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울리기도 전에, 피싱인지 안다…버핏이 콕 찍은 누뱅크의 AI [트랜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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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적극적인 도입과 혁신
2013년 5월에 등장한 누뱅크는 10년이 지난 지금,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출시 4년 만에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뒤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디지털 뱅킹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4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 중 22위를 차지했습니다.
누뱅크는 개인 고객에게 신용카드·일반 뱅킹 서비스·생명 보험과 스마트폰 보험·개인 대출 및 투자 상품을 제공하는데,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디지털 뱅크의 특성을 살려 모바일 앱에서 모든 상품 구매·계좌 및 신용 관리가 가능합니다.
누뱅크는 은행 계좌가 없고 금융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금융 서비스 비용을 낮추고 접근성은 높였습니다. 그러나 누뱅크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금융 개념을 어려워하고 금융 관련 의사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금융 플랫폼 변화를 이끌 차세대 원동력으로 AI를 선택해 사용자 편의성을 더욱 높이려는 이유입니다.
다비드 벨레스 누뱅크 최고경영자(CEO)는 “누뱅크를 ‘테크 회사’로 정의하고,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AI가 고객과의 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마트폰이 금융을 모든 사람의 주머니로 가져왔다면, AI는 금융 자체를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객뿐만 아니라 은행의 혁신도 AI를 통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위해 누뱅크는 AI 기반 금융 기업인 올리비아(Olivia)와 소프트웨어 컨설팅 회사 코그니텍트(Cognitect)를 인수하며 AI 활용 기능과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누뱅크의 AI 전략 중 눈에 띄는 부분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AI 시스템을 구축한 점입니다. 오픈 AI에서 제공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챗GPT 등을 기본 인프라로 사용하지만, 고객 데이터와 카드 내역 등 주요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AI 인프라와 핵심 소프트웨어는 누뱅크가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뱅크는 개인용 컴퓨팅·인터넷·휴대폰·클라우드 컴퓨팅이 촉발한 혁명과 같이 AI가 차세대 기술의 비약적인 도약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누뱅크의 AI 투자는 단순히 기술 발전에 발맞추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강점을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상품과 기능의 끊임없는 시도
누뱅크는 새로운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평균적으로 3분마다 한 번씩 휴대폰 도난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때 금융 정보 안전성 우려가 생깁니다. 누뱅크는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에서만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또한, 실물 카드 사용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도난당한 카드를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했습니다.
고객에게 걸려온 전화가 사기나 스팸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전화가 울리기 전에 사전 차단할 수 있는 기능도 개발했습니다. 사기·피싱 대부분이 전화에서 시작된다는 점에 착안해 도입한 기능이죠. 누뱅크의 보안 관리 기능은 누뱅크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누뱅크는 2023년 개인과 기업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용 카드도 선보였습니다. 이름과 카드 번호를 점자로 인쇄해 다양한 고객을 포용하고자 했습니다. 작년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로열티 프로그램도 도입했습니다. 고객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때마다 보상을 제공했습니다. 다른 브랜드나 기업이 참여할수록 누뱅크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고객 참여도 증가했습니다.
누뱅크는 현재 브라질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구축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글로벌 송금 및 결제망 회사인 와이즈(Wise)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고객은 해외에서도 자금을 쉽게 환전할 수 있으며, 200개 이상의 국가에서 국제 직불카드를 사용해 현지 통화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누뱅크는 고객 서비스 고도화와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여러 국가에 개발 조직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각국에 위치한 엔지니어링 센터는 누뱅크의 모바일 앱 개발을 고도화하고, 최신 디지털 트렌드를 수집하며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처럼 누뱅크는 단순히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 IT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삶을 개선하고 개인화를 강화하는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퍼스트, AI 퍼스트 전략을 기반으로 하는 누뱅크의 글로벌 네오뱅크로서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윤준탁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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