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원 식사' 이어 고급호텔 '1인1실'... AI교과서 '호화 연수'
[교육언론창 윤근혁]
▲ 서울 A교육지원청이 'AI교과서'에 참여하는 교장 등에게 나눠준 연수 방문지 안내 자료. ©제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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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생활 중 1인1실 호텔 방 제공받는 것은 처음... 예산 낭비"
30일, 교육언론[창]은 서울 A교육지원청이 만든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 연수 추진 계획' 문서를 입수해 살펴봤다. 이 연수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 발의에 따라 AI교과서 관련 연수 등을 위해 마련한 교육부장관 특별교부금 예산 5333억 원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A교육지원청은 이 지역 초등학교 교장과 교감 148명을 대상으로 오는 6월 3일부터 4일까지, 오는 6월 20일부터 21일까지 각각 1박2일 연수를 진행한다. 연수를 위한 숙박 장소는 강릉과 속초 바닷가에 맞붙어 있는 고급호텔(4급)이다.
교육언론[창]이 두 호텔의 해당일 숙박비 최저가를 확인해보니 '2인1실' 기준으로 17~19만원(조식 포함) 정도다.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르면 제1호 등급인 교장은 실비 지급이 원칙이고, 제2호 등급인 교감의 경우 숙박비 상한액은 5만 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A교육지원청은 이번 두 번의 연수에서 교장과 교감에게 모두 '1인1실'로 호텔 방을 배정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숙박비는 두 배 남짓 더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교육청은 이번 연수를 위해 AI교과서 특별교부금 연수비 5000여 만 원과 자체 운영비 2000여 만 원 등 모두 7000여 만 원을 책정해놓고 있다.
교육공무원 연수에서 1인1실 방 배정은 무척 특이한 일이다.
A지역 한 관리자(교감, 교장)는 "수십 년의 교직생활에서 이렇게 교육청이 교원에게 호텔방 1인1실을 제공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개인적으로야 호텔 방을 혼자 쓰니까 편하겠지만, 현재 전국 학교가 줄어든 예산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맨 상황이어서 미안하기도 하다. 이것은 국가 세금으로 벌이는 돈 잔치, 예산 낭비"라고 걱정했다.
한 전임 교장도 "교장 생활 중에 교육청 연수에서 1인1실을 사용한 사례가 없었다"면서 "이렇게 국민 세금을 펑펑 쓰면 교육신뢰를 쌓기는 더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전국 학교는 줄어든 예산 때문에 학습준비물 비용이나 도서구입비, 기초학력 강사비 등을 줄이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예산 관련 업무를 해온 한 관계자도 "교원연수에서 호텔을 1인1실로 배정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이번의 경우는 무척 특이한 상황인 것 같다"고 밝혔다.
1인1실 배정 이유? "코로나 완전 해소된 것 아니어서"
이에 대해 A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금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데다, 2인1실로 방을 배정하면 교장과 교감의 참여율이 떨어질 것 같아 1인1실로 하게 된 것"이라면서 "1인1실 방이라고 해서 곧바로 호텔비가 2배로 뛰는 것은 아니다. 단체예약이라 호텔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지역 B교육지원청도 오는 6월 1일쯤 교장, 교감 대상 AI교과서 연수를 대표적인 최고급 호텔(5급)에서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숙박하지 않는 당일 연수 형식이다.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공공기관에 '고급호텔에서 여는 회의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는데, 이를 어기는 셈이다.
교육부는 수천억 원에 이르는 AI교과서 연수 예산을 전국 시도교육청에 보낸 상태이기 때문에 이 같은 '호화판 연수'는 전국 곳곳에서 잇달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언론창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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