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놀이터 삼킨 파도... 강원 바다에서 벌어지는 일
[진재중 기자]
곳곳이 할퀴고, 찢기고, 메말라 아픈 상처를 입고 있다. 언제 붕괴될지, 어떻게 사라질지도 모른다. 바다는 그저 내줄 뿐, 아무런 불평불만이 없다. 바다의 날(5월31일)에 바다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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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 앞바다 |
| ⓒ 진재중 |
1. 아픈 상처 남기는 연안침식
동해안, 곳곳이 상처를 입고 있다. 강원도 고성에서 삼척까지 연안침식은 지역을 바꿔가며 반복된다. 올들어 가장 많은 시련을 겪은 안인 염전해변.
안인 염전해변은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해안사구를 품고있는 해안이다. 해안사구로 보존가치가 높아 환경부는 2008년 12월 하시동·안인해안사구를 생태 보전지구로 지정했다.
그러나 안인화력발전소 건설 이후로 연안침식이 발생, 해안가 군사도로 및 군부대 초소는 바다에 잠겨 흔적조차 없다. 해안경계를 위해 주둔했던 군부대마저 철수하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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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시설물 콘크리트와 폐타이어를 이용, 군 시설물로 사용했던 흔적들(20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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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인해안사구 침식방지를 위해 돌제를 쌓고 모래를 보충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구조물이다(20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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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모래해변이 좋아서 하시동과 안인 마을 주민들의 휴식 공간이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백사장은 불과 4년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사라졌다. 아래 사진에서 2020년 11월과 2024년 5월을 비교해 보면 공사전후의 해안선 변화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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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전해변 해안사구와 함께 남항진 해변까지 연안침식이 없이 평형을 유지한 해수욕장(20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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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시설물로 얼룩진 해변 잠제, 돌제, 이안제 등 인공구조물이 흉물스럽게 설치되어 있다(20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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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맹방해변 역시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 이후 연안침식이 발생, 흉물스러운 인공시설물들로 가득 메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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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척블루파워 동해안 마지막 화력발전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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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구조물 해안침식을 막기위해 설치된 시설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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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방은 한때, 하얀모래와 긴 백사장이 있어 동해안의 명사십리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과 지역민들이 찾았던 해변이었다. 바닷모래에 터를 잡고 살던 조개와 가자미 등 바다생물이 많아 마을주민들은 맨손으로 조개를 건지고 고기를 잡았던 풍요로운 어장이었다. 이 해변 역시 2020년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해안선의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지역 주민 김무개씨(78)는 "여름에 바다에 나가 발가락으로 조개를 건져 올릴 정도 풍성한 해변이었습니다. 그러나 발전소 건설로 바다에 뻘이 형성되어 조개는 사라져 버렸고 구경조차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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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방해변 평형을 유지하며 백사장이 잘 보존된 해수욕장이었다(2020/5/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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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해안시설물과 해안 화력발전소 건설로 각종 구조물들이 늘어서 있다(20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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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가 줄어들고 있다. 해조류에는 많은 바다생물들이 기대어 산다. 해조류가 사라지는 것은 곧 바다생물이 삶터를 잃는 것이고 이는 곧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이다.
해조류는 다양한 생태계를 만들며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흔하던 톳, 모자반, 지누아리 등은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동해안에서 다시마가 보이지 않은 것은 오래전 얘기다. 다시마 한종에서만 자생해 살아가는 생물은 전복, 성게, 우렁쉥이 등 20여 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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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숲 육지의 산림과 같이 여러 바다생물을 보호하고 안식처가 되어주는 해양생명 자원의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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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까지 동해안 앞바다에 자생했던 토종 다시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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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물질해온 한 해녀 할머니(82)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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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역손질하는 해녀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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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조류가 사라라진 곳에 길을 잃은 물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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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바다수온이 낮아 미역마저 전년에 비해 한달 이상 늦게 자랐다. 이상기후는 바닷속까지 위협을 준다. 어민들은 이리 저리 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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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역수확 이상 바다기후로 올해는 예년에 비해 1달이상 늦게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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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온도 상승과 함께 각종 바다 시설공사는 해조류가 사라지게 하는 요인이다. 공사로 인해 바닷물이 탁해지고 각종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포자생성을 막는다. 이것은 바닷속이 하얗게 변하는 바다 사막화로 이어진다. 바다 사막화는 해양 생태계와 경제, 환경에 걸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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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초 외옹치 해변 해상공사로 부유물이 하얗게 떠다닌다(2024/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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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갯녹음 현상 연안 암반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석호조류가 암반을 뒤덮어 바다 전반을 황폐하게 만드는 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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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다경관을 해치는 인공구조물
바닷가 인근에는 건축물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선다. 큰 파도라도 몰아치면 곧 넘어질 것 같은 형상이다. 아래 사진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한 아파트다. 바다를 최대한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지어진 건물이 파도의 위엄에 노출돼 있다. 아파트 앞 정원과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는 침수된 적이 여러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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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고성군 해변가에 세워진 아파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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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방파제, 방사제, 돌제, 이안제 등 다양한 이름을 명명한 구조물이 바다경관을 해치고 바닷속마저 잠제(수중반파제)가 검게 드리우고 있다. 인공 구조물은 해안선의 자연스러운 침식 및 퇴적 과정을 방해하여 해안 지형 변화를 일으킨다. 구조물 주변에서 퇴적물의 이동이 차단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퇴적물이 쌓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침식이 가속화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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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척 맹방해변 삼척화력발전소 건설로 동해안 명사십리라 일컬었던 해변은 사라지고 연안침식을 막기위한 흉물스런 구조물로 뒤덮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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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파손 및 사구침식 안인.하시동 해안사구 앞에 도로가 파손되고 사구가 무너지고 있다(20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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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에 인공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다양한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평가와 계획, 지속 가능한 설계 및 관리, 지역 사회와의 협력 그리고 환경 보호를 위한 규제 준수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인공 구조물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해양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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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초해변 놀이기구 해변가에 속초아이 대관람차가 들어서 있다(2024/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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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인공 구조물이 영혼없이 떠 있는 곳도 있다. 고성군이 국비 등 1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반암항 '어촌뉴딜300사업이 당초 기대했던 효과는 커녕 준공 1년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 원형 모양의 낚시터는 사람의 흔적 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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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 반암항 낚시공원 100역을 투입한 해안시설물 1년째 방치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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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우리 인류에게 내어 주기만할 뿐 바라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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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긋해변 국민안심해안사업으로 침식지대를 꽃밭으로 조성한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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