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건너 컴포즈 건너 빽다방...저가 커피 공화국, 굿모닝? [스페셜리포트]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4. 5. 3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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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커피 전문점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메가커피·컴포즈커피를 필두로 한 ‘저가 커피’가 중심에 있다. 2010년대 중반만 해도 찻잔 속 태풍으로 치부됐던 저가 커피가 이제는 찻잔을 다 깨부수는 모습이다. 소비자에게는 초저가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예비 자영업자에게는 저렴한 창업비용을 앞세워 점포 수를 급격히 늘려가는 중이다. 업계 1위 브랜드 메가커피는 최근 3000호점 돌파에 성공했다. 컴포즈커피도 2500호점을 넘어섰다.

저가 커피 본사 매출과 영업이익도 빠르게 커졌다. 다만 논란도 없잖다. 저가 커피 인식에 걸맞지 않은 너무 높은 영업이익률, 과도한 광고·마케팅 비용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중이다. 여러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창업 시장에서는 ‘포화 논란’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저가 커피, 얼마나 대세일까
메가커피 3000호점…이디야 곧 역전
저가 커피는 ‘초저가 대용량’ 커피를 앞세운 브랜드를 말한다. 보통 아메리카노를 2000원 이하로 판매할 경우 저가 커피 브랜드로 본다. 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이 ‘저가 커피 3대장’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더벤티·매머드커피 등이 대표적인 저가 커피로 꼽힌다. 업계 내에선 다소 부정적 어감을 줄 수 있는 저가 커피 대신 ‘가성비 커피’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최근 저가 커피 성장세는 숫자로 확인된다. 단순 점포 수는 물론 본사 매출과 영업이익까지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저가 커피 업계 1위는 메가커피다. 최근 국내 저가 커피 브랜드 최초로 가맹점 3000호점을 돌파했다. 2014년 서울 홍대 1호점을 낸 지 딱 10년 만이다. 최근 발표된 실적도 관심을 모았다.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 지난해 매출은 약 3684억원으로 전년(1478억원)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09억원에서 693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매출·영업이익 모든 면에서 국내 커피 전문점 1위(점포 수 기준) 브랜드 이디야커피를 역전했다. 지난해 이디야커피 매출은 2755억원, 영업이익은 82억원을 기록했다.

2위 컴포즈커피도 메가커피와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2014년 1호점을 연 컴포즈커피는 2021년 1280호점까지 급증하더니 지난해에는 2300호점, 올해 3월에는 10년 만에 2500호점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889억원, 영업이익 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5%, 47% 증가했다. 2021년부터 운영한 컴포즈커피 자체 앱 가입자 수도 급증했다. 2021년 300만명에서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 현재는 회원 수가 1200만명에 달한다.

‘저가 커피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빽다방도 여전히 성장세다. 빽다방 점포 수는 2022년 말 1231개에서 올 3월 말 기준 1514개로 1년 새 283개가 늘었다. 벌써 20년이 다 돼가는 브랜드지만 최근 저가 커피 열풍에 힘입어 창업 수요가 꾸준하다. 2023년 가맹사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점포 수가 많은 커피 브랜드 1~3위는 컴포즈커피(626개), 메가커피(572개), 빽다방(278개)이었다.

메·컴·빽 외에도 눈에 띄는 저가 커피 브랜드는 더 있다. 더벤티는 올해 5월 기준 가맹점 1360호점을 달성했다. 2021년 말(756개점)과 비교하면 3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점포 수를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지난해 매출은 919억원으로 2021년(554억원)과 2022년(787억원)에 이어 가파른 우상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매머드익스프레스 점포 수는 2021년 297개에서 지난해 632개로, 같은 기간 본사 매출은 315억원에서 668억원까지 커졌다.

저가 커피 성장세가 여타 커피 브랜드 대비 유독 두드러진다는 사실은 카드 매출 데이터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NH농협카드가 국내 8개 커피 전문점 브랜드를 저가 커피(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매머드커피)와 그 외(스타벅스·할리스커피·엔제리너스·투썸플레이스)로 나눠 분석한 결과, 2023년 매출액 기준 저가 커피는 전년 대비 37% 성장했다. 하지만 그 외 4개 브랜드 가맹점은 9% 성장에 그쳤다. 전체 커피 시장 중 저가 프랜차이즈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7%로 2022년 1월(23%) 대비 14%포인트 커졌다.

