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도 본전’ 욕만 먹었던 박용우·정우영, 명예회복 할까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서 나란히 대표팀 복귀
아시안컵서 실수로 비난 받았던 박용우, 소속팀 ACL 우승 견인
벤투호 황태자였던 정우영은 1년 3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

잠시 대표팀을 떠났던 박용우(알 아인)와 정우영(알 칼리즈)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명예회복을 노린다.

박용우와 정우영은 지난 27일 발표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 원정(6월 6일)과 중국과 홈경기(6월 11일)에 나설 23명의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전문 포지션이다. 현대 축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요구하는 역할은 많다.

우선 앞 선에서 포백 라인을 보호해야 하고, 수준급 볼키핑 능력에 패싱력도 요구된다. 또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체력은 물론 빌드업 능력도 갖춰야 한다.

요구되는 능력은 많은데 잘해도 좀처럼 티가 나지 않는다. 반대로 잦은 실수가 나올 경우 팀에 큰 위기를 안기기 때문에 부진한 경기력이 크게 부각돼 많은 비난을 한 몸에 받기도 한다.

올 초 열린 아시안컵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던 선수 가운데 한 명은 박용우였다.

박용우는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했고, 또 다시 요르단과 대회 4강전에서는 치명적인 패스미스로 선제골이 빌미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그의 패스미스가 화근이 되면서 한국은 0-2로 충격패를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 중용을 받았던 박용우는 결국 황선홍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3월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그 뒤로 박용우는 한층 더 성장했다. 소속팀 알 아인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그는 최근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서 팀 우승을 견인했다.

ACL 맹활약으로 박용우는 다시 대표팀에 재승선했고, 6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었다.

베테랑 정우영도 1년 3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A매치 72경기에 나선 정우영은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 속에 2019 아시안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표팀 중원을 책임졌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에게 외면 받으며 태극마크와 멀어졌고, 결국 지난해 3월 소집을 끝으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정우영 역시 벤투 감독 체제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범하며 많은 비난을 받았던 선수 중 한 명이지만 클린스만호에서 대체자 역할을 했던 박용우의 부진으로 팬들 사이에서 재평가가 이뤄지기도 했다.

34세의 늦은 나이에 다시 부름을 받은 정우영은 이제 대표팀 최고 맏형으로 중원 안정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