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의 새로운 4번타자 이주형의 주문 “아프지 말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주형(23)은 올 시즌 경기 도중 동료들에게 크게 혼난 적이 있었다. 에피소드는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4번 지명타자로 나온 이주형은 2-0으로 앞선 7회초 우전안타를 치며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최주환의 타석에서 나온 폭투를 틈타 3루까지 진루했고, 송성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그런데 이 득점 과정이 문제였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막 돌아온 이주형이 조금은 무리하게 베이스를 돌면서 키움 코칭스태프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혹여 중심타자가 다시 다칠까 노심초사하던 벤치에선 걱정과 호통의 고함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키움이 애지중지하며 키우고 있는 이주형이 마침내 본연의 타격 페이스를 되찾고 있다. 이주형은 지난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나와 5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 맹활약하고 11-5 대승을 이끌었다. 개인 최다안타 타이기록과 최다타점을 새로 쓰면서 중심타자로서의 존재감을 뽐냈다. 경기 후 만난 이주형은 “최근에는 안타 1개도 치지 못할 것 같은 타격감이었다. 오늘은 운이 좋았다. 앞뒤 타자들이 잘 쳐주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은 점이 주효했다”고 웃었다.
경남고를 나와 2021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주형은 지난해 7월 최원태와 트레이드되면서 키움으로 이적했다. 당시에는 최원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지만, 이주형이 이적하자마자 맹타를 휘두르며 곧장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이적이 점쳐지던 시기라 ‘포스트 이정후’로도 주목받았다.
이주형은 그러나 양쪽 햄스트링을 차례로 다치면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2월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허벅지 근육이 손상돼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고, 지난달 1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한 달간 전력에서 제외됐다.
복귀 후 4번타자로 중용되고 있는 이주형은 “계속 다치다 보니까 몸 관리를 세심히 신경 쓰게 되더라. 다행히 홍원기 감독님께서 많이 배려해주셔서 외야수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나서고 있다”면서 “일단 가장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은 주루 플레이다. 뛸 때 다치지만 않으면 나머지는 큰 문제가 없다. 그동안 아파서 빠진 경기가 많은 만큼 남은 경기는 모두 뛴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키움은 30일 NC 다이노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유격수 김휘집을 내주고 2025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1·3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NC 코칭스태프가 장타력이 있는 내야수 김휘집을 원하면서 이번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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