저가 커피 브랜드 전속 광고 모델만 봐도 그들의 달라진 위상을 알 수 있다. 메가커피는 손흥민 선수, 컴포즈커피는 BTS 멤버 뷔를 모델로 발탁했다. 더벤티는 최근 각종 예능과 유튜브에서 대세 스타로 떠오른 ‘덱스’를, 매머드커피는 인기 유튜버 ‘다나카(개그맨 김경욱)’를 앞세워 광고를 진행한 바 있다.

저가 커피 브랜드 점포가 급증하면서 시장에서는 ‘포화’ 논란까지 인다. 사진은 구로 지식산업단지 일대에 모여 있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가게 모습. (윤관식 기자)
저가 커피 어떻게 대세가 됐나
값싼 커피 여러 잔 마시는 ‘포장족’
유독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가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는 이유를 크게 3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커피 소비 트렌드의 변화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커피 소비 수요가 양극화됐다.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프리미엄 커피, 그리고 저가 커피 시장으로 양분이다. 커피 맛을 추구하거나, 아니면 맛보다는 쾌적한 공간을 원할 때는 프리미엄 매장을 찾는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값싼 저가 커피를 찾는 게 고착됐다. 고물가가 심화되면서 이디야커피를 비롯한 기존 중·저가 커피 브랜드 소비층을 저가 커피 브랜드가 모두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저가 커피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이디야커피나 탐앤탐스 같은 중저가 커피 브랜드 실적이 대폭 감소한 것이 그 방증이다. 지난해 이디야커피는 감사보고서 공개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은 82억원에 그쳤다. 이디야커피 영업이익이 1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점포 수 1위 자리도 위태롭다. 공정위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이디야커피 점포 수 2021년 3018개에서 2022년 3019개로 고작 1개 증가에 그쳤다. 메가커피는 올해 처음 가맹점 3000호점을 돌파했다. 현재 추세라면 연내 메가커피가 이디야커피 점포 수를 역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탐앤탐스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한 커피 전문점 브랜드 영업팀 관계자는 “하루 커피를 2~3잔씩 마시는 이들이 생겨나는 등 평균 소비 자체가 늘어나면서 한 잔에 3000~4000원 하는 커피는 부담스럽게 됐다. 특히 맛이나 취향보다는 가격을 중요시 여기는 남성 소비층 커피 소비량 증가가 저가 커피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둘째는 커피를 포장해 가져가는 ‘테이크아웃 판매’ 증가다. 최근 들어 저가 커피도 점포 면적이 커지는 경향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점포 수를 급격히 늘린 지난 몇 년간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앞세워 규모를 키웠다. 매장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고 인건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한 덕분에 예비 창업자 수요가 저가 커피로 쏠렸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늘어난 공실을 저가 커피 브랜드가 싹쓸이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홀 매장 창업이 보편화된 최근에도 저가 커피는 저마다 테이크아웃 전략을 유지하며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메가커피는 외부 키오스크와 오픈형 창을 활용해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도 밖에서 쉽게 음료를 주문하고 가져갈 수 있도록 외부 인테리어를 설계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메가커피 2개점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전문점 10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는 양덕우 스토어디 대표는 “저가 커피는 특성상 반경 상권이 굉장히 좁다. 특히 출근길 집이나 사무실 근처 매장에 잠깐 들러 빠르게 테이크아웃 커피를 가져가길 원하는 수요가 대부분”이라며 “매장 밖으로 자연히 줄을 서게 되는 형태도 마케팅 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값이 싸서 간다’는 입소문에 의존하는 기존 마케팅을 벗어났다. 인지도가 높은 모델을 고용, 브랜드 알리기에 열을 가한다. 실제로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는 ‘스타 마케팅’ 도입 이후 사세가 급격히 커지는 중이다. 메가커피는 2022년부터 세계적인 축구 선수 손흥민을 메인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2023년부터 BTS ‘뷔’를 모델로 발탁, 기용 중이다. 효과는 폭발적이다. 메가커피는 손흥민이 모델로 나선 2022년 이후 점포 수가 1000개가량 늘었다. 컴포즈커피 역시 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광고 모델 발탁 일주일 만에 모바일 앱 가입자 수가 200만명 이상 증가했다. 광고 영상 유튜브 조회 수가 1000만회를 돌파하는 등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 브랜드마다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별로 없다 보니 스타 마케팅이 중요한 카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유명 모델’을 내세우며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사진은 주요 브랜드의 광고 모델, 메가커피의 손흥민, 컴포즈의 뷔, 더벤티의 덱스. (각 사 제공)
저가 커피 둘러싼 논란
1500원 커피 팔아 영업이익률 40%?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건 맞지만 좋은 소식만 들려오는 것은 아니다. 성장세와 함께 각종 논란도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가장 먼저 지적받는 점은 ‘너무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1500원짜리 저렴한 커피를 판매하는 브랜드 본사 이익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흔히 저가 커피는 ‘이익률이 낮다’는 인식이 강하다. 워낙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해서다.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대외적으로 내세우는 전략도 ‘박리다매’다. 고객들을 위해 싸게 팔고 대신 본사 이익을 최소화한다는 이미지를 심는다.

