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학습 사유: K리그 출장'…이미 강원 '대체 불가 자원' 된 고3 특급 양민혁

김희준 기자 2024. 5.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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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은 지난 29일 전북현대와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어 강원FC를 승리로 이끌며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양민혁은 지금까지 강원의 리그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하며 K리그 데뷔 시즌을 화려하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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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강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양민혁은 지난 29일 전북현대와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어 강원FC를 승리로 이끌며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이미 리그에서 4골 2도움을 기록했고, 수준급 득점도 성공시켜 들뜰 법도 한데 시종 침착함을 유지하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수준의 정신력 관리였다.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를 뒤흔드는 특급 유망주다. 지난 3월 제주유나이티드와 K리그 개막전에 선발로 데뷔해 구단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을 세운 건 물론 35초 만에 도움을 기록해 초신성 탄생을 알렸다. 이어 광주와 2라운드에서는 경기 시작 1분도 안 돼 데뷔골까지 넣으며 자신이 남다른 재능임을 과시했다.


이번 전북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양민혁은 전반 4분 김대우가 수비 사이로 찔러준 패스를 받은 다음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골키퍼 머리 위를 노리는 정석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밖에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어도 전반에는 오른쪽에서 김진수를, 후반에는 왼쪽에서 안현범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자신이 국가대표급 풀백을 상대로도 경쟁력 있는 자원임을 증명했다.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영리한 드리블과 전방 압박으로 전북 수비를 괴롭혔고, 도움에 가까운 장면도 한두 차례 있었다.


경기 후 윤정환 강원 감독은 양민혁에 대해 "대단하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나이에 90분씩 뛰는 게 쉽지 않다. 그 나이 때 나도 그 정도는 못했다"며 "(양)민혁이는 스피드, 돌파를 영리하게 하는 것 같아 굉장히 보기 좋다.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성장하면서 본인이 느낄 것"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민혁(강원FC). 김희준 기자

그럼에도 양민혁은 덤덤함을 유지했다. 수훈선수 기자회견에 나서 윤 감독의 칭찬에 대해 "감독님이 내 나이대에 뛰는 걸 보지는 못했다. 충분히 나만큼은 하셨으리라 생각한다"며 "그냥 선수로서도 영광인데, 감독님으로 만나 인연을 맺을 수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믿고 기용해주셔서 더 영광"이라고 이야기했다.


양민혁은 기자회견 내내 흥분감 없이 정석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이 경기에서 득점 기회가 왔을 때 슈팅보다 패스를 많이 한 이유에 대해서는 "슈팅 대신 패스를 선택했다기보다는 동료가 나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어서 공을 내줬다"고 했으며, 공격포인트 5개를 달성했으니 다음 목표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음 목표는 설정하지 않겠다. 힘 닿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평점심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서는 "물론 잘 되면 신경도 많이 쓰인다. 나도 한 번쯤은 흔들릴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는 생각을 잘 정리하면서 행동하다 보니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며 "이대로 잘 유지한다면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해서 더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는 성숙한 답변을 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양민혁(강원FC). 서형권 기자

양민혁은 아직 고등학생으로 구단과 준프로 계약을 맺은 상태다. 규정상 월급은 100만 원밖에 받지 못한다. 구단 훈련이 없는 날에는 여느 고등학생과 다를 바 없이 등교해 수업을 듣는다. 주중에 리그 일정이 잡혔을 때에는 현장체험학습 신청을 넣어 훈련과 경기를 소화한다. 이번 전북전을 앞두고도 1박 2일로 현장체험학습 신청을 냈고 팀이 1,321일 만에 3연승을 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양민혁은 지금까지 강원의 리그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하며 K리그 데뷔 시즌을 화려하게 보내고 있다. 최근 6경기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하며 프로로서 체력까지 갖췄다. 양현준에 이어 등장한 강원의 신예 양민혁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계속 지켜볼 만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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