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 정도로 최악이었나... 충격적 내용 다룬 영화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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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시사회에서 영화 <어프렌티스>의 알리 아바시 감독, 프로듀서 에이미 베어, 루이 티스네, 배우 마리아 바칼로바, 서배스천 스탠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인 <어프렌티스>는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
ⓒ 연합뉴스 |
이 서한에는 <어프렌티스> 제작진에게 미국 내 배급 계약을 추진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어프렌티스>에 대해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며 빛을 보아선 안 될" 영화이자 "DVD섹션에 들어갈 자격도 없어 폐업하는 가게에서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한다"는 등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란계 덴마크인 감독인 알리 아바시는 <어프렌티스>에서 1970~80년대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의 초창기 시절과 함께 영향력 있는 우익 변호사이자 정치 조언자였던 로이 콘과의 관계를 담아냈다. 영화에서 로이 콘은 젊은 트럼프에게 싸움에 임할 때는 "공격하고 반격하며 절대로 사과하지 말라"는 원칙을 가르친다.
<어프렌티스>는 지난 20일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제작진과 배우들이 레드 카펫을 밟은 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되며 11분간 기립박수를 받았지만 아직 미국에서는 배급과 개봉이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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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프렌티스>의 한 장면. 사진 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역의 서배스천 스탠. |
ⓒ Mongrel Media |
트럼프 캠프는 "노골적인 허위 주장"이라며 "오랜 기간 폭로된 거짓을 선정적으로 만들어 낸 허구"라고 반박했다. 트럼프의 주치의는 실제로 트럼프가 탈모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이 발기부전을 일으킬 수는 있다고 했지만 그의 발기부전이 알려진 적은 없다.
아울러 강간을 당했다는 주장은 나중에 이바나가 스스로 철회하기도 했으며 이후 이바나는 2022년 사망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 영화가 "미국 대선에 외국이 직접적으로 간섭"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 24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어프렌티스> 제작사에 보낸 서한에서 작가를 "트럼프 탈선 증후군"을 가진 사람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이란계 덴마크인 감독의 출신 배경이나 덴마크, 아일랜드, 캐나다 등 여러 나라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았음을 지적하고 있다. "외국인이 미국 연방 선거와 관련해 돈을 모금하거나 기부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대법원은 수정헌법 1조 언론의 자유 조항에 의거해 모든 영화가 보호받아야 한다고 단언하고 있다. <어프렌티스> 제작자들도 지난 24일, 영화가 "트럼프를 균형 있게 그려내고 있고 모든 이들이 보고 판단하기를 바란다"며 트럼프 캠프의 비난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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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현지시간) <어프렌티스>의 알리 아바시 감독이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알리 아바시 감독은 더 나아가 트럼프에게 비공개 상영을 해줄 용의가 있으며 영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알리 아바시에 따르면 이 영화는 트럼프 개인에 대한 영화가 아니며, 미국 내 보수와 진보 엘리트 사이의 당파적 분열이라는 개념도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왜 트럼프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묻는 질문에 아바시는 영화는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대답했다.
"파시즘의 거센 물결과 싸우는 은유적인 좋은 방법은 없다. 지저분한 방법만 있을 뿐이고 진부한 방법만 있을 뿐이다. 유일한 방법은 그 수준에서 그 조건으로 싸우는 것뿐이며 아름답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의 문제는 선한 사람들이 너무 오랫동안 조용히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영화를 관련성 있게 만들어야 할 때고 다시 정치적으로 만들어야 할 때다."
그런데 트럼프가 <어프렌티스>와 정면으로 맞서면 오히려 관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 법률전문가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스트라이샌드 효과'로 불리는데, 어떤 사안에 재갈을 물리고자 할 때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어프렌티스>가 미국에서 언제 개봉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미국의 배급사들도 이 영화의 판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 23일 <타임>은 알리 아바시 감독이 '9월 중순 개봉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향하기 직전에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감독의 바람대로 대선을 코앞에 두고 미국 극장가에서 트럼프의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또한 공격이 최선이라는 로이 콘의 가르침을 트럼프가 자신에 대한 영화에도 실천할지 천천히 기다려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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