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겪은 오픈AI, 주요 임원 잇따라 퇴사

[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지난해 말 내홍을 겪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서 최근 주요 인사가 잇따라 퇴사해 여전히 내부가 분열된 상태임이 드러나고 있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을 내쫓으려는 이사진의 시도가 무산되고 6개월이 지났지만 인공지능(AI)을 신속히 상용화하려는 이들과 위험성을 강조하는 이들 사이에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트먼이 제품 상용화를 가속화하는 와중에 반대편에선 제어할 수 없는 초지능이 만들어질 것이란 두려움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고위급 인사가 연이어 회사를 떠났다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오픈AI 공동 창립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다.

FT는 사임한 수츠케버가 '오픈AI가 올트먼 등 현재 지도부 아래에서 안전하고 유익한 인공범용지능(AGI)을 개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지만 회사 내부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수츠케버는 오픈AI 이사를 지낸 헬렌 토너 조지타운대 보안·신흥기술센터 연구원과 함께 올트먼 해임을 시도했다. 그러나 실패로 돌아간 끝에 올트먼은 며칠 후 복귀했고 토너와 수츠케버는 이사회에서 빠졌다.

수츠케버와 함께 슈퍼얼라이먼트 팀을 이끌어온 임원 얀 레이케도 최근 사직했다. 이 팀은 초지능 AI를 제어해서 해롭지 않은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는 일종의 안전팀이다.

레이케는 안전이 뒤로 밀려 회사 윗선과의 견해 차이가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쟁사인 앤스로픽으로 이직했다.

오픈AI의 AI 정책 연구원인 그레천 크루거는 이달에 퇴사하면서 엑스(X·옛 트위터)에 회사의 의사결정 절차 등과 관련한 우려 사항을 공개했다.

토너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올트먼 해임을 시도한 배경을 털어놓으며 "올트먼은 수년간 정보를 숨기고,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을 왜곡하고 어떤 경우에는 노골적으로 거짓말을 함으로써 이사회가 실제 일을 하는 것을 정말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생성형 AI 관련 기술 개발 과정에 안전 및 윤리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새로운 안전·보안위원회'(safety and security)를 구성했다고 밝혔지만 토너와 또 다른 오픈AI 전 이사 타샤 매콜리는 부정적이다.

이들은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기고문에서 "외부 감시 없이 이런 식으로 자체적으로 규제해봐야 결국 시행되지 않을 것이다"라며 "특히 막대한 이익이 눈앞에 있다면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오픈AI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최대 후원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올트먼 축출 소동 이후 제품 상용화를 우선시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FT에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