉준호 감독 4편, 이장호‧이명세‧이준익 감독 3편, 나홍진‧박광수‧배용균‧신상옥‧이두용‧하길종‧허진호‧홍상수‧장윤현‧김태용 감독이 2편이었다.
이어 이만희‧이창동 감독이 5편, 김기영‧배창호‧봉준호 감독 4편, 이장호‧이명세‧이준익 감독 3편, 나홍진‧박광수‧배용균‧신상옥‧이두용‧하길종‧허진호‧홍상수‧장윤현‧김태용 감독이 2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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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선정 배우 송강호·안성기 10편
출연작이 최다 선정된 배우는 송강호‧안성기가 각 10편으로 공동 1위였다. 여자 배우는 배두나로 4편이 올랐다.
여성 감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2014년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1995) 1편만 100선에 올랐지만, 올해 새 100선엔 최초 여성감독 박남옥 감독의 ‘미망인’(1955), 용산 참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김일란‧홍지유, 2011)을 포함해 ‘와이키키 브라더스’(임순례, 2001), ‘고양이를 부탁해’(정재은, 2001), ‘도희야’(정주리, 2013), ‘비밀은 없다’(이경미, 2015), ‘우리들’(윤가은, 2016), ‘벌새’(김보라, 2018) 등 9편으로 늘었다.
2010년 이후 차세대 여성 감독이 국내외 영화제에서 조명되고, 한국영화사적 의미가 큰 여성 영화가 꾸준히 재조명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선정 작업을 총괄한 영상자료원 학예연구팀 정종화 팀장은 기관 웹진 인터뷰를 통해 “2014년 리스트가 한국 고전영화의 보존 가치를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작업이었다면 올해는 더욱 대중친화적인 콘텐트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면서 2014년 대비 선정위원을 4배 늘렸다고 밝혔다. 2014년엔 영상자료원이 보유한 필름 목록 중 선정위원 각각이 100편씩 뽑아 취합했지만, 올해는 10편씩 고른 명단을 바탕으로 100선을 정리한 것도 차이다.
여성 감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2014년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1995) 1편만 100선에 올랐지만, 올해 새 100선엔 최초 여성감독 박남옥 감독의 ‘미망인’(1955), 용산 참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김일란‧홍지유, 2011)을 포함해 ‘와이키키 브라더스’(임순례, 2001), ‘고양이를 부탁해’(정재은, 2001), ‘도희야’(정주리, 2013), ‘비밀은 없다’(이경미, 2015), ‘우리들’(윤가은, 2016), ‘벌새’(김보라, 2018) 등 9편으로 늘었다.
2010년 이후 차세대 여성 감독이 국내외 영화제에서 조명되고, 한국영화사적 의미가 큰 여성 영화가 꾸준히 재조명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선정 작업을 총괄한 영상자료원 학예연구팀 정종화 팀장은 기관 웹진 인터뷰를 통해 “2014년 리스트가 한국 고전영화의 보존 가치를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작업이었다면 올해는 더욱 대중친화적인 콘텐트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면서 2014년 대비 선정위원을 4배 늘렸다고 밝혔다. 2014년엔 영상자료원이 보유한 필름 목록 중 선정위원 각각이 100편씩 뽑아 취합했지만, 올해는 10편씩 고른 명단을 바탕으로 100선을 정리한 것도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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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00선 결과는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KMDb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보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을 따로 취합한 100선 목록도 차이가 크다. 영상자료원은 특집도서 『한국영화 100선』을 6월 중 발간할 예정이다. 특집도서에는 한국영화 100선 선정작 리뷰 및 해석, 그 외 한국영화사가 주목해야 할 작품들, 보존 가치가 있는 TV‧OTT 시리즈 등도 수록된다.
정종화 팀장은 “한국영화 100선을 통해 한국영화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국민적 인식이 확대됐으면 한다. 현재도 일부 작품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돼있지만, 해당 영화가 담긴 필름이라는 물질 자체만이 인정받는 형국”이라면서 “영상자료원의 다음 목표는 한국영화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는 것”이라고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한국영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목표"
한국영화 100선 결과는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KMDb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보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을 따로 취합한 100선 목록도 차이가 크다. 영상자료원은 특집도서 『한국영화 100선』을 6월 중 발간할 예정이다. 특집도서에는 한국영화 100선 선정작 리뷰 및 해석, 그 외 한국영화사가 주목해야 할 작품들, 보존 가치가 있는 TV‧OTT 시리즈 등도 수록된다.
정종화 팀장은 “한국영화 100선을 통해 한국영화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국민적 인식이 확대됐으면 한다. 현재도 일부 작품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돼있지만, 해당 영화가 담긴 필름이라는 물질 자체만이 인정받는 형국”이라면서 “영상자료원의 다음 목표는 한국영화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는 것”이라고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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