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제 소환까지…묵직해지는 예능 콘텐츠들 [D:방송 뷰]
‘이념’을 두고 다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부터 청소년 도박 문제를 에피소드 안에 녹여낸 추리 예능까지. 예능적 재미에, 깊이 있는 메시지까지 담아낸 콘텐츠들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현재 공개 중인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3’은 무서운 저주가 떠도는 학교로 전학 간 추리반 학생들이 학교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 등 기존 멤버들이 그대로 함께 출연하며 더욱 탄탄해진 케미와 업그레이드된 추리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시즌1, 2를 연출한 정종연 PD가 CJ ENM을 떠나면서 임수정 PD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고, 이에 ‘전작들보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여전히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잘 키운 IP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5주 연속으로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전체 예능 1위를 차지하는 등 팬들의 관심이 수치로 입증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층 쫄깃해진 전개로 긴장감을 조성하며 완성도까지 합격점을 받았다는 것이 의미 있다. 이번 시즌에서 송화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멤버들은 양궁부 학생의 팔에 활을 겨눈 사건을 목격하며 그 전말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전작들과는 달리, 마치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은 물론, 사건을 파헤칠수록 더욱더 거대한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 서사까지 짜임새 있게 구성해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서사의 완성도를 통해 깊은 만족감을 선사하고, 청소년 불법 도박 문제를 에피소드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메시지도 전달했다. 앞선 시즌들에서도 입시 경쟁, 가스라이팅, 불법촬영 등 사회적 문제까지 아우르며 몰입도를 높였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청소년과 연관된 범죄로 현실감을 한층 강화한 것. 또한 학생들이 도박에 빠지게 되는 과정부터 ‘위험’ 경고까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본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앞서는 웨이브가 국내 최초 이념 서바이벌을 표방한 ‘더 커뮤니티: 사상검증구역’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협력, 또는 갈등하는 ‘심리 싸움’을 펼치며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내용으로, 서울대 로스쿨 출신 변호사부터 유튜버, 남성 잡지 모델, 여성 단체 활동 이력이 있는 작가까지. 다양한 이력을 가진 12명의 참가자들이 총 상금 2억원을 두고 경쟁했다.
정치, 젠더, 계급, 개방성으로 영역을 나눠 사상 점수를 부여받고, 이를 상대방에게 들키면 탈락을 하게 되는 전개 자체는 익숙한 서바이벌 방식에 약간의 변주를 가미한 것이다. 다만 ‘데이트 비용을 더 내는 남자가 섹시한 것은 자연스럽다’ 등 다소 민감하지만 누구나 생각해 볼 법한 주제를 놓고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예능 안에 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이 외에도 넷플릭스 ‘피지컬: 100’ 시리즈는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최고의 몸’을 찾는 대결을 펼치는 과정에서 ‘좋은 몸’에 대한 질문을 유도하는 등 나름의 메시지를 녹여내며 깊이감을 더하는 예능들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넷플릭스가 최근 30분 분량의 성을 소재로 한 ‘성+인물’, 상위 1% 슈퍼리치들의 일상을 담은 ‘슈퍼리치 이방인’ 등 30분 분량의 자극적인 전개로 이목을 끄는 시도도 하고 있지만, 오히려 분위기는 다소 무거워도 의미 있는 전개를 보여주는 예능들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물론 시즌을 거듭하며 깊이감을 더하는 일부 예능들의 경우, 대중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팬들의 깊은 몰입을 끌어내고, 이를 통해 관심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해진 요즘, 지금처럼 묵직한 예능 콘텐츠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다소 어려워 진입장벽이 있을 순 있지만, 지금처럼 콘텐츠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우선 팬들을 사로잡고 그 힘을 바탕으로 관심을 확대하는 전략은 좋다고 여겨진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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