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초 잎의 미묘한 주름까지…'까르띠에 작품' 빚은건 바로 호기심 [까르띠에 디지털 도슨트⑦]
중앙일보와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 까르띠에가 특별 협력사로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전시는 6월 30일까지 두 달에 걸쳐 진행된다.
매주 금요일 연재하는 ‘까르띠에 디지털 도슨트’ 7회에선 ‘브레이슬릿’(2016)과 ‘오키드 브로치’(1937)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
대자연에서 얻은 영감 담아낸 주얼리
까르띠에는 자연의 모습을 사실적이면서도 추상적으로 해석해왔다. 많은 주얼리가 꽃에 대한 애정을 보이지만, 까르띠에는 특히 오키드(Orchid, 난초)를 통해 주얼리에 대한 접근법을 재정의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섬세한 난초 모양을 형상화한 오키드 브로치(1937)다.
난초 이파리는 덥고 습한 정글에서도 살아남을 만큼 강인하지만, 표면은 실크처럼 부드럽다. 까르띠에는 아메시스트(보라색 보석)와 아쿠아 마린(녹주석 보석)을 정교하게 다듬어 난초 잎의 미묘한 주름을 표현했다. 신비롭고 우아함을 자아내는 오키드 작품은 생명의 본질에 내재한 아름다움을 담는다.
선대의 가업을 이어받아 확장한 루이 까르띠에(Louis Cartier, 1875-1942)의 세상을 향한 끝없는 관심, 그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탄생한 작품들은 동⋅서양을 담아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까르띠에 영감의 원천을 따라가다 보면 지구 한 바퀴를 거뜬히 돌 수 있을 정도다. 동아시아부터 인도, 아프리카 등 까르띠에의 150년 넘는 기록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지명이 등장한다. 여러 문화권 속에서 발견한 대자연의 경관이 오늘날 까르띠에 주얼리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전시
까르띠에는 19세기 말부터 동아시아의 공예를 경이롭게 봤다. 특히 루이 까르띠에는 일본 공예품을 소장할 정도로 아시아 문명에 관심이 많았다. 전시 세 번째 챕터에선 이 지역의 공예에 착안해 만든 작품들을 여럿 볼 수 있다.
곧 터질 것만 같은 꽃망울들이 모여 꽃잎을 이룬다. 가운데 박힌 매듭 모양으로 하나의 완성된 꽃을 만들어낸다. 봄기운을 그대로 드러내는 브레이슬릿(2016)이다. 마치 한국 전통 장식품인 노리개를 연상시킨다.
자연을 상징하는 까르띠에 주얼리와 함께 전시된 한국⋅일본의 앤티크 피스의 조화를 발견하는 것도 이번 전시의 묘미다. 브레이슬릿 뒤쪽에 펼쳐진 등나무 작품은 마치 봄에 깨어나 꽃을 피우는 자연을 상징한다. 사진⋅조각⋅건축 등의 분야를 망라하는 아티스트 스기모토 히로시가 선택한 스다 요시히로의 ‘나무 덩굴’ 작품이다. 스기모토 히로시는 이번 전시를 위해 개인 소장품을 들여왔다. 그는 시간의 본질⋅인식⋅의식의 기원을 조사하면서 동양과 서양의 접근 방식을 연결하는 예술가다.
여기에 한국 고미술품 수집가의 작품도 특별히 엄선했다. 조선 시대 ‘백자 다각병’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이처럼 각 전시 챕터의 마지막 파트에는 한국⋅일본의 독창적인 미학을 품은 작품과 유럽 문화에 뿌리를 둔 까르띠에의 섬세한 작품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동⋅서양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이번 전시의 흥미로운 지점이다.
한국에 오는 까르띠에 궁금하다면
(https://cartier-crystallizationoftime.co.kr/kr)
6월30일까지 동대문 DDP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mobileticket.interpark.com/Goods/GoodsInfo/info?GoodsCode=24006379)
서혜빈 기자 seo.hyeb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싸’ 부장도 포기한 소심男…LG 최연소 사장 된 비결 | 중앙일보
- 김호중은 운전석, 길은 조수석서 내렸다…그날 동행 CCTV 공개 | 중앙일보
- 웃통 벗고 이것만 입었다…탑건도 나훈아도 홀린 '그 바지' | 중앙일보
- "성관계 문제로 짜증나서 장난"…'계곡살인' 이은해가 전한 그날 | 중앙일보
- 남보라 "저 차 뽑았어요" 자랑에…'7000개 좋아요' 쏟아진 까닭 | 중앙일보
- 15세 딸에 "성관계 하자" 속삭인 男…아빠 주먹에 맞고 숨졌다 | 중앙일보
- "학교는 지방, 학원은 대치동" 초등생부터 짐싸는 강남 엄마들 [지역의대 전성시대] | 중앙일보
- "BMW 받혔는데 그냥 가라더라"…뉴진스님 미담 쏟아진다 | 중앙일보
- "짜고 치나" 한밤 3시간, 김동연 '남북 분도' 라방이 남긴 것 [현장에서] | 중앙일보
- 입냄새까지 끔찍한 그놈…美 '구취 강간범' 17년만에 붙잡힌 이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