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오피스텔 모녀 살해 피의자, 도주 13시간 만에 붙잡혀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우발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박모(64)씨를 31일 오전 7시 45분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인근 길거리에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30일 오후 6시 54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50대 여성 A씨와 그의 딸 B씨(30대)에게 흉기를 휘둘러 이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이 발생한 건물의 6층 한 호실은 A씨가 사무실로 이용하던 곳으로 파악됐다. 인근 상인 등에 따르면 박씨와 A씨는 과거 연인 사이로 A씨는 사건 당일 오후 6시쯤 이 건물 인근에서 딸과 함께 박씨를 만나 6시 10분쯤 함께 사무실로 올라갔다고 한다. 이후 박씨가 흉기를 휘두르면서 A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딸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박씨는 범행 직후 달아났다. 그는 휴대전화를 끈 채 택시를 여러 차례 갈아타거나 도보를 이용하며 도주했다.
경찰은 피해자 측 가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박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행적을 추적한 끝에 사건 발생 13시간여 만에 박씨를 붙잡았다. 그의 신분도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전환했다.
경찰은 이번 범행이 교제살인일 가능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구체적인 동선이나 범행 동기, 정확한 관계 등은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박씨는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거 3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11시쯤 강남구 개포동 수서경찰서로 압송된 그는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냐’고 묻자 “네”라고 답변했고, ‘흉기를 미리 준비했나’라는 질문에는 “아니다. 거기(사건현장)에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박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를 마치는대로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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