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4번타자 이주형의 주문 “아프지 말자”

29일 삼성전에서 3점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키움 4번 타자 이주형. [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키움의 4번 지명타자 이주형(23)은 7회 초 안타를 때려내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최주환의 타석에서 나온 폭투를 틈타 3루까지 달렸고, 송성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그런데 이 장면이 문제였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이주형이 빠른 속도로 달리자 키움 코칭스태프는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혹여 중심타자가 다시 다칠까 봐 노심초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키움의 중심타자로 성장한 이주형이 마침내 본연의 타격 페이스를 되찾았다. 이주형은 지난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나와 5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면서 팀의 11-5 대승을 이끌었다. 개인 1경기 최다안타 타이기록과 최다타점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중심타자의 존재감을 뽐냈다. 이주형은 “타격감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운이 좋았다. 앞뒤 타자들이 잘 치길래 마음을 편안하게 먹은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경남고를 나와 2021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주형은 지난해 7월 최원태와 트레이드되면서 키움으로 이적했다. 이주형은 이적하자마자 맹타를 휘두르며 곧장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포스트 이정후’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주형은 그러나 양쪽 햄스트링을 차례로 다치면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월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허벅지 근육이 손상돼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지난달 1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한 달간 전력에서 이탈했다.

5월 중순 복귀 후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주형은 “계속 부상을 당한 뒤라 몸 관리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홍원기 감독님이 배려해주셔서 외야수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나서고 있다”면서 “가장 조심스러운 건 주루 플레이다. 그동안 부상으로 빠진 경기가 많은 만큼 남은 경기는 모두 뛴다는 마음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