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경숙 "교육도 검찰식 통치... AI교과서 재고해야"
[교육언론창 윤두현]
▲ 강경숙 의원. |
ⓒ 교육언론창 |
교육언론[창]은 지난 28일 채 해병 특검법의 부결로 어수선한 국회의사당 내 사랑재 앞에서 1시간가량 인터뷰를 가졌다. 특검법 부결 직후 만난 강 의원은 부결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는데, 뭔가 숨기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 아니겠느냐"며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특검법을 통과시켜 채 해병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다.
"채 해병, 학교 제자이자 고향 후배... 남일 같지 않아"
강 의원은 채 해병이 자신이 재직하던 원광대의 제자이며, 고향(남원) 후배이기도 한 사연을 언급하며 "정말 남의 일 같지 않다"고 했다.
22대 국회 개원 앞둔 각오를 묻자 "억강부약이 나의 정신"이라며 "우리 사회 격차를 해소하고, 사회 이동성 지수를 높이는 것이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원 이후 자신의 1호 법안으로 '정서 행동 위기학생 지원법' 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교 내에 문제행동 학생에게 긍정적 행동지원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재하기 때문에 이들 학생에 대해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없다"며 "이들 전문가가 학교에 상주하고, 교사과 함께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시기와 디지털기기 확산을 위기학생 증가의 원인으로 진단한 강 의원은 현재 교육부가 도입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나친 디지털기기 사용은 사고력과 집중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그 같은 역기능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권보호를 위해서라도 경쟁시스템 교육 개혁 해야
교권 보호에 대해서는 "(교육 4법 개정 등) 법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 같다"며 "무한 경쟁교육 시스템에서 학부모들이 내 아이의 좋은 대학 보내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전근대적인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교육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수교육에 대해서도 특수학급 부족, 기간제 교사 과잉 등을 지적하며 "다양한 장애 학생들에게 개별 맞춤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 확보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 세대를 위해, 교육선진국을 지향하며 교사와 학부모가 힘과 지혜를 합치고 교육의 새 틀을 만들 시기"라며 "교사는 학부모의 의견을 경청하고, 학부모는 교사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풍토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강경숙 의원. |
ⓒ 교육언론창 |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왜 특검을 거부했나요. 뭔가 숨기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채 해병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재직했던 원광대학교에 다니던 제자였으며, 또 고향(남원) 후배입니다. 그래서 정말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21대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되고 22대 국회는 국민의 민생을 살피는 정책으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거부권 때문에 윤석열 정부와 싸움으로 국회를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드시 조속하게 특검법을 통과시켜 채 해병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밝혀내도록 하겠습니다."
-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의 돌풍을 예상하셨나요?
"소수정당에서 국회의원 1석을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는 다 잘 아실 겁니다. 조국혁신당의 돌풍,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 13일, 조국혁신당이 신당 창당 선언을 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조국혁신당이 내세운 '3년은 너무 길다!'에 크게 공감해 주셨습니다. 특별히 전북의 한 할머니는 제 손을 잡으며 '배신허지 마! 팍팍 밀어줄텡께'라고 말했는데, 이 말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무엇보다 정권 심판에 대한 뿔난 민심이 고스란히 표로 드러났다고 보여집니다."
"3년이 너무 길다에 국민 공감 커... 뿔난 민심이 표로 드러나"
- 국회 개원을 앞두고 각오가 있다면?
"제가 정년 보장된 교수를 그만두고 정계 진출한 것은 꼭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은 우리 사회의 격차를 해소하고, 사회 이동성 지수를 높이는 것입니다.
개천에서 용나는 세상은 끝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 다문화가정의 아이, 장애를 가지 아이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아이들도 골고루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희망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약자 돌봄, 약자를 위한다'는 것이 저의 정신입니다. 앞으로 이런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열심히 찾아 다니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진심으로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 1호 법안으로 제안한 '정서 행동 위기학생 지원법'은?
"학생들의 행동문제 전문가가 학교 안에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학교에서 위기학생의 지도를 위한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습니다.
위기학생의 문제 행동은 모두 맥락이 있습니다. 학생들의 삶과 주변을 살펴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분석하고, 긍정적 행동지원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학교 내에 상주해야 합니다.
그리고, 법 제정으로 교육당국이 위기학생의 현황을 파악하고, 사회성 훈련과 관계성 훈련 등 종합적인 처방을 내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는 학생지원법일 뿐만 아니라, 이들 학생으로 인해 소진, 탈진되는 교사들의 지원법이기도 합니다. 법안 기초를 마련해 둔 상태입니다. 6월 안으로 토론회를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듬어나갈 계획입니다."
