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협회, 채무 46억원 탕감…"관리단체 지정 시 법적 대응, 약속 지켜지길"
이형석 2024. 5. 30. 16:31
대한테니스협회가 대한체육회의 관리단체 지정 시도 움직임에 반발했다. 46억원의 빚을 전부 탕감했다며, 필요 시 대한체육회와 법정 분쟁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테니스협회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리단체 지정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디어윌로부터 채무를 탕감받은 만큼 대한체육회도 테니스협회에 대한 관리단체 지정 시도를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대한체육회가 테니스협회를 관리 단체 협회로 지정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거액의 채무 탓이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협회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테니스협회는 2015년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을 맡는 과정에서 미디어윌로부터 30억원을 빌렸다. 미디어윌은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의 동생이 회장을 맡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협회는 대신 미디어윌에 코트 운영권을 주기로 했다. 이후 주원홍 회장이 재임에 실패하고, 곽용운 전 회장이 2016년 부임한 뒤 이 약속을 취소했다. 2021년 정희균 회장이 부임한 후에도 합의에 실패했고, 미디어윌과 소송에서도 패소하면서 그 사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원금 28억 5000만원을 갚았지만 이자를 포함해 미디어윌에 남은 빚이 약 46억원이다.
대한체육회는 테니스협회의 관리 단체 지정을 안건으로 올린 이사회를 31일 개최할 예정인데, 이를 앞두고 미디어윌로부터 잔여 채무 46억1000만원을 탕감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미디어윌이 내건 전제조건은 테니스협회가 미디어윌과 채무 관계를 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미디어윌에 대한 잘못된 뉴스 등을 즉각 삭제 조치한다는 것이다. 미디어윌이 29일 테니스협회에 보낸 공문에는 "테니스협회가 전제조건을 충족한 가운데 관리단체 지정이 되지 않고 운영이 정상화된 경우 대승적인 차원에서 기 상환액을 제외한 잔여 채무에 대해 전액 탕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손영자 테니스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께서 이 빚만 청산하면 테니스협회 회장이 누가 돼도 좋다고 하신 만큼 이번 채무 탕감으로 이기흥 회장께서 약속을 지켜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테니스협회 임원과 시·도협회장과 면담에서 "6개월 안에 빚을 청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만 관리 단체 지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또 손 직무댛애은 대한체육회가 관리단체 지정의 다른 이유로 내세우는 회장 부재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회장 선거를 치르려고 했으나 대한체육회가 선거 중단을 요청해 회장을 뽑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이를 이유로 관리단체로 지정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두환 협회 정상화대책위원장은 "만일 이런 상황에서도 대한체육회가 31일 테니스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할 경우 즉시 효력 정지 가처분 및 관리단체 지정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석찬 제주도테니스협회장은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결국 다치는 것은 어린 선수들뿐"이라며 "어른들 싸움에 어린 선수들을 끼워 넣어, 이들의 꿈을 짓밟으며 무엇을 이루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관리단체 지정을 재고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두환 위원장은 "현재 테니스협회는 각종 후원 계약으로 연간 20억원의 수입을 낼 수 있는 단체다. 앞으로 테니스인들이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 협회 정상화로 보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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