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銀 참전…보험에선 현대해상 ‘맞불’ [제4인뱅 흥행 돌풍]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4. 5. 2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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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을 낸 끝에 인뱅 모범으로 분류되는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제공)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은행은 각각 ‘KCD뱅크’와 ‘더존뱅크’에 투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들 컨소시엄은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그 밖에 현대해상이 참여키로 한 ‘유뱅크’, 중소기업연합 35곳이 출자를 확정한 ‘소소뱅크’까지 4파전이 벌어졌다.

금융위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기존 3개 인터넷은행이 운영된 지 6~7년 정도 시간이 지났다. 이들 성과를 보고 시사점을 잘 정리, 곧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왜 시중은행 참여 열기 뿜뿜?

‘선배’ 인뱅 순이익 날로 늘어

시중은행 참여가 늘어난 이유는 ‘선배(?)’ 인뱅 업체들이 빠른 시간 내 흑자전환을 하는 등 좋은 실적을 낸 덕분이다.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각각 1484억원, 11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364억원, 1019억원과 비교해 8.8%, 9.1% 증가한 수치다. 케이뱅크 역시 1분기 순이익이 507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104억원) 대비 387.5%나 증가한 수치다. ‘막내’ 토스뱅크 역시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흑자로 올해 첫 연간 흑자가 기대된다. 토스뱅크는 1분기 당기순이익 148억원을 기록한 만큼 예상 순익이 사상 최대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이처럼 3개 인뱅 모두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니 제4인뱅에 참여 안 할 이유가 없는 셈. 게다가 배당 수익은 물론 향후 매각 후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시중은행이 제4인뱅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투자 후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초반에는 주주로 참여한 카카오뱅크에 MAU(월간 이용자 수)에서 크게 밀렸지만 지금은 격차를 많이 좁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영향 덕분에 이번 제4인뱅 공모에서 관심을 갖는 시중은행이 많아졌다는 진단이다.

참여 은행 전략은?

우리銀 케이뱅크 투자 경험 되살려

우리은행은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추진 중인 ‘KCD은행(가칭)’에 지난 5월 14일 투자의향서(LOI)를 보내며 참여 의사를 밝혔다. KCD는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며 쌓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데이터를 활용해 소상공인 전문은행을 준비 중이다.

KCD 관계자는 “단골 비율, 객단가, 시간별 매출 분포 등 영업 실적을 실시간에 가깝게 파악해 영업 역량을 입체적으로 반영하는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지역 상인 등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들을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지원하는 금융 생태계 형성에 기여하는 것을 기대, 본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참여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또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케이뱅크 효과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6%를 들고 있는 인뱅 초창기 투자사다.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지금은 케이뱅크가 계속 흑자라 배당 수익도 쏠쏠하다. 여기에 더해 케이뱅크 상장이 성공하면 우리은행은 공모가에 따라 수천억원에 달하는 차액을 당기순이익으로 챙길 수도 있다. 실제 케이뱅크는 올해 혹은 내년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 참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이 준비 중인 ‘더존뱅크(가칭)’ 투자를 검토 중이다. 더존비즈온은 방대한 양의 기업 데이터와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 경쟁력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영역에서 포용금융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더존뱅크 컨소시엄 구성 초기부터 시중은행 참여를 구체적으로 의논했다”며 “현재 시중은행 외에 대기업, 정책기관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과거 인뱅 주주로 참여한 적이 없다. 그런데 여타 시중은행 투자 성공 사례를 보면서 자극받았을 것이라는 평이다.

신한은행 측은 “현재 아주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참여 확정이 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실험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도 ‘응수’

현대해상 유뱅크와 맞손

대형 보험사 참전도 눈길 끈다.

현대해상은 핀테크 기업인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트래블월렛 등이 참여하는 유뱅크 초기 주주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소상공인을 포함해 고령층, 외국인 등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포용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현대해상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진출 전략의 일환”이라며 참여 배경을 밝혔다.

손해보험 산업은 저출생,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업계 내 경쟁 격화, 거시적 불확실성 증대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인식. 현대해상 측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소매 금융업 중심으로 다각화 기회를 검토한 결과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장 진입 매력도가 높은 산업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유뱅크 컨소시엄이 인뱅 인가를 받으면 ICT 주주사가 가진 혁신 기술을 적극 활용, 세상에 없던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청사진이다.

소소뱅크 소상공인 차별화

소상공인·소기업 단체 35곳 참여

소소뱅크 컨소시엄은 이번이 ‘재수’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소기업이 주인이 되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국의 각 업종별 소상공인·소기업 단체 등 35개가 모여 조직됐다. 최근에는 금융, 보안, 문화 플랫폼, ERP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11개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추가 참여했다. 중소상공인 대상 온라인 투자 연계금융업(P2P 금융) 윙크스톤파트너스, 사업관리 앱 ‘얼마장부’로 유명한 아이퀘스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심헌섭 이사(ICT 운용사 대표이사 내정자)는 “우리나라 정책자금이 연간 70조원 가까이 집행된다. 이걸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잘 집행해서 우리 소상공인과 소기업에 효율적으로 잘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소소뱅크의 역할과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소소뱅크 역시 시중은행, 지역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을 파트너로 적극 영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업 특성상 자본 확충이 중요한데 어느 컨소시엄이 정부 시책에 부합하면서 자금력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종 선정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1호 (2024.05.28~2024.06.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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