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부정적에서 압도적 긍정적까지. 약속을 지킨 게임들
'위쳐' 시리즈로 유명한 CDPR를 다시 한번 도약시킬 기대작으로 주목받았다가, 최악의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던 사이버펑크2077이 출시 4년만에 스팀 최근 평가 점수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기록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팀 최근 평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최근 30일간 리뷰어들이 남긴 추천의 비율이 95%, 추천 수 500개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사이버펑크2077의 디렉터 파월 사스코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것이 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어떻게든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이것을 정말 보게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두 번재 기회를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현재는 ‘압도적인 긍정적’은 아니지만, 최근 평가 및 모든 평가 모두 ‘매우 긍정적’ 평가를 기록하면서, 대체로 부정적으로 출발했던 과거를 잊고, 성공적인 게임으로 부활했다.
‘사이버펑크2077’은 출시 당시 플레이를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버그가 이어지고, 약속했던 콘텐츠들이 대부분 미구현되어 있어,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평가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한 개선 작업을 통해 심각한 버그들을 해결해나가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시작했다.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선보인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세계관의 매력을 알린 덕분에 ‘사이버펑크2077’ 부활이 가속화됐다. CDPR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형 업데이트를 선보여 분위기를 반전시켰으며, 그 뒤 선보인 확장팩 ‘팬텀리버티’까지 호평을 이끌어내면서, 완벽히 부활했다.
CDPR의 발표에 따르면 ‘사이버펑크2077’의 개발 인력이 모두 '오리진' 등 차기작들로 재배치되면서, ‘사이버펑크2077’의 개발은 완전히 종료된 상태다. 예상보다 기간이 길어지긴 했지만, 이용자들과의 약속을 지킨 완벽한 마무리다.
이용자들과의 약속을 지킨 ‘사이버펑크2077’을 보면 자연스럽게 이 게임도 떠오른다. 킥스타터 먹튀 사건의 대명사였다가 극적으로 부활한 헬로게임즈의 ‘노맨즈스카이’다.
출시 전에는 맵의 크기가 은하를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어머어마하게 거대했고, 그속에서 탐험할 수 있는 항성계의 수도 이론상 조 단위를 넘어 경 단위 수준으로 올라갈 정도로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게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정식 출시된 ‘노맨즈스카이’는 약속했던 콘텐츠가 대부분 구현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콘텐츠 부족으로 어느 행성을 방문해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지는 지루한 게임인 것이 드러났다. 이에 큰 실망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과대광고로 소송을 걸기도 했으며, ‘노맨즈스카이’ 개발진들이 출시 전날 골든 디스크를 들고 찍은 사진은 개발진을 조롱하는 인터넷 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헬로게임즈는 ‘노맨즈스카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2017년부터 대규모 업데이트를 매년 진행했으며, 특히, 약속했던 멀티플레이를 추가한 'NEXT'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게임에 큰 변화가 찾아왔고, 이용자들이 사실상 다른 게임이 됐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다. 헬로게임즈 개발진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용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줬던 우주 여행의 재미에 집중해서 게임을 개선시켜 나갔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헬로게임즈의 노력에 감사하기 위해 광고판을 설치했으며, 남은 기부금으로 어린이 병원에 게임기를 기부하는 등 훈훈한 미담도 만들었다.
헬로게임즈는 신작 개발이 늦춰지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꾸준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덕분에 현재 ‘노맨즈스카이’의 스팀 평가는 ‘매우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특히, 많은 기대를 모았던 베데스다의 우주 게임 ‘스타필드’가 기대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자, ‘노맨즈스카이’가 기대했던 우주대작에 더 어울리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요즘은 패키지 게임들도 출시 후 대규모 DLC 판매 등을 통해 콘텐츠를 계속 추가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 시상식에서도 서비스에 대한 항목이 추가되고 있다. ‘노맨즈스카이’는 2020년 게임어워드에서 우수 게임 서비스상을 수상했으며, ‘사이버펑크2077’ 역시 2023년에 같은 상을 수상했다.
‘포스포콘’이나 ‘반지의 제왕 골룸’처럼 출시하고 개발사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은 상황에서, 끝까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이 두 게임의 반전스토리는 정말 감동적이지만, 이왕이면 똥겜에서 갓게임으로 변신하는 것보다는, 갓겜이 더 갓겜이 되는 사례를 더 많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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