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퍼.1st] 콩파니가 왜? 마레스카가 누군데?…아르테타가 보여줬잖아! 빅클럽행 지름길 된 '팀 과르디올라 출신' 이력

조효종 기자 2024. 5. 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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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상 콩파니 바이에른뮌헨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유럽 빅클럽 감독직으로 가는 길 중 하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다.


30일(한국시간) 뱅상 콩파니 감독이 바이에른뮌헨에 부임했다. 의외의 선택이었다. 바이에른이 여러 감독에게 퇴짜를 맞은 상태였다고 해도 콩파니 감독은 후보에 오른 것부터 많은 이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인물이었다.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 대형 구단을 이끌기엔 경험과 성과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2020년 본격적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해 친정팀 안더를레흐트를 지도한 것과 번리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정상에 올려놓았다가 한 시즌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강등된 것이 실적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올여름 가장 이상한 결정'이라 칭하며 바이에른이 콩파니 감독 선임을 밀어붙인 배경을 전했다. 여러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세계 최고 감독으로 꼽히는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접점이었다. 콩파니 감독은 선수 시절 막바지 맨체스터시티에서 3년간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스스로도 인정했듯 이때 경험은 지도자 생활의 밑거름이 됐다. 상대 팀과 전력 차가 컸던 PL에선 힘을 쓰지 못했지만, 챔피언십 시절 콩파니 감독의 번리는 주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과르디올라 감독을 연상시키는 전술을 구사했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콩파니 감독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작년 번리가 아직 챔피언십에 있을 때 제자와 FA컵 맞대결을 펼친 뒤 "인상 깊었다"며 "언젠가 맨시티 감독이 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번 선임을 앞두고 바이에른 운영진이 콩파니 감독에 대한 의견을 구했을 때도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뱅상 콩파니. 게티이미지코리아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올여름 또 하나의 획기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이는 엔초 마레스카 감독의 첼시행도 궤를 같이하는 선임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1년 만에 결별하기로 한 첼시는 새 감독으로 마레스카 레스터시티 감독을 낙점했다. 이미 5년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마레스카 감독 역시 아직  증명한 것이 충분하지 않은 지도자로 분류된다. 콩파니 감독보다 6살 많지만 감독 경험은 더 적다. 2021년 이탈리아 세리에B 파르마에서 감독으로 데뷔했다가 개막한 지 3달 만에 물러났고, 지난 시즌 레스터에 부임해 처음으로 온전히 한 시즌을 치렀다. 1부 리그 감독 경험은 아예 없다.


그렇지만 마레스카 감독도 '팀 과르디올라 출신'이라는 인증 마크가 있다. 2020-2021시즌 맨시티 23세 이하 팀 감독으로 일하며 과르디올라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파르마 감독 도전이 일찍 마무리된 후 다시 과르디올라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2022-2023시즌 1군 코치로 재합류해 과르디올라 감독 곁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점유와 위치 선정을 강조하는 마레스카 감독의 축구 철학도 과르디올라 감독과 맞닿아있다. 토트넘홋스퍼 출신 레스터 미드필더 해리 윙크스는 마레스카 감독의 전술적 능력을 높이 사며 "과르디올라 감독식 스타일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감독으로 별다른 커리어가 없었음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곧장 큰 구단을 맡은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수석코치였던 고(故) 티토 빌라노바 감독이다. 빌라노바 감독은 바르셀로나 수석코치를 맡다가 과르디올라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다만 빌라노바 감독 사례는 최근 경향과 조금 다르다. 빌라노바 감독은 선수로 지도자로 이미 '바르셀로나 DNA'가 충분했던 인물이었다. 연속성을 이어간다는 측면에 큰 성공을 거뒀던 시대의 수석코치가 감독으로 승격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기도 하다.


엔초 마레스카 레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왼쪽),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의 성공이 최근 흐름에 불을 붙였다고 볼 수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아스널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평소 친분이 있던 과르디올라 감독의 코치진에 합류해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 두 시즌 반 동안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 방식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뒤 친정팀 아스널에 부임했고, 차근차근 팀에 자신의 색을 입혀 아스널을 맨시티와 경쟁하는 우승권 구단으로 끌어 올렸다.


아르테타 감독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맨시티 코치직을 눈여겨보는 이들도 늘어났다. 라이벌팀 맨유 레전드이자 이미 감독 경험이 몇 번 있는 웨인 루니 감독마저 버밍엄시티에서 실패를 겪은 뒤 코치 제안도 들어볼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받자 "과르디올라 감독의 코치라면 갈 것이다. 아르테타 감독이 아스널에서 하고 있는 것들을 봐라. 그중 대부분이 과르디올라 감독에게서 배운 거라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유럽 대회 3관왕에 이어 PL 4연패라는 업적을 달성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영향력이 아르테타 감독의 성공이라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거쳐 유럽 최고 구단들의 감독 인사에까지 명백히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 스포츠'는 첼시가 마레스카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소개하며 "아르테타 감독도 아스널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PL 구단 감독 경험은 전혀 없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의 스태프로 일한 경력이 있었다. '펩 효과'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활동했다면 감독직을 시작할 때 유리함을 갖는다"고 '팀 과르디올라' 이력이 갖는 무게감을 설명했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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