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쇼크 만회, 지금"…항암제 개발사 총출동 [백브리핑]
HLB, 美 FDA 승인 불발 이후 35% 추락
증권가에서 유한양행·오스코텍 등 주목
[한국경제TV 김대연 기자]
<앵커>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 나왔습니다.
오늘(31일)부터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열리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핵심 파이프라인 연구 결과가 공개되는데요.
김 기자, 이번 ASCO에서 투자자들이 어떤 기업들을 눈여겨보면 좋을까요?
<기자> 증권가에서는 유한양행과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앱클론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합니다.
우선 ASCO부터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면요. ASCO에서는 신약 후보 물질의 후기 임상시험 결과나 상업화를 코앞에 둔 약물이 공개되는데요. 매년 4만 명이 넘는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최신 연구와 산업 동향을 공유하는 학회입니다. 올해는 오늘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닷새 동안 열리고요.
이번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들과 주요 발표 내용도 정리해봤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유한양행이 기대주로 꼽히는데요. 유한양행은 얀센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얀센의 모회사인 존슨앤드존슨이 5건의 연구 결과를 대신 발표할 예정인데요. 폐암 신약인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요법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입니다. 리가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도 각각 중국 파트너사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위암과 고형암에 대한 임상 결과를 전할 계획입니다. 혈액암 분야에서는 앱클론의 임상 1상 추적 관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에 HLB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했는데요. HLB도 이번 ASCO에 참가한다고요? 어떤 내용이 발표되죠?
<기자> HLB는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임상 3상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미 일주일 전에 글로벌 3상 환자의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mOS)을 공개했는데요. 기존에 22.1개월로 집계됐는데, 최종적으로 23.8개월로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내용은 이번 ASCO에서 공개되는데요.
앞서 HLB는 2주 전에 FDA로부터 간암 신약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습니다. 중국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의 CMC(제조공정)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오늘 항서제약이 FDA로부터 추가로 CRL을 수령할 예정인데, HLB는 "내용을 확인하고 최대한 빨리 FDA와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했습니다. ASCO 개최 당일인 오늘은 HLB 그룹주를 포함한 바이오주가 강세인데요. FDA 승인 불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HLB그룹 상장사 9곳 모두 하한가로 마감한 바 있습니다. 지난 17일부터 전날까지 10거래일 동안 HLB 주가는 36% 빠졌습니다. 어제도 HLB 그룹주는 모두 내림세를 보였는데요. 올 초부터 지난 16일까지 89% 급등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개인 투자자들도 연초부터 455억 원을 사들였는데, 열흘 만에 402억 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HLB뿐만 아니라 최근에 큐라클과 부광약품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악재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ASCO가 투심을 살릴 수 있는 기회일까요? 증권가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는 개별 종목의 악재가 전체 바이오주 투심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HLB그룹주가 모두 하한가를 기록했을 때도 유한양행과 리가켐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다수 바이오주가 빨간 불을 켰는데요. 각자도생 체제가 펼쳐진 거죠. 실적을 증명할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올해 ASCO에서도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야 할 텐데요. 특히 유한양행이 공개할 연구 성과를 통해 오는 8월 FDA 심사 통과 여부까지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이투자증권은 "유한양행이 FDA 승인 후 수령할 마일스톤(기술료)과 로열티가 하반기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과 매크로 이슈 등으로 신약 개발사에 대한 관심이 긍정적이지 않지만, 장기적인 전망을 위해 ASCO를 통해 국내외 업체들의 개발 동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대연 기자 bigkite@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