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전기차 경쟁…폭스바겐, 2000만원대 ID.1 실루엣 공개
작년 콘셉트카 공개한 ID.2보다 작은 콤팩트카
2000만원대 가격 책정…저가형 中전기차 견제
소형차 선호 높은 유럽, 저가형 EV 격전지 될 듯
현대 캐스퍼 EV·기아 EV3·BYD 시걸 등 경쟁
폭스바겐이 2000만원대 보급형 전기차의 실루엣을 2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기아·테슬라·GM 등 경쟁 업체가 저가 전기차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폭스바겐도 엔트리급 전기차 ID.1 출시 계획을 재확인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 보릿고개를 넘을 대안으로 '반값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날 폭스바겐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엔트리급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1의 실루엣을 올렸다. 유럽에서 수요가 많은 해치백 스타일로 소형 전기차 'e-업(UP)'의 디자인을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이 차종을 "유럽에서, 유럽을 위한 모델"이라고 소개하며 2027년 출시하겠다고 했다.
폭스바겐은 ID.1 가격을 2만유로(2900만원) 수준으로 언급했다. 2000만원대 엔트리급 전기차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저가 전기차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선전포고다. 지난해 3월 폭스바겐은 엔트리급보다 한 단계 위 소형 전기 SUV ID.2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동시에 출시 시기를 2025년, 가격을 2만5000유로(3700만원) 이하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콘셉트카 공개 당시에도 2년 후 3000만원대 소형 전기차 출시는 상당히 획기적인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번엔 그보다 더 작은 엔트리급 모델을 2000만원대에 내놓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폭스바겐은 유럽 내 공급망을 적극 활용하고 생산도 스페인 공장에서 한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특히 엔트리 레벨에서 매력적인 차량이 필요하다"며 "가격 조건은 물론 기술, 디자인, 품질, 고객 경험 측면에서 보급형 전기차의 표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값 전기차 경쟁…중국車는 1/3 가격
폭스바겐의 이 같은 시도는 최근 경쟁사들이 잇따라 보급형 전기차 출시했거나 계획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안방인 유럽 시장에서 저가형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지난해 8%까지 높아진 데 이어 올해는 두 자릿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중국 BYD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로 소형 전기차 가격을 1000만원대까지 낮췄다.
처음 '반값 전기차' 경쟁의 불을 지핀 건 테슬라다. 2018년 테슬라는 2만5000달러(3400만원) 이하의 저가형 전기차 '모델2'를 내놓겠다고 처음 언급했다. 현재 테슬라 라인업에서 가장 저렴한 차종인 '모델3'의 국내 가격은 5200만원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4월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공장을 활용해 2025년부터 모델2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보급형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상품성을 강조했다. 지난 23일 공개한 소형 전기 SUV EV3는 국내에서 3000만원대 중반, 해외에선 3만5000달러 선부터 시작한다. 싼 배터리를 써 찻값을 낮추기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 주행거리를 보장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배터리를 썼다. 국내 기준 500㎞, 해외에선 600㎞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엔트리급 저가형 EV 격전지폭스바겐은 ID.1을 먼저 유럽에서 내놓는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한국, 독일, 미국, 중국 브랜드가 저가형 전기차를 놓고 본격 경쟁을 벌이는 1차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들은 소형차와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부터 엔트리급 차량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을 양산하며, 유럽 시장에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아도 EV3의 올해 4분기 유럽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 BYD는 해치백 스타일의 소형 전기차 시걸을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시걸은 중국 내 판매 가격이 1만달러(1360만원)에 불과하다. 최근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반영해도 유럽에서 2만유로(2900만원) 이하에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1일간 '빅맥'만 썩지 않았다…햄버거 회사가 답한 그 이유[햄버거 썩히기]④ - 아시아경제
- 4년간 女 5명과 결혼·동거…"드라마도 이렇게 못 써" - 아시아경제
- 라면·김밥 주문 후 동전 세더니 '주문 취소'한 모자…"대신 계산했는데 오지랖인가요?" - 아시아
- "靑 가면 죽는다 경고했는데 가겠나"…명태균 녹취파일 추가 공개한 민주당 - 아시아경제
- 이혼 전문 변호사 "율희, 양육권 소송 승산 있다" - 아시아경제
- "설거지·가사도우미로 月160만원 벌며 살아보니" 최강희 고백 눈길 - 아시아경제
- '트럼프 측근' 된 머스크, 美 대선으로 29조원 벌어 - 아시아경제
- '소녀상 모욕' 美유튜버 "내 사과 받아달라" 태도 돌변 - 아시아경제
- "짐 싸 캐나다 간다" 해리스 지지층 '캐나다 이주' 검색량 급증 - 아시아경제
- "감옥 보내고 수백만명 구하자"…北 대표부 건물에 걸린 '죄수 김정은'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