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칼럼]난기류 항공사고, 기후위기로 잦아진다
지난주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심각한 난기류를 만나 승객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상처를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교적 흔하지 않은 사건이지만 무엇이 비행에 그렇게 심각한 혼란을 유발했는지, 기후 변화가 항공 비행 중 난기류의 빈도, 강도를 악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일었다. 지금까지는 난기류가 그다지 치명적이지 않은 기내 사고의 원인으로 꼽혀왔다.
대부분의 항공기는 어느 시점에서 난기류에 직면한다. 공항 근처의 강한 바람으로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난기류가 발생한다.
항공에 큰 영향을 주는 난기류는 주로 세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첫째, 갑작스럽게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가 변하면서 난류가 발생할 때다. 이를 급변풍(윈드시어)이라고 한다. 항공 비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제트기류 인근에서 발견된다. 둘째, 폭풍 등 악천후로 발생하는 대류 난류가 일어날 때다. 셋째는 산악파(기류가 산을 넘을 때 일어나는 공기 파동)다. 모든 공기가 산 위를 부드럽게 지나가는 것은 아닌데 일부 공기 덩어리는 산 위로 올라가며 산의 기류를 형성한다. 이는 항공기의 안전 비행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상 현상과는 무관하게 예고 없이 발생하는 모든 난류는 청천난류라고 일컫는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1979년과 2020년 사이 청천난류가 현저하게 증가한 게 확인됐다. 예컨대 특히 지구의 중력보다 강력한 청천난류는 북대서양에서 약 55% 더 많이 발생했다.
기후 변화는 난류를 일으키는 제트 기류를 강화하기 때문에 앞으로 난기류의 잦은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증가하는 탄소 배출량으로 따뜻한 공기가 풍속을 변화시키고 있다.
폭풍과 관련된 난류는 레이더 시스템으로 감지하고 피할 수 있지만 맑은 공기 난류는 식별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조종석 계기에 표시되지 않고 유일한 경고는 이미 비행기가 이륙했을 때 나타난다.
이러한 난기류의 예측할 수 없는 특성은 항공사에 운영상 어려움을 안겨준다. 승객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조종사는 고도를 변경하거나 의도한 경로에서 벗어나는 예측하지 못한 거친 부분들을 탐색해야 한다. 이는 연료 사용량을 증가시켜 운영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심한 난기류로 인해 항공기 손상, 비행 회항 및 지연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 모두 또한 비용 문제로 이어진다.
난기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비행 계획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기존의 기술들은 기상 예측과 조종사 보고서에 의존하는데 이는 유용한 정보원이지만 난기류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어 적시성과 정확성 면에서 부족한 편이다. GOES-16과 같은 차세대 위성은 더 높은 공간 해상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난류 예측을 향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는 항공기가 짧은 시간 규모에서 난류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상학자들은 광범위한 난기류 영역을 예측할 수 있지만 국지적인 맑은 공기 난기류를 예측할 수 없어 조종사들에게 골칫거리를 안겨주고 있다고 말한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4개의 주요 제트스트림 시스템을 피하는 것이 맑은 공기 난기류와 마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한 한 가지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상업용 항공사와 조종사들은 비행시간을 줄이고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제트스트림 시스템을 이용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항공 산업은 다른 기후 변화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난기류만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기온이 뜨거워지면 비행기가 이륙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고, 더 많은 승객이 지상에 남아 대기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항공 여행에 대한 수요는 증가했다. 2023년 전 세계 비행기 승객 수는 2022년 대비 36.9% 늘었다. 2019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의 94.1% 수준이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전년 대비 25.3% 증가해 2019년 12월의 97.5%까지 회복했다.
항공 여행이 회복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후 변화가 항공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새롭고 더 나은 작업 프로세스가 고안돼야 한다.
기온 상승과 이에 따른 대기 환경 변화는 심각한 난기류의 사례를 더 자주 발생시킬 수 있다. 더 격동의 시기로 접어들면서 항공사들은 기후 변화가 승객들과 비행기들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동안 승객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안전벨트를 매고 침착하는 것이다.
카비타 야를라가다 작가
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Singapore Airlines turbulence: how climate change has hit flight safety’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범죄증거 있으니 당장 연락바람"…대구 기초의원들 딥페이크 협박피해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