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 80억에 구매한 92년생…알고보니 ‘풀대출’?

15.4억원 상당 근저당권…약 14억원 대출
70억원 가량 현금 매수 추정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매경DB)

최근 젊은 고액자산가들이 초고가 아파트를 연이어 매입해 화제가 된 가운데,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80억원에 사들여 화제가 된 1992년생 A씨가 집값 전액을 대출로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2년생 A씨(32)는 지난 4월 19일 압구정현대 전용 면적 196㎡의 잔금을 치르며 15억4000만원 상당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계약을 제1금융권 시중은행과 체결했다. 통상 시중은행은 대출액의 110~130% 수준을 근저당으로 설정한다. 이를 고려하면 A씨는 약 14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A씨는 이를 제외한 나머지 66억원을 자체 보유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돈은 부친 회사인 B사 주식을 맡기고 연 4.95% 금리로 빌린 것으로 밝혀졌다. A씨 부친은 배터리 등을 제조하는 코스피 상장회사 B사 대표다. A씨는 2022년 300억원 상당 B사 주식을 증여받았다. 당시 A씨는 최대 50%에 달하는 증여세를 내기 위해 해당 주식을 담보로 연부연납을 신청하기도 했다.

A씨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14억원은 40년 만기에 4% 이율로 원리금 균등 상환한다는 조건을 적용할 경우 한 달에 약 585만원을 갚아야 한다. 원리금 상환에 들어가는 돈은 연 7020만원이다. 또 주식담보대출 66억원에 대한 이자 상환액은 연 3억2670만원이다. 두 대출에 대해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을 합하면 총 3억9690만원 규모가 된다. 원리금 상환으로만 연간 4억원가량을 써야 하는 셈이다.

대출은 원리금 상환 액수가 연 소득 40% 이내일 경우에 가능하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A씨 연간 소득이 10억원은 돼야 한다. 이는 A씨가 보유한 B사 주식 배당률이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최근 1년간 받은 중간·결산 배당금은 15억원에 달한다.

A씨가 사들인 압구정현대는 압구정 제3구역 재건축 사업지에 포함된다. 지난해 말 희림건축 컨소시엄을 설계를 맡아 기존 3964가구의 기존 아파트를 허물고 5800가구를 새로 지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