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동 분신 1년... 윤석열 정권 그냥 둘 수 없지 않나"
[윤성효 기자]
▲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29일 저녁 창원마산 오동동 가톨릭문화원 강당에서 “건설 노동자 고 양회동 미카엘 열사 추모미사”를 올렸다. |
ⓒ 윤성효 |
"주님,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실어 주소서"(시편90, 17)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백남해 신부)가 29일 저녁 창원마산 오동동 가톨릭문화원 강당에서 "건설 노동자 고 양회동 미카엘 열사 추모미사"를 올리며 이같이 기도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었던 양회동 건설노동자는 2023년 5월 1일 윤석열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하며 분신했다가 다음 날 숨을 거두었다.
고인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한 것 뿐인데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제물이 되어 그의 지지율 숫자 올리는데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또 죄 없이 구속되어야 하고... (그들이)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 무고한 국민들의 희생되어야 하겠습니까"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고인은 2019년 건설현장에서 빚어지고 있던 임금 중간착취와 체불, 고용불안 등에 문제의식을 느껴 건설노조에 가입했던 것이다.
정의평화위원회가 고인 1주기를 보내며 추모미사를 열었고, 백남해 신부와 최채룡 건설노조 경남건설기계지부 사무국장은 추모(연대)사를 통해 연대 투쟁을 강조했다.
백 신부는 "미카엘 형제가 떠난 지 1년이 넘었다. 그는 참으로 부서지기 쉬운 여리고 배려하는 마음의 소유자였다. 유서에서 나타나듯이,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하고, 힘든 일 하면서 천대받지 않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현장에서 일하도록 만들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2023년 윤석열정부는 '건설 현장 불법 행위'를 근절하겠다며 건설노조를 대대적으로 탄압했다. 건설노조의 활동이 '공갈, 협박' 취급을 받았다. 양회동 열사가 동료의 생계를 위해 해왔던 활동들 역시 불법의 낙인이 찍혔다"라며 "열사는 노동절에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그의 꿈은 그렇게 부서지고 말았다"라고 덧붙였다.
백 신부는 "이웃과 형제, 동지들을 위해 사는 것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섬김과 사랑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양회동 미카엘 형제의 죽음은, 주님을 섬기는 가장 큰 사랑을 실천한 신앙인 것"이라고 했다.
▲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29일 저녁 창원마산 오동동 가톨릭문화원 강당에서 “건설 노동자 고 양회동 미카엘 열사 추모미사”를 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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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죄를 덥기 위해 더 악날하고 무자비하게"
▲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29일 저녁 창원마산 오동동 가톨릭문화원 강당에서 “건설 노동자 고 양회동 미카엘 열사 추모미사”를 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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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금도 수많은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노동활동가들이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으로 인해 고초를 겪고 있는 참으로 안타까운 실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건설현장의 문제와 관련해 최 사무국장은 "열사가 생전 하셨던 일은 정부가 해야 함에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다단계 하도급을 없애고, 중간업자를 없애고, 조합원을 직접 고용하고, 임대료도 직접 청구하고 직접 받게 하자는 정당한 투쟁이었으며, 안전한 건설현장, 투명한 건설현장, 조합원들이 안심하고 일 할 수 있는 현장요구 등 노동조합의 당연한 권리를 위해 미카엘 양회동 열사가 하셨던 일이다"라고 했다.
이어 "열사의 투쟁은 없는 것을 만들고 법을 무시하고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다. 법으로 명시되어있는 노동자들의 당연한 합법적인 권리를 주장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무국장은 "현재 윤석열정권은 없는 법도 만들어 건설노조를 탄압하고 있으며,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이룩한 당연한 권리를 무력화 시키고 다시금 악몽과도 같았던 그 시절로 되돌리려고 하고 있다"라며 "국민을 우습게 알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유린하는 이런 악랄한 윤석열 정권을 그냥 둘 수는 없지 않겠느냐. 반드시 응징하고 처벌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그는 "이제는 이 시대에 남겨진 우리가 이루어내고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억울하게 산화하신 열사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고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게 미래 세대들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는 길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 김유철 시인의 추모시 "이제, 영원히, 함께--고 양회동 열사 영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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