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페냐 떠나보낸 문동주 “진짜 멋진 형, 고마웠어”

배영은 2024. 5. 3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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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함께 지내며 두터운 우정을 쌓은 한화 펠릭스 페냐(오른쪽)와 문동주. 페냐가 한국을 떠나게 되자 두 사람은 아쉬워하면서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멀리 떠난 친구에게,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문동주(21)는 지난 27일 특별한 친구와 아쉬운 작별을 했다. 2022년 6월부터 한화에 몸담았던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34)다. 한화는 올 시즌 3승 5패, 평균자책점 6.27로 부진했던 페냐를 이날 웨이버 공시한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사이에는 언어 문제로 인한 소통의 벽이 생기기 마련이다. 문동주는 그렇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외국인 선수들과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만큼 영어 실력을 키웠다. 그 덕에 페냐와 남다른 우정을 쌓았다. 문동주는 페냐를 “진짜 멋진 형”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페냐는 문동주에게 ‘형’처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시즌엔 “선발투수는 쉬는 날에도 준비를 잘해야 한다. 함께 운동하자”며 휴식일인 월요일에도 야구장으로 문동주를 불러내 캐치볼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함께했다. 문동주는 “프로 선수의 마인드와 선발투수의 루틴을 비롯해 배운 게 많다. 경험이 부족했던 내게 페냐가 많은 걸 알려줬다”고 했다.

특별한 일화도 있다. 문동주는 “나는 원래 말이 많은 편이다. 지난 시즌 창원에서 선발 등판한 날에도 더그아웃에서 말을 많이 한 적이 있다”며 “그때 페냐가 나를 부르더니 ‘선발로 나간 날에는 말을 줄이고 자신만의 세계에 집중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따끔하게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그 후 그렇게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페냐는 하루라도 빨리 운동을 재개하고 새 팀을 찾기 위해 28일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페냐와 이웃에 살던 문동주는 출국 전날 직접 얼굴을 보고 작별인사를 할 기회를 얻었다. 문동주의 어머니는 직접 시장에 가서 페냐의 딸 그레이스에게 선물할 한복을 맞춰 오는 정성도 보였다. 문동주는 “어머니가 준비해주신 한복도 선물하고, 서로의 유니폼도 교환했다. 페냐에게 ‘그동안 정말 고마웠고, 앞으로 많이 보고 싶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며 거듭 아쉬워했다.

한편 한화는 29일 페냐의 대체 선수로 하이메 바리아(28)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파나마 출신인 바리아는 메이저리그 통산 134경기(선발 62경기)에 나와 22승(32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한 오른손 투수다.

대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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