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1st] "포메이션은 의미없다" 이틀 만에 김두현이 전북에 이식한 '하이브리드 전술'

김희준 기자 2024. 5. 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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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이션은 의미없다"는 김두현 전북현대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29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를 치른 전북이 강원FC에 1-2로 패했다.

그 말을 입증하려는 듯 이날 전북은 정의내리기 힘든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첫 경기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 김 감독이 이끌어갈 전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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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 전북현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춘천] 김희준 기자= "포메이션은 의미없다"는 김두현 전북현대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29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를 치른 전북이 강원FC에 1-2로 패했다.


이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강원도 춘천 소재 호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전북에 구현할 축구를 '시간, 공간, 포지셔닝, 밸런스'라는 키워드로 설명하며 "포메이션은 의미없다. 어떻게 포지셔닝을 잘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정된 역할보다 상황에 맞는 위치선정이 전북에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


김두현 전북현대 감독. 전북현대 제공

그 말을 입증하려는 듯 이날 전북은 정의내리기 힘든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5-4-1이나 3-4-3, 4-4-2처럼 경기 중 구현된 전형만 여러 개였다.


각 선수가 담당한 위치는 그에 비하면 명확했다. 티아고가 최전방을, 전병관이 왼쪽 공격을 책임졌다. 안현범은 오른쪽에서 공격 시에는 전방까지 올라가고, 수비 시에는 최후방까지 내려가며 분주히 움직였다. 이수빈과 보아텡은 주로 중원에 위치했고, 그들과 함께한 이영재는 수비 시에 오른쪽에 머물며 상대 측면을 제어했다. 박진섭은 수비 시에 스리백의 일원이 됐다가 공격 시에 반칸 올라서 빌드업의 중추가 됐다. 김진수는 수비 시에 레프트백, 공격 시에 왼쪽 스토퍼를 담당했다. 이재익과 정태욱은 센터백이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포메이션을 다르게 운용했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포메이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수비 시에도 전병관이 왼쪽 높은 지역에 머물거나, 박진섭이 미드필더와 수비를 계속 오간 것 등 한 포지션으로 정의내리기 힘든 선수가 많았다.


이 때문에 경기 초반에는 선수들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선수들은 포메이션상 역할과 포지셔닝 사이에서 혼선을 빚는 듯 보였고, 전반 4분에는 강원에 지나치게 넓은 사이공간을 내줘 양민혁에게 선제골을 헌납하기도 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은 포지셔닝에 기반한 축구를 펼쳤다. 상황에 맞는 위치를 전북 선수들이 강원 선수들보다 먼저 선점함에 따라 공격 전개에서 짧은 패스가 유려하게 연결되며 강원을 위협했다. 이영재의 동점골은 비교적 개인 기량이 빛난 편이었으나, 이 과정에서도 김진수가 단순히 수비 진영에 머무르지 않고 중앙을 선점해 공을 끌고 들어가는 특유의 플레이를 펼친 게 주효했다.


김두현 전북현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쉽게도 김 감독이 용병술로 전술에 변화를 주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후반 17분 전병관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전북이 경기를 주도하기 힘들어졌다. 스트라이커 티아고와 미드필더 보아텡을 빼고 스피드가 있는 박주영과 센터백 구자룡을 넣은 건 최선의 선택이었다.


전북은 후반 33분 야고에게 실점을 허용해 1-2로 패했다. 김 감독은 문선민과 한교원, 정우재를 잇달아 넣어 역습에 무게를 실었지만, 결국 데뷔전에서 승점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김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 색만큼은 확실히 드러났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선수들에게 얘기했던 부분이 나와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며 "원하는 플레이가 나와 만족한 쪽에 가까웠다"고 자평했다. 첫 경기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 김 감독이 이끌어갈 전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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