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10년물 4.6% 돌파…엔비디아 빼고 줄줄이 하락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2024. 5. 3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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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뉴욕 주식시장이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 상승과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깊은 조정을 받았다. AI 기술 개발 수요로 인해 엔비디아가 나흘째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지만, 나스닥은 전날의 기록을 유지하지 못했다.

현지시간 29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09포인트, 0.74% 내린 5,266.95, 나스닥은 99.3포인트, 0.58% 하락한 1만 6,920.58에 그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주가 급락 여파에 하루 전보다 411.32포인트, 1.06% 빠진 3만 8,441.54로 장을 마감했다.

● 핵심 인플레 지표 경계감…유럽 지표에 화들짝

오는 31일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를 기다리고 있는 시장은 유럽에서 먼저 공개한 인플레이션 지표 악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연방통계청(Destatis)는 이날 5월 소비자물가지수(HCPI)는 전년대비 2.8% 상승해 예상치를 0.1% 포인트 웃돌았다. 지난 3월 발표한 같은 지표와 비교해 0.4% 포인트 웃돈 지표다. 에너지 가격과 식품 가격이 둔화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서비스 등 근원 물가 상승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여파로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7.4bp 오른 4.616%까지 뛰었고, 2년물 국채는 1.8bp 상승한 4.975%를 기록했다. 장중에 미 재무부가 진행한 국채 입찰도 시장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약 440억 달러 상당의 7년물 미 국채는 응찰률 2.43, 낙찰금리 4.650%로 다소 부진했다. 통상 시장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구간인 7년물인데다 일본, 유럽 투자자의 경우 환 헤지를 한 이후 낮은 수익률로 인해 간접 투자에 참여할 유인이 떨어지는 현상이 이날도 나타났다.

연준의 통화정책결정을 앞두고 공개하는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도 당분간 통화 완화를 기대할 만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4월 초 이후 대부분의 지역에서 '약간 또는 완만한 속도'로 경기가 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사 대상 12개 지역은행 가운데 10곳에서 이러한 경기 확장이 나타났고, 8곳은 일자리 증가 속도가 다소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미국 일자리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게 되면 이달 초 고용보고서와 같은 일자리 수 감소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연준은 "단기적으로 완만하게 계속될 것"이라며 고착화된 현재 물가 상승이 전역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미니애폴리스 등에서는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소비 금액을 줄이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준 인사들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이처럼 견고한 흐름을 이어감에 따라 통화 긴축을 당분간 유지할 뜻을 여러 경로로 시장에 전달하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는 전날 런던에서 열린 행사 중 "누군도 금리인상을 테이블에서 치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잠재적인 금리인상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 역시 지난주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기대한다'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를 약화시켰다.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집계한 페드워치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선물시장의 예상 시점은 오는 11월로 연내 1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매파적인 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FOMC의사록 내에서 현재의 통화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 뒤 금리인상에 대비하는 트레이더들도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 세일즈포스, 실적 실망에 급락..성수기에 전망 미 항공사

전세계 고객관계관리(CRM) 최대 기업인 세일즈포스는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베이스 관리 수요 약화 우려로 이날 시간외에서 17% 급락 중이다. 세일즈포스가 공개한 2025회계연도 1분기 매출액은 91억 3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인 91억 7천만 달러를 밑돌았다. 구독 등 핵심 상품 매출은 강세를 보였지만 주요 제품군 가운데 전문 서비스 매출이 5억 4,800만 달러로 전년대비 9% 줄었고, 시장 전망치인 5억 7,290만 달러를 밑돌았다.

올해 연간 수익 전망치는 매출 377억~380억 달러를 제시했는데 이 역시 월가 기대치인 380억 8천만 달러보다 낮았다. 또한 조정주당순익은 9.86~9.94달러로 높였지만 기대치인 9.76달러를 소폭 웃도는데 그쳤다. 세일즈포스는 올해들어 3%대 상승을 보여 S&P500 지수 상승률을 밑돌고 있다. 세일즈포스와 함께 미 다우지수 비중이 큰 유나이티드헬스도 이날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로 3%대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미 항공사 중 3위 업체인 아메리칸에어라인은 메모리얼데이 이후 여행 성수기임에도 실적 전망치를 내려 13% 급락했다. 미국 공항 검색대 통과 기록 여행객수는 지난 24일 하루 295만 건으로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이런 여행 수요에도 아메리칸 항공은 2분기 매출 전망치를 전년대비 6%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3% 감소보다 낮을 뿐 아니라 핵심 지표인 가용좌석당 수익 TRASM 역시 마이너스 5~6%로 종전 1~2% 감소보다 낮게 전망했다.

로버트 아이솜 아메리칸항공 최고경영자는 이날 번스타인 주최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2분기 스스로 함정을 팠고, 만회하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고 털어놨다. 아메리칸항공은 최고상업책임자인 바수 라자도 자체 플랫폼 예약 등 전략 실패에 따른 책임을 물어 해고했다. 이에 대해 레이몬드 제임스는 "레저 여행객을 위해 선벨트, 플로리다에 집중하는 바람에 수익성 좋은 출장객 수요를 희생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바클레이스는 투자의견을 매도로 변경했고, 제프리스도 "전략 수행에 너무 오래 걸린다"며 매수에서 동일비중으로 등급을 낮췄다.

그밖에 개별 종목 가운데 아베크롬비가 1분기 주당순익 2.14달러, 올해 매출 전망치를 10%로 상향하는 등 깜짝 실적에 하루 24.3% 급등했다. 아베크롬비는 지난해 연간 285%, 올들어 110% 상승한 상태다. 딕스스포팅굿즈 역시 호실적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매수 의견 상향에 15.9% 뛰었고, 폐질환 치료제 임상에 성공한 인스메드는 전날 폭등에 이어 이날도 11.42% 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이번 주말 OPEC+ 회의에 대한 경계감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기준 전날보다 1.03% 내린 배럴당 79.01달러, 국제 금값은 금리인하 기대 약화로 0.85% 내린 트라이온스당 2,336.4달러에 그쳤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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