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투구로 판단하지 않을 것"…대체자에서 정규직으로 신분상승, 꽃 감독 믿음에 보답한 KIA 영건 [창원 현장]
(엑스포츠뉴스 창원, 박정현 기자) "팀이 힘들 때 버텨줬던 투수다."
KIA 타이거즈 투수 황동하는 3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이날 6이닝 8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무4사구 2실점을 기록해 팀의 11-2 대승을 견인했다. 시즌 2승(2패)은 덤이다.
경기 초반부터 황동하의 강력한 투구가 이어졌다. 김형준과 박건우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제 공을 던지며 경기 중반까지 NC 타선을 막아냈다.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황동하는 개인 최다 이닝(6이닝) 투구는 물론, 최다 탈삼진(6탈삼진)과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로 완벽한 하루를 장식했다.
올해 황동하는 9경기 2승 2패 33⅔이닝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해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KIA는 지난달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와 이의리가 부상으로 빠져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황동하가 그 공백을 잘 채워주며 출혈을 최소화했다.
대체 선발로서 맹활약 한 황동하. 그러나 이의리가 부상에서 복귀해 지난 29일 창원 NC전에서 선발 등판했고, 크로우 자리를 메워줄 대체 외국인 투수 캠 알드레드도 영입돼 선발 로테이션의 빈자리가 채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KIA가 황동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많은 의문부호가 따랐다. 현재 KIA 선발진은 베테랑 양현종을 비롯해 제임스 네일-알드레드-이의리-윤영철까지 5명이다. 5선발로 시즌을 운영한다면, 대체 임무를 수행했던 황동하가 빠질 가능성이 컸다.
다만,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황동하의 좋은 투구가 이어지자 이범호 KIA 감독은 그에게 선발진 자리를 약속했다. 큰 변화가 없는 이상 계속해서 선발진을 지킬 전망이다. 사령탑은 경기 전 "황동하는 이전까지 잘 던져줬다. 오늘(30일) 결과를 두고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팀이 힘들 때 버텨줬던 투수다. 오늘 한 경기 못 던졌다고 해서 선발진에 넣고 빼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하는 100구 이상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라 빼기 쉽지 않다. 지금까지 잘 던져줬고, 충분히 잘해주고 있는데 선발 로테이션 도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이의리가) 100구 이상 올라올 때까지 동하를 계속 쓰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선발 자원이 많은 KIA. 현재 5+1 선발 체제를 생각하고 있다. 부상에서 막 돌아온 이의리와 임기영을 붙여서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의리는 투구수를 빌드업하는 과정이라 적은 이닝을 소화할 예정이지만, 임기영이 부족한 만큼 긴 이닝을 던져줄 수 있어 조화를 이룬다. 29일 창원 NC전이 그랬다. 이의리가 3이닝(3실점)을 던진 뒤 임기영이 2⅔이닝(무실점)을 책임져 팀의 6-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 감독은 "5+1 선발진이다. 동하가 로테이션을 잘 돌고 있어 깨고 싶지 않다. 자기 포지션에 맞게 정착하고 있는데 상황을 뒤집는 것은 무리다. (이)의리와 (임)기영이를 1+1으로 어떻게 형성할지 그것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이범호 감독의 얘기를 들었을까. 황동하는 이날 경기 맹활약하며 자신을 믿어준 사령탑의 기대에 보답했다. 경기 뒤 이 감독은 "황동하가 데뷔 후 첫 퀄리티스타트 투구를 해주면서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해줬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오늘 경기 포함 5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를 해 준 부분도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훈선수로 꼽힌 황동하는 취재진을 만나 "데뷔 첫 승을 할 때보다 마음을 더 편하게 했다. 아무래도 팀이 연승하고 있었기에 이를 끊으면 어떡하지 생각했다. 연승할 때 잘 던질 수 있어 기분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대체 선발로 시작한 황동하. 이제는 KIA 선발진의 정규직으로 시즌을 치를 전망이다. 목표를 올려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봐도 좋을 것 같다. 황동하는 "첫 등판 때는 (대체 선발이라) 조금 던지다 빠질 것으로 생각했다. 두 번째 등판부터는 후회 없이 하고 싶어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던져보자고 했다. 티는 안 내지만, 욕심이 많다. 속으로만 생각하고 던지겠다"라고 웃어 보였다.
끝으로 황동하는 "보완할 점은 많다. 타자의 카운트에서 그들이 원하는 공을 던져 홈런을 맞는다. (최)원준이 형과 (박)찬호 형이 '타자가 원하는 공이 보이면, 주지 마라'고 하는데 그걸 던지고 홈런을 맞아 후회한다. 그걸 가장 먼저 고쳐야 할 것 같다"라며 더 좋은 투구를 하리라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KIA 타이거즈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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