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토피아]배터리 투자 멈출 때 아니다

강희종 2024. 5. 3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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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배터리 스타트업인 베르코어(Verkor)는 이달 금융권으로부터 13억 유로(약 2조원)를 지원받았다.

이 자금은 베르코어가 프랑스 북부 됭케르크에 지을 배터리 공장 건설에 투입된다.

이 공장을 짓기 위해 투입되는 돈은 30억유로(약 4조4000억원)로 불어나게 됐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베르코어가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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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배터리 스타트업인 베르코어(Verkor)는 이달 금융권으로부터 13억 유로(약 2조원)를 지원받았다. 이 자금은 베르코어가 프랑스 북부 됭케르크에 지을 배터리 공장 건설에 투입된다. 2025년 준공될 이 공장은 연간 16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전기차 2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 공장을 짓기 위해 투입되는 돈은 30억유로(약 4조4000억원)로 불어나게 됐다.

베르코어의 신규 자금 유치가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성장 둔화를 뜻하는 캐즘(Chasm)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급성장할 것만 같았던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포드 등 몇몇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에 대한 투자 계획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도 투자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베르코어가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에 프랑스 유력 상업은행 16곳, 공공 금융기관 3곳이 대출에 나섰다. 캐즘 논란에도 프랑스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신규 배터리 공장을 짓는 것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유럽은 아시아 국가, 특히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를 의존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CATL, BYD 등 중국 기업들은 캐즘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제약을 받는 미국 대신 유럽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CATL은 이미 알려진 6곳 이외에 스페인에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을, 모로코에 양극재 공장을 신규 건립할 계획이다.

CATL은 창업자이기도 한 쩡위친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해외 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쩡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2024년 국제 상황이 급변하겠지만 신에너지로의 추세는 국제적인 컨센서스(합의)이며 일시적인 불확실성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이들에게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전기차 시장이 정체기인지도 의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13.3%), GM(-20.5%), 폭스바겐(-12.2%) 등 3개 기업의 전기차 판매 실적이 1년 전에 비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기아(56.1%), 포드(86.1%), 리비안(57.8%), 메르세데스(66.9%), BMW(57.8%), 도요타(85.9%) 등 10대 기업 중 6곳의 성장률이 50%를 넘어섰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 전기차 시장이 15~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보였던 급성장세에 비해 작게 보일 뿐 결코 낮은 숫자가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4월 발간한 ‘글로벌 EV 아웃룩 2024’ 보고서에서 각국 정부가 발표한 목표가 달성된다면 2035년 판매되는 차량의 3분의 2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수년간 배터리 산업이 고속 성장하며 수많은 기업이 시장에 진출했다. 이중 상당수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자연 도태될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이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확고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1990년대 시장에 진입한 이후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섰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에서 그랬듯이 과감한 결단과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치고 나가길 기대해본다.

강희종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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