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이자만 4조원...전력후진국 될 판

고영욱 기자 2024. 5. 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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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앵커> 전력난하면 보통 후진국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선진국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습니다. 전기 먹는 하마 AI 데이터센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을까요.

산업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 기자 얼마 전에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이와 관련한 보고서가 하나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앞으로 5년간 국내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732개다. 이걸 감당하려면 원전 53기가 더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결론은 곧 발표할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데이터 센터 착공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를 선제적으로 반영해야한다는 제언이 담겼습니다.

해외 국가들도 이런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미국 일부 주와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지에선 아예 데이터센터 신설을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법한 전력난이 산업 선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설령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보낼 수 있는 송배전 설비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향후 5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공급하기 위해선 신규 수요 용량만 현재 설치된 용량의 1.34배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가첨단산업단지와 관련된 전력수요까지 고려하면 더 늘어납니다.

<앵커> 송배전망 구축은 한전이 책임지지 않습니까.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쉽지 않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설비 투자 여력이 바닥난 상태입니다.

지난해 발표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따른 한전의 송변전 설비계획상 투자금액은 56조원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울산 대규모 정전 수습 과정에서 4조원 추가 됐습니다.

한전이 지난해 부담한 이자가 4.5조입니다. 부채 203조에 누적적자 43조의 결과입니다.

전력품질 투자에 쓰여야 할 만큼의 돈이 이자로 나가고 있는 겁니다.

실제 김동철 한전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대로면 “폭증하는 전력수요에 대비한 전력망 투자와 정전 예방 소요 재원을 조달하기가 더욱 막막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한전 재무상태가 망가지는 동안 국내 정전 건수는 지난해 1천건 돌파했습니다. 경영난 겪은 3년 동안에만 정전이 60% 늘었습니다.

전력품질 저하는 곧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품질 좋고 싼 전력 인프라라는 점 고려하면 큰 위기인 겁니다.

<앵커> 해법은 결국 원인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전 경영난의 원인이 제때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았고, 탈원전 정책에서 비롯된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원인대로 해법은 발전 비용을 낮추거나 전기요금 올리거나 입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더 이상 쓸 수 있는 자구책도 남아있지 않다며 요금 인상 호소했었죠. 요금 1원 인상시 5,500억원의 적자가 해소된다는 설명인데요.

적절한 전기요금은 인상은 필요하겠지만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담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산자물가지수가 5개월째 상승중입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 두고 소비자 물가 반영됩니다.

결국 발전비용 낮추는 방안 필요하단 얘기인데요.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곧 발표됩니다.

향후 15년 간의 전력이 얼마나 필요할지, 수급과 분배는 어떻게 할지 등을 담은 계획인데요. 원전을 얼마나 늘릴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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