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시장들이 덴마크의 '아마게르 바케'를 방문한 까닭은
독특한 외관·지붕 경사로 스키장 갖춘 코펜하겐 관광명소
아마게르섬은 반도와 크고 작은 섬들로 이뤄진 덴마크에서도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곳이다. 세련된 건축물과 다양한 수상스포츠, 아름다운 해변을 갖추고 있어 유럽에서도 대표적인 휴양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수도 코펜하겐은 이 섬의 북쪽과 셸란섬에 걸쳐 있다.
지난 26일부터 유럽을 방문 중인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소속 시장들은 29일(현지시간) 아마게르섬 북쪽에 위치한 '아마게르 바케(Amager Bakke)'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는 협의회 회장인 이상일 용인시장, 이동환 고양시장, 신상진 성남시장, 주광덕 남양주시장, 김병수 김포시장이 참여하고 있다.
아마게르 바케는 친환경 자원회수시설의 대명사로 불리는 쓰레기 소각장이다. 2017년 완공된 이 시설은 코펜하겐과 주변 4개 도시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하루 1200t가량 처리하고 있다. 연간 처리 규모는 60만t에 달한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것과 달리 아마게르 바케는 수도 코펜하겐의 명물로 인식되고 있다. 코펜하겐 관광의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실제로 덴마크 왕실의 아밀리엔보르 궁전은 이 시설과 불과 2㎞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458가구 규모의 주택단지도 200m 거리에 들어서 있다.
소각장 옆에는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있다. 이 발전소에서는 연간 285G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전기는 코펜하겐의 9만5000가구에 공급된다.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은 코펜하겐과 주변 4개 도시의 8만7000 가구에 지역난방도 제공한다.
이 시설은 친환경 소각과 자원회수 시설은 물론 '지붕 위 스키장'으로 더욱 유명하다. 소각장 측은 소각 설비의 경사 지붕에 착안해 2019년 10월 스키장을 만들었다. 스키 슬로프와 함께 공원, 산책로, 등산로, 전망대, 인공 암벽 등반장도 조성했다.
시장단 일행의 안내를 맡은 아마게르 바케의 이다 닐슨 씨는 "쓰레기는 매립보다 소각이 오염을 줄일 수도 있고 에너지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 처리방안"이라며 "아마게르 바케는 유해 물질 배출이 없는 첨단 소각기술로 쓰레기를 처리하기 때문에 쓰레기 소각과 필터링 과정을 모두 거친 뒤 굴뚝에서 나오는 수증기는 바깥의 공기 질보다 좋은 것으로 검증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이 랜드마크 건물로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인근 공동주택 단지의 집값도 올랐다는 후문이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아마게르 바케나 오스트리아 수도 빈 중심부의 관광지가 된 쓰레기 소각장 슈피텔라우나는 첨단기술로 쓰레기를 완벽하게 소각할 뿐 아니라 독특한 외관과 스포츠 시설을 갖추면서 혐오시설이 아닌 도시의 랜드마크가 됐다"면서 "두 곳이 한국 지방자치단체에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소각장이 완벽한 소각능력을 갖추는 동시에 다른 좋은 기능도 갖도록 설계된다면 한국에서도 소각장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단은 아마게르 바케 방문에 앞서 덴마크의 녹색전환을 실행하는 비영리단체 스테이트 오브 그린을 방문해 친환경 정책을 견학했다. 스테이트 오브 그린은 덴마크 정부에 의해 2008년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600개 이상의 덴마크 기업, 정부기관 및 학술기관과 전문가·연구원 등이 참여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기관이다.
이 기관의 그리 클리모세 홀름 시니어 프로젝트 매니저는 "덴마크는 1970년대 석유위기 때부터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노력을 전개해 왔다"며 "그 결과 코펜하겐의 공기오염은 1970년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코펜하겐 항구의 바다 오염도 개선돼 지금은 시민들이 항구 주변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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