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으로 수사 혼선'…경복궁 낙서 배후 '이팀장' 구속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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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경복궁 담장에 낙서하라고 10대들에게 지시한 강모씨(30)가 검찰에 넘겨졌다.
강씨는 자신이 운영 중인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텔레그램 방에서 범행 공모자를 물색하고 낙서를 사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의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운영을 방조한 피의자 3명과 또 다른 범행 공모자 H군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자신이 운영 중인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광고하기 위해 임군에게 접촉한 뒤 500만원을 대가로 범행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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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수익 2억5000만원 추산
여수에서 연인과 도피 행각
형량 우려해 수갑 빼고 도피해
지난해 말 경복궁 담장에 낙서하라고 10대들에게 지시한 강모씨(30)가 검찰에 넘겨졌다. 강씨는 자신이 운영 중인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텔레그램 방에서 범행 공모자를 물색하고 낙서를 사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31일 강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강씨의 사주를 받고 경복궁 담장에 낙서한 임모군(17)과 김모양(17)을 비롯해 강씨의 불법 사이트 운영을 도운 D씨도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강씨의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운영을 방조한 피의자 3명과 또 다른 범행 공모자 H군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다.
강씨는 지난해 12월16일 텔레그램을 통해 임군에게 경복궁 담장과 국립고궁박물관, 서울경찰청 동문 담벼락 등에 '영화공짜 윌OO티비.com feat 누누'라는 30m 크기의 문구를 낙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자신이 운영 중인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광고하기 위해 임군에게 접촉한 뒤 500만원을 대가로 범행을 지시했다. 경찰은 강씨가 차량에 탑승한 채 임군을 감시하고 문화재 훼손 사진을 전송받는 등 구체적으로 범행을 지시한 정황도 파악했다. 강씨는 자신의 계정 이름을 '이팀장' '김실장' 등으로 바꿔가며 지시를 내렸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경복궁 담장 낙서에 앞서 같은 달 14일에도 미성년자 H군에게 숭례문과 광화문 세종대왕상에 낙서하도록 사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H군이 당시 현장에 경찰이 많이 포진돼 있다는 이유로 중도에 낙서를 포기하면서 범행은 실패로 돌아갔다.
강씨가 운영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도메인은 총 8개로,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이곳에서 영화 등 저작물 2368개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3개, 음란물 930개 등을 배포해 유통했다. 강씨는 결제 대행업자인 D씨 등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서버 운영비용을 지출하고 수익금을 가상자산으로 바꾸는 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공범들과는 일면식이 없던 사이로,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가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통해 얻은 범죄 수익은 2억5000만원으로 추산된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강씨는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허위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경찰에 제출했다. 지난 2월에는 공범 E씨를 통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강씨가 긴급 체포됐다는 허위 소문을 유포하기도 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5월에는 전남 여수시의 한 숙박업소로 이동해 연인과 도피 생활을 시작했다. 경찰은 지난 22일 여수에 숨어있던 강씨를 검거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8일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오후 1시50분께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요청한 뒤 수갑에서 팔 한쪽을 빼내 울타리를 넘어 달아났다. 경찰은 인력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섰고, 오후 3시40분께 인근 교회 건물의 2층 옷장에 숨어있던 강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수갑에서 오른쪽 팔도 빼낸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강씨가 높은 형량을 받을 것을 우려해 도주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강씨의 범죄 수익을 추적하는 한편 추가 공범이 있는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 문화유산은 한번 훼손되면 복원하기 어렵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에 문화유산 훼손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사이버 성폭력 범죄와 저작 재산권 침해 사범 척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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