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 "할머니, 계셨다면 더 좋은 환경서 재밌게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엑's 인터뷰②]

조혜진 기자 2024. 5. 3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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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이 선재가 되기 위해 노력한 부분들을 밝혔다.

변우석은 인기리에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 김태엽, 이하 '선업튀')에서 주인공 류선재 역을 맡아 임솔(김혜윤 분)을 향한 직진 순애보를 보여주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는 처음 선재를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처음엔 대본받았을 때 '이런 대본을 나한테 줬다고?' 할 정도였다. 지문이나 대사가 예뻤다"고 밝혔다. 변우석은 "감독님이 '20세기 소녀' 작품을 보고, 선재가 19살에서 34살까지 보여줘야 하는데 그걸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캐스팅 비화를 덧붙였다.

류선재를 통해 19세, 20세, 34세까지 다양한 시간을 보여줬다. 나이대별로 차별점을 둔 지점을 묻자 변우석은 "19살 때는 성숙하지 않고, 자기 감정 표현을 정확히 못한다. 운동만을 해왔고 운동만 아는 친구인데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나 서툰 감정의 느낌 나타내려 했다. 대학생 때는 솔이가 저의 감정을 거절했고 그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성숙해져 있는 선재로 표현하려 했다. 34살 때는 감정을 유지하되 특별한 직업군을 갖고 있었기에 까칠함과 섬세함을 갖고 표현하려고 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작가,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다를 수 있을까'했다. 대사 톤, 옷 스타일과 머리 스타일도 저희 스태프들과도 대화하면서 차별을 주려고 했다"며 "19살엔 많이 꾸미지 않은 느낌의 머리, 대학생 땐 체대 다니는 친구라 스타일링보단 자연스러운 느낌을, 톱스타 선재는 '매 순간 꾸며야겠다'해서 머리에 광택을 줘 셋팅 됐다는 느낌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시간을 살며 해야 할 것도 많았다. 심지어 류선재는 수영 선수 출신의 아이돌 밴드 보컬이었다. 변우석은 "글로 읽었을 땐 너무 멋있고 좋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했다"며 "최선을 다해야겠단 생각으로 수영 2,3개월 정도 배웠다. 노래는 보컬 트레이닝도 좀 받긴 했지만 촬영이 급박해 많이 배우진 못했다. 음악 감독님이 디테일하게 잡아주셔서 재밌게 순간을 즐겼다"고 이야기했다.

작품을 촬영하면서 체중변화도 있었다고. 변우석은 "고등학생 촬영 땐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시간이 꾸준히 있었다. 수영선수라 준비해서 들어갔는데, 촬영 시작 후 계속 촬영이 이어지다 보니 점점 살이 빠지더라"며 시작과 끝이 4kg 정도 차이가 난다고 했다.

선재로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장면으로는 최종회에서 연쇄살인마 김영수(허형규)가 사라지며, 막혀있던 게 뚫린 순간을 꼽았다. 그는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둘이 이 순간만큼은 그동안 감춰왔던 감정이 터지고 사랑하는 감정이 나와야 할 것 같다 이야기 나눴다. 그 장면들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변우석은 선재를 연기하면서 '감정'에 중점을 뒀다. 그는 "표현보다는 솔이에 대한 감정을 많이 생각했다. 19살, 20살, 그리고 기억을 못 하는 34살도 있고 기억 찾은 34살 선재도 있다. 중심을 잡을 수 있던 건 '어떻게든 내가 희생하고 싶어'하는 솔에 대한 마음이다. 15년의 기억 잃고 있다 내 사랑을 찾은 것에 대한 감정에 대해서도 고민했다"고 이야기했다. 

또 그는 솔이 할머니(성병숙)와의 신 촬영 당시 감정 연기도 언급했다. 변우석은 "눈물이 난다는 대본은 아니었다. '감사합니다'하는 거였는데 선배님이 준 감정을 받아서 했다"고 했다. 또한 최근 '유퀴즈' 출연 당시 그는 할머니와 각별한 사이였다며 그리움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그 장면을 찍을 때 저희 할머니 생각을 하진 않았다"며 "선배님이 대사를 주셨을 때의 감정이었다. 그 둘이 너무 사랑했는데 못 만나는 상황이 계속 생기다가, 드디어 행복할 수 있다는 순간이라 '아 이제는 진짜 정말 솔과의 행복을 느낄 수 있겠구나'해서 그런 감정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변우석은 중학교 시절 키우던 강아지 피스가 하늘로 떠났을 때 한 달 동안의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 시간 동안 이유 모를 아픔도 겪을 정도로 너무 사랑했던 강아지였지만, 마찬가지로 이 감정을 연기에 활용하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때의 기억을 꺼내서 연기하고 싶진 않고, 옛날의 경험을 가져와서 하기보다는 나와 있을 때 상대방의 감정을 생각한다"고 연기 스타일을 밝혔다.

현재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할머니 생각이 많이 들 법도. 변우석은 "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그럴 수 있었을 텐데, 다리도 많이 주물러 드리고. 더 좋은 환경에서 할머니랑 재밌게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tvN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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