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이 독 됐다, '개통령' 강형욱은 돌아올 수 있을까

김종성 2024. 5.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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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갑질 논란' 등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전망... '개훌륭'도 표류 중

[김종성 기자]

'개통령'은 돌아올 수 있을까. 

24일, 강형욱 훈련사가 '갑질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기업 정보 서비스 '잡플래닛'에 그가 대표로 있는 '보듬컴퍼니'에 대한 폭로 글이 화제가 된 지 1주일 만이다. 강형욱은 CCTV 감시 논란, 명절 선물 배변 봉투 논란, 레오 방치 논란, 보호자 험담 논란, 폭언 의혹 등을 반박했다. 그 사이 KBS2 '개는 훌륭하다'는 2주 연속 결방됐다. 재개 여부는 미정이다. 

'갑질 논란' 이후 강형욱은 장고를 거듭했다. 22일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으나 당일은 무슨 까닭인지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의혹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었다. 24일, 마침내 강형욱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을 통해 해명 영상을 공개했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55분짜리 영상 속 강형욱은 평소와 달리 핼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
ⓒ 유튜브 캡쳐
 
CCTV 직원 감시 논란 

"감시 용도가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있고 물품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언제든 누구든 들어올 수 있고, 저희 개들도, 훈련사님들의 개도 와있어서 CCTV는 꼭 있어야 했다. 일하는 중에 CCTV를 달아서 직원들이 '우리를 감시하는 사용이냐'라고 따진 것이다."

강형욱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세세히 반박했다. '성실한' 해명에 여론은 반전되는 듯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참전하면서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우선, CCTV로 직원들을 감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감시 용도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직장 내 괴롬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직원들의 무료 변론을 맡은 박훈 변호사는 "불법행위"라고 못박았다. 

박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업무공간의 CCTV 설치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의 개인정보 수집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업무 공간의 CCTV 설치는 개별 직원의 동의를 거쳐야 하며 직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철거해"야 한다며 "보안의 필요성이 높지 않은 업무 공간에 설치되는 CCTV는 개인의 인격을 말살"하는 "극악한 불법행위"라고 설명했다. 

반려견 레오 방치 의혹

"레오가 숨 쉴 때마다 소변이 조금씩 나오고 조금 움직여도 대변이 그냥 나올 정도로 치료할 수 없었고, 나이도 많았다. 회사에서 돌보기로 하고 아침마다 물로 닦아줬는데, 일어서질 못하니 수의사와 몇 개월에 걸쳐 안락사를 논의하다 날짜를 정해 수의사에게 부탁했다. 보듬오남캠퍼스 2층 사무실에서 레오 안락사를 했고, 직원들도 레오와 마지막 인사를 함께 했다."

반려견 레오 방치 의혹의 경우에는 강형욱의 해명대로 '방치'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보듬오남캠퍼스 2층 사무실에서 레오 안락사를 했"다는 부분이 논란이 됐다. 일부 수의사들이 2020년 9월 제정된 동물병원 방문 진료 관련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출장 안락사는 불법'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대한수의사회는 '원칙적으로 동물의 진료는 동물병원 내에서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관건은 강형욱에게 안락사를 요청받은 수의사가 마약류를 동물병원 밖으로 가져 나가는 과정에서 약물 반출과 사용을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제대로 보고했는지 여부이다. 만약 안락사 과정에서 수의사의 마약류 취급 위반 소지가 확인되면 식약처는 해당 수의사에 대해 경고나 업무정지 처분을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사실관계를 확인히면 되니 오히려 간단한 문제이다. 

직원 메신저 감시 논란

"6~7개월 됐던 저희 아들에 대한 조롱을 보고 눈이 뒤집혔었다. '슈돌'에 출연한 것을 보고 '아들을 앞세워 돈을 번다'고 했고, (직원들의 메신저를 보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멈추지 못했다." 

어쩌면 가장 민감한 사안 아닐까. 강형욱은 보듬컴퍼니의 사내 메신저로 '네이버웍스'를 사용하던 중 유료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관리자 페이지가 생성됐고, "이를 통해 직원들끼리 나누는 대화가 실시간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물론 강형욱과 아내 수잔씨는 "직원들이 남혐 단어를 쓰고 아들 조롱에 눈이 뒤집혀 6개월치를 밤새 봤"다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했다. 

업무상 목적이 아닌 사적인 이유로 직원들 대화를 열람했음을 인정한 셈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의혹을 제기한 보듬컴퍼니 전 직원들은 "남성 직원이 남혐 단어를 써 동조했을 뿐이고, 강 대표는 미워했어도 아들은 미워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업무용 메신저 기능이 포함된 협업 프로그램에 대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밖에도 명절 선물 배변 봉투 논란, 직원 화장실 통제 논란, 막말 및 욕설 논란, 임금 체불 논란 등도 말끔히 해소되지 못하고 진행 중이다. 강형욱은 "훈련사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좋은 대표가 아니"었다고 고백했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있다. '갑질 논란',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중의 반응도 옹호와 비판으로 극명히 나뉘고 있다. 강형욱의 복귀가 불투명해면서 '개는 훌륭하다' 역시 표류하게 됐다. KBS 측은 "시청자들의 민심을 세심하게 살핀 뒤 방송재개를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당분간 '개는 훌륭하다'가 시청자 곁으로 돌아오기는 힘들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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