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구 급증 남양주시,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최적지로 떠올라..유치에 사활①
아동.고령인구 급증 경제성·접근성·의료 수요성 다 갖춘 공공의료원 최적지
유치위한 범시민 서명운동 벌써 15만명 넘어..유치열기 뜨거워
경기 남양주시가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어느 지자체보다 세밀하고 체계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규모 인구 유입에 따른 아동·고령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상급종합병원 및 공공의료시설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에서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가장 핵심적인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 부지 무상임대를 제안하며 공공의료원 유치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한 것은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경기도를 남과 북으로 나눠볼 때 북부지역의 열악한 의료 현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 중증질환에 대해 암·이식 수술 등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상급종합병원(20개 이상 진료과)의 경우 경기남부권에는 분당서울대병원 등 6곳이 있지만, 인구 360만 명이 거주하는 경기북부권에는 거의 없는 실정(소규모 대학병원 3~4곳)이며 동북부지역은 아예 단 한 곳도 없다.
시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남양주시 사회조사’에서 시민 필요 공공시설을 조사한 결과 ‘보건의료 시설(공공병원, 보건소)’이 47.1%로 1위를 차지했다. 연도별로 봐도 2019년(39.8%)과 2021년(38.9%) 모두 보건의료 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경기도 동북부 공공의료원 유치 공모에서 남양주시가 입지여건, 경제성, 수요성 등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 유치에 성공할 경우 동북부 공공의료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북부 지역의 취약한 의료현황과 후보지 최적 입지, 공공의료원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대해 알아본다.
◆의료 인프라가 남부와 북부보다 취약한 동부=지난 2월 경기도가 400병상 규모의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의료기반 시설이 열악한 동북부 지역에 공공의료 대응체계를 구축, 도내 지역 간 의료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현재 공공의료원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방자치단체는 동부권역 1곳(남양주)과 북부권역 2곳(동두천·양주) 등으로 총 3곳이다.
문제는 동북부권역 내에서도 의료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북부권에서도 경기도 공공의료원은 △의정부권 △포천권 △파주권 등 그나마 3곳이 있는 반면, 남양주와 양평 등 동부권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처럼 북부권에 경기도의료원이 편중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의료기반이 열악한 동부권에 공공의료기관이 들어서야 한다. 그중에서도 최적의 입지, 높은 의료수요를 가진 남양주시로의 경기도의료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남양주시의 아동 및 고령인구 수는 각각 11만7973명, 12만4013명으로 경기 동북부 전체 8개 시·군 중 가장 많았다.
또, 소방청 통계를 보면 구급대 출동 중 실제 응급환자 이송건수(2021년 12월 기준) 역시 남양주시가 1만 8022건으로 5개 시·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남양주시가 공공의료원을 유치할 경우 동부권의 공공의료 거점으로서 체계적인 대규모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의료수요가 수치로 증명되는 남양주시에 공공의료원이 들어서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성·접근성·수요성 다 갖춘 남양주가 최적=남양주시는 경제성, 접근성, 의료 수요성 등을 전략으로 내세우며 적극적인 공공의료원 유치 비상 작전에 돌입했다.
시는 시 소유의 땅(시유지)을 의료시설 부지로 무상임대해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우수한 경제성과 개발 용이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치 후보지인 호평동 백봉지구 종합의료시설 부지(호평동 731번지)는 3만3803㎡(1만 평) 규모로서 현재 운영 중인 경기도의료원 6곳 중 면적이 가장 넓다. 또, 백봉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의료시설 중 병원(종합병원) 및 부대사업 용도로 사용 가능하며, 최고 15층 규모의 의료시설을 건축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해당 부지는 시유지로, 공공의료원 유치 시 토지 무상사용이 가능해 병원 신설에 따른 토지 매입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공공의료원이 들어설 경우 투입예산 대비 수혜 도민이 많은 데다, 인접 지역으로 의료확충 효과 또한 기대된다.
아울러 수요자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접근성이다. 남양주시는 각종 교통망으로 연결된 잠재적 의료수요가 1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양주시 중앙에 위치한 백봉지구는 수석호평도시고속도로(동호평IC), 경춘선(평내호평역),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양평~남양주~포천) 등 주요교통망과 연계돼 입지적으로 유리하다. 또, 오는 2030년 개통 예정인 GTX-B 노선(평내호평역)과 23개의 버스노선이 지나는 대중교통의 거점으로서 공공의료원 건립에 필수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끝으로 남양주시는 의료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공공의료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의료인력 수급이 가능한 지역이다.
시는 현재 왕숙신도시 1·2지구, 양정역세권 복합단지, 진접2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26만여 명이 입주 예정이며,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의료 수요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의료인 공급도 수월할 전망이다.
특히 공공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을 위해서는 고질적인 인력 수급 및 경제성 부족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만큼, 이러한 측면에서 남양주시가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 시민 서명운동 등 유치 ‘총력전’=남양주시는 지난해 9월 백봉지구 경기도의료원 유치를 위한 전담반(TF) 운영을 시작했다. 부시장을 필두로 구성된 TF팀은 총괄(유치전략), 유치기반, 행정지원 등 3개 팀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유치전략 확정, 범시민 서명운동 및 홍보 기획·관리 등의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시는 공공의료원 유치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 동북부권역 의료여건을 분석하고 수요예측 등을 통해 공공의료원 유치를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3기 신도시 개발에 따라 급격한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공공의료원의 남양주 유치가 가장 적합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시는 보다 여론 확산을 위해 이달부터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해 전방위적인 공공의료원 유치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시장을 비롯해 주민 단체, 국회의원 당선인, 시·도의원 등 5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7일 평내호평역 광장에서 발대식을 갖고, 온·오프라인 ‘범시민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호평동에 거주하는 김인수(77·호평동) 씨는 “서명운동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나와 서명부에 이름을 적었다”며 “나이가 있다 보니 집 가까운 곳에 병원이 꼭 생겼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남양주시는 3기 신도시 등 잇따른 택지개발로 도시가 확장함에 따라 병상 수요의 공공적인 측면이 충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발대식에 참석한 민은정(33·호평동) 씨는 “부모님이 편찮으실 때마다 다른 지역으로 병원을 찾아 헤매면서 서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공공의료원 유치에 성공해 남양주시의 의료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7일부터 실시 중인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이 벌써 시민 15만 명 이상(29일 기준)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공공의료에 대한 열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우리시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면적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곧 100만 명에 다다를 예정”이라며 “경기도가 발표한 종합병원 규모의 혁신형 공공의료원을 남양주에 유치하는 것은 경기 동부 도민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이어 “특히 공공의료원은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인구감소로 외면하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를 뒷받침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의료불균형 해소를 위해 남양주 유치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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