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 난동' 최원종, 법정서 "교도관들이 괴롭혀 힘들다"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최원종. 연합뉴스

'분당 흉기 난동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원종(23)이 법정에서 "교도관들이 괴롭히는 것 때문에 힘들다"고 주장했다.

최원종은 29일 수원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김민기 김종우 박광서) 심리로 열린 살인 등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지난 재판 때 긴장에서 항소 이유를 제대로 말하지 못했는데 저는 무기징역 형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제가) 정신질환이 있다고도 생각 안 한다'며 "교도관들이 잠을 못 자게 괴롭혀서 그런 부분 때문에 추가로 의견을 진술하고 싶어 항소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진술서를 최근 법원에 냈는데, 구치소 생활이 어렵다는 취지로 기억한다"고 하자 그는 "구치소 생활이 어렵다기보다는 수감자와 교도관들이 괴롭히는데 그거 때문에 힘들다"고 답했다.

앞서 그의 변호인은 지난 첫 재판에서 "피고인은 범행 당시 중증 조현병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며 감형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최원종을 정신 감정한 감정의에게 추가 의견을 받아 살펴볼 예정이었지만 회신이 늦어지며 한 차례 재판을 더 열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7월 10일 열린다. 이날 재판에서는 최원종에 대한 피고인 신문과 피해자 유족 측 의견진술 등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유족 측은 지난 재판에서 최원종 측이 일부 피해자 관련 지급한 보험금 내역이라며 제출한 자료에 대해 "피해자를 위한 진정한 피해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며 양형 사유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최원종은 지난해 8월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인근에서 모친의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뒤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1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1심에서 검찰은 최원종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은 최원종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감경 사유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