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업튀' 허형규 "임솔에 집착 서사? 김영수에겐 필요 無" [엑's 인터뷰①]

이창규 기자 2024. 5.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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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선재 업고 튀어' 허형규가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감을 전하며 어떻게 작품을 준비했는지 이야기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엑스포츠뉴스 사옥에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허형규와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 허형규는 극중 수상한 택시기사 김영수 역을 맡았다.

3.1%의 시청률로 출발한 '선재 업고 튀어'는 줄곧 3~4%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다 종영을 하루 앞둔 15회에서 5.3%를 기록한데 이어 최종회에서 5.8%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에 대해 허형규는 "일단 잘 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우주의 기운이 도와주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가 너무 잘 되다보니까 악역인 저조차도 미움을 받았음에도, 배우로서는 칭찬과 격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저에게 기회를 주셨던 제작사 대표님과 두 감독님, 그리고 작가님이 김영수라는 캐릭터를 만들어주시고 아이디어를 주셔서 분에 넘치는 상황을 맞이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떻게 작품에 합류하게 됐을까. 허형규는 "제작사 대표님께서 저를 감독님께 추천을 하셨다고 하더라. 영수 역할에 6~7명 정도가 리스트에 있었는데, 배우들의 전작 영상들을 다 보셨다고 들었다"면서 "저의 경우는 전작이었던 '안나'의 한 부분을 보시고 '여기서 좀 더 발전시키면 우리가 원하는 영수가 나올 거 같다'고 하셨다더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래서 제게 '대본이 나온 것까진 다 줄테니 캐릭터 분석을 다시 해서 만났으면 좋겠다. 우리도 허형규라는 배우가 영수를 맡았을 때 어떤 그림이 나올지 연구해서 올테니 일주일 뒤에 만나자'고 하셨다"며 "이후에 뵈었더니 제가 준비한 영수가 감독님이 원하신 것과 비슷한 결의 느낌이었나보더라. 그렇게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내내 훈훈함이 묻어나는 미소가 인상적이던 허형규의 모습에서 김영수를 찾기는 어려웠다. 그는 어떻게 메인 빌런 김영수를 그려내려 했을까. 그는 "처음에 미팅을 하기 전에 연락을 받았을 때 영수가 연쇄살인마고, 싸이코패스이며 이 극의 메인빌런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만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보통은 초면인 사람들을 만날 때 눈웃음을 지으면서 인사를 드리는데, 영수는 평소 제 성격이랑 하나도 안 맞더라. 컨셉을 어떻게 맞춰야할지 고민하다가 처음에 감독님께 인사드릴 때 무표정하게 했고,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역할은 하고 싶지 않고, 택시운전사라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씀을 드렸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가 연기하면서 언젠가 한 번쯤 해보고 싶고 시도해보고 싶은 역할이 악역 중의 악역이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많이 욕심이 난다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한 번도 안 웃고 말씀을 드리니까 섬뜩함을 느끼셨다고 하더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와 함께 "제가 눈떨림 연기를 많이 하지 않았나. 이걸 두 번째 미팅 때 보여드렸다. 너무나 하고 싶은 류의 캐릭터였고, 언젠가 이런 캐릭터를 한다면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 고민한 것 중에 하나가 눈떨림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거였다"면서 눈떨림 연기가 섬뜩함을 어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형규는 "막상 그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할까 꽤나 고민했다. 팔을 긁거나 손톱 물어뜯거나 할퀴거나 하는 것들은 너무 이미 나왔던 것들이니까. 외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신경을 건드려보자 하고 접근했다. 계속해서 어떻게 떨어볼까 시도를 했었는데, 연습하다보니 되더라. 언젠간 써먹어야지 싶었는데 이번에 잘 쓴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한쪽 눈만 찡그려야 했던 만큼 후유증도 있었을 법 했는데, 허형규는 "농담삼아서 감독님께 산재 처리 안 되냐고 했었다. (웃음) 보통 웃으면 양 쪽이 똑같이 눈웃음이 지어져야 하는데, 왼쪽이 더 눈웃음이 지어지게 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말씀을 드렸더니 감독님께선 '기분 탓이겠지' 하시더라. 촬영도 끝났으니 반대 쪽으로도 웃다보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본에 나와있지 않던 김영수의 전사는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고. 그는 "인터뷰를 하면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건데, 김영수는 그냥 악한 놈이고, 정신세계가 고장이 나서 썩어문드러진 놈이다. 그래서 이 친구가 왜 이렇게 집착하는지는 서사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형규는 "그 서사를 주기 시작하면 이유가 생기고 당위성이 생기지 않나. 그래서 처음부터 나쁜 놈으로 설정했다. 태성(송건희)이 아버지가 악마같은 놈이라고 하니까 태성이가 '악마라는 말도 아깝다. 부적응자'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같은 생각"이라며 "부적응자도 과분한 단어고, 연쇄살인범이고 싸이코패스다. 이미 다른 피해자들이 있었을거고, 피해자들에게 무슨 서사가 있었기 때문에 악행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솔이에게 악행을 저지른 건 그냥 재수없게 걸린 것 뿐이고,. 선재는 단순히 그 과정을 방해했으니까 방해물을 치우기 위해서 그런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이를 죽이는 게 실패했으면 다른 사람으로 타깃을 돌리면 되지 않냐는 분들도 계셨다. 그런데 그런 나쁜놈들은 자기만의 세계에서 한 가지에 집착하면 완성시키지 못한 것을 더욱 완성시키려고 발악할 것 같다. 그래서 아마 집착하는 모습으로 벼이지 않았을까 싶다. 서사나 이유 같은 단어는 김영수에게 너무나 과분한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작품의 결말에 대해서는 너무나 만족스러웠다는 허형규는 "사실 대본을 봤을 때 김영수 파트 위주로 읽었는데, 당시에 전체 대본을 정독하지 않겠다고 했다. 각 회차의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구나 하고 영수의 행동에만 초점 맞추겠다고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솔이와 선재가 사랑하는 걸 보게 되면 제가 연기할 때 방해가 될 거 같았다. 배우 허형규로서의 감정이 있으니까, 영수의 악행만 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방송이 됐을 때 '이런 내용이구나' 하면서 봤다"며 "두 사람이 이쁘고 사랑스럽고 하면 제가 나와서 방해하니까 '내가 저렇게까지 했구나' 싶더라. (웃음) 그래서 16화 시작하자마자 저를 날리고 두 사람의 오해를 풀어주고 하는게 꽉 닫힌 해피엔딩이었다. 그래서 너무 만족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키이스트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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