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민희진, 하이브에 화해 제안 "뉴진스 쉬면 서로 손해"
[오수미 기자]
▲ 민희진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저의 1순위는 어도어와 뉴진스다. 그게 하이브에게도 큰 이익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민희진 어도어 주식회사(아래 어도어)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에서 열고 이같이 말했다. 어도어 이사진 구성이 민 대표에게 불리하게 바뀐 상황에서, 하이브에게 화해를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늘(31일) 오전 하이브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어도어의 기존 사내이사 2인을 해임하고 하이브 측이 추천한 김주영, 이재상, 이경준 등 3인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하이브는 어도어의 지분 80%를 보유한 대주주다.
당초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에 대한 해임안도 상정했으나 전날 재판 결과 덕분에 민 대표는 이사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30일 "하이브가 주장하는 민희진 대표 해임 사유 또는 사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민 대표에 대한 해임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다만 기존 어도어의 사내이사였던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가 해임되면서, 어도어 이사회는 1대 3 구도로 재편됐다. 사실상 향후 어도어에서 민희진 대표는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민 대표는 "지난 기자회견 이후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을 겪었지만 감사한 분들이 많다. 오해할 수 있고 복잡한 상황에도 냉정한 시각에서 봐주시려고 노력한 분들,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법무법인 세종 이수균 변호사는 어도어 신임 이사들의 결정으로 인해 민희진 대표가 해임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이 변호사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 취지가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사유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 취지를 존중해 달라는 입장"이라면서도 "법적으로 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여전히 불안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 민희진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한편 법원의 결정문에서 민 대표의 행위에 대해 '배신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민희진 대표는 "웃는 낯으로 상사의 비위를 맞추면서, 실적을 못 내면 주식회사에서 배신자로 봐야 하지 않나. 회사에 이익을 줬는지, 손해를 냈는지가 배신의 척도가 되어야 한다. (뉴진스는) 탑보이밴드들이 5년, 7년 만에 내는 수익을 걸그룹으로서 2년 만에 냈다.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지 의아하다"고 일갈했다.
또한 이날 동석한 이숙미 변호사는 이에 부연하며 "언론을 통해 보도된 카톡, 메모는 하이브에서 자회사에 대한 조사보고요구권이라는 걸 행사한 것이다. 모회사가 독립된 법인의 자회사에게 이를 요구하려면 감사 업무를 위해 필요한 사항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을 통해 그 감사 이유가 없었다는 게 인정되었기 때문에 유출된 카톡은 모두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볼 수 있다. 향후 (보도에도) 사용하지 않도록 당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민희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의 목적을 하이브에게 화해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민 대표는 "제 개인 이득을 생각한다면 다른 선택을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는 뉴진스와 함께하기로 한 계획을 지속하고 싶다. 그건 누구에게도 손해가 아니다"라며 "(어도어) 조직 개편을 하고 뉴진스가 쉬게 되면 누구에게 좋은 일인가. 그걸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자고 (하이브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감정적인 상처는 서로 많이 받았으니,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는 게 저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어도어 이사진 구성 변경으로 인해 향후 뉴진스의 활동에 대한 민 대표의 계획은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민 대표는 신임 이사진에 대해 "뉴진스에 대한 비전이 있으신 분들이면 저와 협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어도어에 이득이고 뉴진스에 대한 이득인 방향이다"라며 "저는 어도어의 대표이사인 게 가장 1순위이고 그러라고 독립 법인으로 (하이브가) 만들어주지 않았나. 제 경영권을 지켜주겠다는 하이브의 약속이 있었고 저는 실적으로 보답했다. 그게 하이브에게도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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