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예 따라가면 이야기 속에 ‘쏙’…노아방주 전시회 가보니
대전엑스포 시민광장 미디어큐브동서
오는 8월까지 전시회 연장해
‘생명 있는 모든 것은 구원을 갈망한다.’
29일 대전 서구 대전엑스포 시민광장 미디어큐브동 2층에 들어서자 마주한 문구는 전시회 특징을 짐작게 했다.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 속 홍수’ ‘페루 잉카족 대홍수 설화’ ‘알래스카 구전 대홍수 설화’ ‘중국의 대홍수를 극복한 누와’ 등 문구가 눈길을 붙잡았다. 모두 성경 속 노아의 방주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실제 전시장 곳곳에는 성경 속 이야기를 구현한 목공 작품이 가득했다. 경기도 구리 예닮교회(고대경 목사) 산하 전시사업 공동체 예들이 기획한 ‘노아의 방주 : 새로 밟는 땅’ 전시회 현장이다.
전시회에는 예닮교회 전교인 60명이 2014년부터 만든 목공 작품들이 전시됐다. 생업에 종사하는 교인들은 퇴근 뒤 교회와 공방에 모여 나무를 나르는 것부터 다듬기와 오일칠까지 전시 준비 모든 과정에 구슬땀을 흘렸다. 어느 작품 하나 이들의 손끝을 거치지 않는 게 없었다. 그렇게 만든 작품은 1t 트럭 40대에 실려 전시회장으로 왔다. 작품 수만 해도 6만여 개에 이른다.
전시는 660㎡(약 200평) 넓이의 대전엑스포 미디어큐브동 2·3층에서 진행됐다. 우선 2층 전시관 속 목공 작품의 시작은 방주를 향한 동물의 행렬이었다. 동물들의 시선은 같은 방향을 향했다. 공룡과 매머드처럼 지금은 사라진 동물부터 코끼리와 기린 등 다양한 동물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각 동물의 무늬와 뿔 등 특징을 세세히 표현돼 생동감이 느껴졌다. 곳곳에는 동물들이 쉴만한 물가를 초록색으로 표현한 연못도 눈길을 끌었다. 동물들의 행렬을 따라가다 보면 동물과 인간이 만나는 다리가 나타난다. 인간은 동물들의 행렬을 막기라도 하듯 손을 뻗고 있었다. 타락한 인간들이 자신들의 성에 못 들어오게끔 막기 위해서다.
동물들의 행렬이 끊긴 두 번째 전시관 한가운데엔 인간의 도성이 놓여 있었다. 인간의 타락과 죄악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도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술에 취해 쓰러진 이를 비롯해 목을 뻣뻣하게 들어 교만한 얼굴을 하는 이, 서로 칼을 들고 싸우는 이 등이 놓여 있었다.
특히 인간들은 따뜻한 인상을 주는 나무와 다르게 점토와 에폭시 등의 소재로 만들어져 차가운 인상을 줬다. 시선은 도성 위를 날고 있는 새들에게로 옮겨졌다. 인간이 죄를 저질러도 구원의 방주를 향해 향할 수 있다는 희망을 표현한 것이다.
3층으로 들어서자 천장에 전시된 해양 동물들이 나왔다. 반면 바닥에는 육지 동물이 놓여 있었다. 40일 동안 이어진 홍수를 표현한 현장이었다. 동물들의 행렬 끝은 노아의 방주였다. 거꾸로 뒤집힌 아라라트산 위에 놓은 방주는 성경에 기록된 크기의 60분의 1로 제작됐다. 마지막 전시관엔 홍수 이후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을 보여줌으로써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끝마친다.
지난 3월 20일부터 시작된 전시회는 당초 지난 24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시회는 이날 기준 누적 관람객 수 1만1000여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어 오는 8월 28일까지 연장 운영한다.
전시회를 기획한 고대경(54) 예닮교회 목사는 “좋은 기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교인과 함께 준비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하다. 이번 전시회로 기독교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복음이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교회 여건상 이번 전시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다. 많은 관심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회를 보기 위해 춘천에서 가족과 함께 온 박한주(34)씨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전교인이 함께 준비했다고 하는데 완성도가 믿기 힘들 정도로 높았다”며 감탄했다. 옆에 있던 김희성(10)군은 “다른 분들도 전시회에 방문해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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