그런데 장부를 열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23년 실적 기준 메가커피의 영업이익률은 18%, 컴포즈커피의 영업이익률은 41%, 더벤티의 영업이익률은 14%에 달한다. 커피 브랜드 중 가장 매출이 높은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이 6.5% 수준이다. 저렴한 커피를 파는 회사가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보다 더 높은 이익률을 거둔 것. 반대로 점주 마진은 박하다. 저가 커피 원가율은 38% 수준으로 식음료 업계에서도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가격이 워낙 저렴하니 자연스러운 결과다.

저가 커피의 높은 영업이익률, 어떻게 설명 가능할까. 저가 커피 본사의 철저한 ‘가맹점 위주의 사업 구조’가 이유로 꼽힌다.

국내 커피 브랜드는 점포 운영 전략에 따라 2가지로 나뉜다. 직영점 위주로 운영하는 브랜드와 가맹점을 모집해 받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전자는 스타벅스와 커피빈, 후자는 메가커피·이디야커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철저한 ‘프랜차이즈 모델’을 지향한다. 2022년 기준 메가커피 매장 중 직영점은 17곳에 불과하다. 컴포즈커피는 1900여개 매장 중 직영점이 한 곳도 없다. 전부 가맹점이다. 빽다방은 1228개 매장 중 직영점이 3곳, 더벤티는 998개 매장 중 직영점은 5곳에 그친다. 반면 투썸플레이스 150여개, 할리스는 100여개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이런 프랜차이즈 모델은 개별 점포 매출 증가보다는 개수 ‘확장’이 중요하다. 본사 매출 구성은 신규 점주로부터 받는 가맹비와 교육비, 원료를 가맹점에 납품해 받는 물류 수익, 점주가 본사에 내는 브랜드 사용료와 광고비 등으로 구성된다. 점포당 매출과 관계없이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어날수록 가맹본사는 수익이 늘어난다. 특히 점포를 신규 오픈할 때 점주가 본사에 내는 가맹비는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매출이다. 당연히 매장이 급증하는 시기에 수익성이 좋을 수밖에 없다. 메가커피 역시 본격적인 성장세를 타던 2021년에는 영업이익률 48%를 달성했다. 지난해 41%의 영업이익률을 자랑한 컴포즈커피 역시 해당 연도에만 가맹점이 626개 증가했다.

점포가 늘어나면 가맹본부 입장에서 좋은 점이 또 있다. 원재료를 본사에 납품하는 업체와 협상력이 강해지고 물류비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비용 절감까지 노려볼 수 있다. 점포 수 확장은 곧 실적 개선인 셈이다. 저가 커피 A브랜드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워낙 싼값에 커피를 팔기 때문에 마진율이 너무 박하다. 뼈 빠지게 하루에 수십 잔씩 팔아도 남는 돈이 월 200만~300만원 정도다. 인건비도 못 챙기는 수준”이라며 “점주 이익은 이렇게 박한데 높은 본사 영업이익률을 보고 있노라면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점주에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가맹본부는 매장만 늘면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다.

‘박리다매’로 인한 비용 부담은 점주들이 진다. 메가커피의 경우 가맹점주 평균 매출과 면적당 평균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매장별 순이익은 낮다. 원가 부담이 높고 마진율이 낮은 탓이다.