- 위기학생이 늘어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코로나 이후 관계성 부족으로 우울형 외톨이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늘었습니다. 또 독서가 부족하고 디지털기기 활용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중력, 사고력이 떨어지는 주의력결립 과잉행동장애(ADHA) 증상을 가진 학생들도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 도입도 재고가 필요합니다. 빌게이츠도 자녀들이 지나친 컴퓨터 사용을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핀란드에서는 학교 내 디지털기기 사용을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기기를 통해 영상을 오래 보면 논리적 사고력이나 집중력이 저하된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에 의해 증명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역기능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신중해야 할 문제입니다."
"디지털기기 역기능... 디지털교과서 도입 재고해야"
- 교육 4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바뀐 것이 없다고 합니다. 대책은?
"아무리 좋은 법안이라고 하더라도 현장에 안착하지 못한다면 분명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것입니다. 교사의 교실 내 교육활동 중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권한 확대와 교권 침해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예방 대책 마련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하지만 법만으로 해결될 수 없습니다. 줄세우기식 경쟁교육에서 탈피하는 교육개혁이 필요합니다. 문제 하나 틀리면, 대학이 달라지는 무한 경쟁교육 시스템에서 학부모는 자녀의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고, 내 아이만을 위하는 그런 태도와 문화가 교권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검찰개혁보다 교육개혁이 더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검찰개혁을 포기할 수 없듯이 교육개혁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 특수교육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신 계기는?
"제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장애 가족,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과 공감을 나누면서 그들의 아픔에 민감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 것이 특수교육 분야로 들어오게 된 가장 큰 이유와 계기입니다."
- 얼마 전 논란이 된 '주호민씨 아들 특수교사' 1심 판결에 대한 입장은?
"불법 녹음이 증거로 인정돼 아쉬움이 큽니다. 이런 흐름 때문에 학교 내 불법 녹음이 늘어나고, 공교육이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자연스레 교육활동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되는 학교 분위기는 학교 현장을 더 삭막하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특수교육이 나아가야 할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수교사와 특수교육 대상자인 학생 모두를 궁지로 몰아넣는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갈등이 일어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특수학급 수 부족, 기간제 교사 과잉... 근본적 해결돼야
-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입니까?
"일반 학교도 마찬가지겠지만, 특수학교는 더욱 다양한 아이들이 교육받고 있습니다. 신체적 장애, 언어적 장애 등 장애 형태와 증상 유형 그리고 심각성 등이 완전히 다릅니다. 때문에 그런 학생들을 위해 개별적인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특수학급 수 부족으로 법정 정원을 지키지 못하는 과밀학급이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 공간 부족으로 인해 음악실 등을 특수학급으로 함께 활용하는 '반쪽 학급'도 적지 않은 실정입니다.
▲ 강경숙 의원. |
ⓒ 교육언론창 |
"과거에 교사는 학교 교육의 중심 역할을 했습니다. 학부모 또한 교사의 권위를 상대적으로 높게 존중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사의 의견이 큰 영향력을 미쳤고, 학부모는 교육의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교사의 지도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교사와 학생 관계에서도 교사의 지시와 가르침이 권위적이며 엄격한 면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교육 체계, 사회적 가치, 기술의 발전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아 학부모의 교육에 관한 관심과 참여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학부모가 교육방식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 되었습니다. 학생에 있어서도 교육 패러다임이 학생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도 수평적이고 대화 중심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바뀐 시대 상황과 교육환경에 걸맞은 교사와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봐야 합니다. 교사들의 전문적 리더십도 함께 구축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 총선 이후 잇따라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고 있는데?
"원인은 대통령이 무오류주의 검찰 출신이고, 우리 사회도 검찰통치로 가능하다고 보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우리 아이들의 교육은 없고 교육도 검찰식 통치로 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채 해병 사건처럼 학생인권조례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은 사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육의 후퇴이면서, 민주주의의 후퇴입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때에도 조국 대표가 농성 중이었던 조희연 교육감을 가장 먼저 찾아가도록 말씀드렸습니다. 앞으로도 학생인권이 후퇴되는 일이 없도록 학생인권법 제정 등 법적 제도적 조치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교사-학부모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풍토됐으면..."
- 끝으로 교사와 학부모 등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현재 상황은 미래 세대를 위해, 교육선진국을 지향하며 교사와 학부모가 힘과 지혜를 합치고 교육의 새로운 틀과 내용을 만들 시기입니다. 조국혁신당은 '제7공화국 사회권 선진국'을 모색하고 있으며, 여기에 교육분야는 핵심입니다. 교사와 학부모의 크고 긴 안목의 연대가 꼭 필요합니다.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입니다. 교사는 학부모의 의견을 경청하고, 학부모는 교사의 전문성과 학교의 교육 철학을 존중하는 풍토가 자리 잡기를 소망하고 저 또한 노력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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