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탈락, 오히려 기회" 김영권 향한 홍명보 감독의 진심 어린 위로

김명석 2024. 5. 3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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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HD 수비수 김영권. 사진=프로축구연맹
홍명보 울산 HD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A매치 111경기에 출전한 김영권(35‧울산 HD)이 축구대표팀에서 탈락했다. 부상 등 특별한 이유 없이 대표팀에서 제외된 건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2018년 3월 이후 무려 6년 2개월 만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그러나 “대표팀 탈락이 김영권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동안 제대로 된 휴식 없이 강행군을 이어온 만큼, 마침내 숨을 고를 타이밍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영권은 앞서 김도훈 임시 감독이 발표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중국전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부상 여파로 빠진 가운데 김도훈 임시 감독은 베테랑 김영권마저 제외했다. 대신 권경원(수원FC)과 박승욱(김천상무) 조유민(샤르자) 하창래(나고야 그램퍼스)로 센터백진을 꾸렸다. 6년 넘게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했던 김영권에게는 부상 등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A매치 기간을 보내는 건 낯선 상황이다.

사실 이번 시즌 김영권의 경기력을 보면 대표팀 명단에서 빠진 건 불가피한 일일 수 있다. 변함없이 울산의 핵심 수비수 역할을 맡고 있지만, 후방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장면들이 반복되는 경우가 종종 나왔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도 경기 도중 이례적으로 김영권을 교체로 불러들이거나, 그다음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등 흐름을 끊으려 도왔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확실히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경기들이 적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김영권의 이같은 흐름이 엄청난 강행군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했다. 이번 대표팀 탈락을 오히려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이유다. 홍 감독은 “(대표팀 탈락 후) 김영권에게는 직접 실망하기보다 좋은 기회가 될 거라는 이야기를 해줬다”며 “김영권은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시즌 전인) 1~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등 거의 휴식이 없었다. 자연히 경기를 치른 뒤 컨디션과 체력의 회복이 더뎠다”고 했다.

지난해 2월 AFC 아시안컵에 출전한 김영권의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실제 김영권은 그야말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지난 시즌엔 K리그1 32경기(선발 30경기)에 출전했고, 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인해 다른 선수들보다 시즌 종료 시점도 더 늦었다. 이 과정에서 A매치 기간엔 부상으로 빠졌던 지난해 6월을 제외하고 계속 소집됐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아시안컵 준비를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고,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ACL 무대에 나섰다. 그야말로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도 못한 채 곧바로 새 시즌이 시작된 것이다.

홍명보 감독도 선수 시절 제대로 쉬지 못한 여파로 고생한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진심 어린 조언이기도 했다. 그는 “J리그에서 뛸 때 한 시즌 동안 50경기 정도를 뛰었다. 이듬해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한 뒤 곧바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바람에 1월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피로골절 등 제일 좋지 않은 몸상태가 됐었다. 김영권에게 이번 A매치 기간이 짧게나마 휴식을 취할 기회가 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김영권이 언제든 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인 만큼, 이번 탈락에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다는 게 스승의 생각이다. 팀 입장에서도 A매치 휴식기마다 김영권이 없어 호흡을 맞추지 못했던 수비진 재정비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홍명보 감독은 “9월이면 더 중요한 대회도 있다. 이번 A매치 휴식 기간에 김영권이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실망하지 말고,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인천=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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