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1000대 몰려온다”…나주KTX '공짜주차 맛집' 난리

최경호 2024. 5. 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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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역과 나주종합스포츠파크가 '선상통로'로 연결된 후 스포츠파크 내 이면도로와 공영주차장이 수도권 장기 출타자 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뉴시스

일주일 간 주차해도 주차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주차장이 있다. 전남 나주시 KTX 나주역과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된 나주종합스포츠파크 일대 주차장이 그렇다. 이 때문에 이곳은 ‘얌체 장기주차’가 극성을 부렸다. 주말이면 하루 1000여대가 몰리면서 나주스포츠파크 주차장은 물론 주변 도로까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이에 나주시가 주차장 유료화에 나섰다.

30일 나주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나주스포츠파크 공용주차장 유료화를 위해 자동차 진·출입 차단기와 무인정산 시스템 설치를 완료했다. 또 조만간 주차장 안팎 주차와 교통을 조절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34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나주역 일대 교통 체증과 교통사고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다. 나주시는 관련 조례 등을 만든 뒤 내년 초에 일정 기간 시범 운영을 거쳐 본격적으로 요금을 받을 방침이다.


나주스포츠파크, 얌체 주차족 기승


나주역과 나주종합스포츠파크가 '선상통로'로 연결된 후 스포츠파크 내 이면도로와 공영주차장이 수도권 장기 출타자 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나주시
체육시설이자 공용주차공간인 스포츠파크와 일대 도로는 나주역과는 달리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나주시와 스포츠파크 등에 따르면 열차 이용자 중 상당수가 스포츠파크 주차장이나 이면도로에 차를 댄 뒤, 열차를 탄다. 나주역 이용자가 몰리는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는 한꺼번에 550여대가 주차한다. 열흘 이상 차를 대도 주차비를 내지 않는 탓에 'KTX 주차장 맛집'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광주송정역서까지 차 몰고 와 열차 타


나주역과 나주종합스포츠파크가 '선상통로'로 연결된 후 스포츠파크 내 이면도로와 공영주차장이 수도권 장기 출타자 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뉴시스
이 일대 무료 주차장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근 시·군 탑승객까지 몰린다. 상행선 역사인 광주송정역 티켓 예매자가 나주까지 와서 주차한 뒤, 열차를 타기도 한다. 나주역과 송정역은 한 정거장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표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2020년 3월 나주역 증축 때 스포츠파크와 출구가 연결된 후 무단 주차가 급증했다”라고 말한다. 당시 고속철 역사 증축 과정에서 육교 형태의 ‘선상 연결통로(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후 무단 주·정차가 급증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나주역과 스포츠파크가 통로로 연결된 후 기존에 단절됐던 두 곳을 오가는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3000명 열차 타는 데 주차장은 200면뿐”


나주역과 나주종합스포츠파크가 '선상통로'로 연결된 후 스포츠파크 내 이면도로와 공영주차장이 수도권 장기 출타자 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뉴시스
반면 열차 이용자들은 “협소한 나주역 주차장을 늘려달라”고 요구한다. 나주역 이용객은 평일 평균 2100여명, 주말이면 3000명에 달하는 데 나주역 내 주차장은 200면 수준이다. 나주역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인 ‘빛가람혁신도시’ 직원들처럼 주말과 휴일 서울을 오가는 정기적인 이용객도 많다.

나주시는 주차장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현재 720면인 스포츠파크 주차장 외에 나주역 앞에 350면~400면을 만할 방침이다. 또 나주역과 스포츠파크 앞 이면도로 차선도 주·정차가 가능한 흰색실선에서 주·정차금지구역인 황색실선으로 변경한다.


나주시 “내년 초 유료화 목표”


나주시 관계자는 “토·일요일 스포츠 행사까지 열리면 1000대가 넘는 자동차가 몰려와 스포츠파크 일대가 주차장처럼 변하기 일쑤”라며 “나주시민 주차료 할인제나 주차 일수에 따른 할증 요금제 등을 통해 주차 여건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나주=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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