컴포즈커피는 오히려 면적당 평균 매출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20년 1815만원에서 2022년 1721만원으로 줄었다. 면적당 평균 매출은 해당 매장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장사를 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에는 ‘광고비 전가’ 논란까지 인다. 일부 브랜드는 모델 계약비 등 광고비를 점주에게 부담할 것을 요구하면서 점주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컴포즈커피는 뷔를 모델로 발탁하면서, 광고 집행 예상 비용 60억원 중 40억원을 본사가, 20억원을 가맹점주가 분담토록 했다. 가맹점들은 점포당 월 7만2000원씩, 12개월간 총 86만원을 내야 했다. 만약 유리창에 붙이는 광고 스티커까지 선택하면 추가 광고비용까지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점주들이 “부담스럽다”며 강력히 반발했고, 이들을 설득하느라 컴포즈커피는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메가커피는 2022년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쓴 광고비 일부를 가맹점주에게 부당 전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가맹점주 50% 이상 동의를 받은 사항으로 ‘위법’은 아니었지만 “점주 돈으로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비판이 일었다.

메가커피는 고배당 정책으로도 몰매를 맞고 있다. 2021년 메가커피 운영사 앤하우스는 그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약 338억원에서 1000원을 뺀 전액을 배당했다. 회사가 원부재료와 물류비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후 일어난 일이라 비판이 더 거셌다.

2023년 말 기준 메가커피 지분 66.2%는 메가커피 사실상 소유주 김대영 보라티알 전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우윤파트너스가, 나머지 33.8%는 사모펀드인 프리미어파트너스가 보유 중이다. 메가커피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대부분을 경영진과 사모펀드가 다 챙기는 구조다.

메가커피 고배당은 계속되고 있다. 2022년에는 당기순이익 410억원 중 402억원을, 지난해에는 564억원 중 502억원을 배당했다. 배당률은 여전히 90%에 육박한다. 과거 너무 높게 나온 영업이익률이 부담스러웠던 나머지, 매출을 인식하는 회계 기준을 변경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매출을 상품총액으로 높여 잡아 영업이익률이 낮아 보이게끔 바꿨다는 지적이다.

저가 커피 지금 창업해도 될까
입지가 전부…임대료 부담 고려해야
예비 자영업자 입장에서 궁금한 점은 지금 창업해도 될까다. 저가 커피 시장이 급성장하고는 있다지만 ‘포화 시장 아니냐’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일례로 서울 구로에 위치한 한 지식산업센터 1층에는 4개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편의점처럼 매장 간 출점 거리를 제한하는 자율 규약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저가 커피 창업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포화 우려와 별개로 남길 수 있는 수익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다.

생각보다 비싼 창업 비용이 제일 문제다. 가맹본사가 말하는 초기 창업비용이 여타 커피 브랜드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은 맞다. 하지만 점주가 내야 할 임대료와 보증금, 권리금을 다 따지면 그렇게 싸지만도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양덕우 대표는 “저가 커피 매장은 입지가 전부다. 브랜드마다 차별점과 충성도가 없는 전형적인 ‘저관여’ 업종이다. 가격이 비슷하다 보니 브랜드 따질 것 없이 최대한 가까운 매장을 우선 방문한다는 얘기”라며 “입지 선택 시 유동인구가 최우선 고려 사항인데 이런 곳은 당연히 임대료와 보증금이 비싸다. 최근 들어갈 만한 입지에 저가 커피 매장이 대부분 생기면서 임대료가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커피 전문점 브랜드 관계자는 “오피스와 대학 상권을 가장 선호하지만 이제는 좋은 입지가 많이 줄었다. 이디야커피나 여타 커피 브랜드와 저가 커피는 서로 적합한 입지가 달라 타 브랜드 폐점 수요를 흡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운용도 쉽지 않다. 저가 커피는 특성상 가장 바쁜 ‘피크타임’이 명확하다. 출근·등교 시간대와 맞물린 아침, 그리고 점심시간 직후 시간대다. 짧은 피크타임 동안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직원이 3~4명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밖의 시간대에는 2명, 손님이 적은 시간에는 1명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직원 시간표를 꼼꼼히 관리하지 않으면 유휴 인력이 발생하고 그만큼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는 월 2000만~3000만원 정도 매출로는 도저히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 적게 팔아 조금 남긴다는 마인드로 창업을 했다가는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라며 “힘들고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무조건 고매출 점포를 목표로 해야 그나마 수익이 남는데, 이때 인건비 등 비용 계산을 꼼꼼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건웅 기자 na.kunwoong@mk.co.kr,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1호 (2024.05.28~2024.06.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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