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 전북 감독 "올해 파이널A 목표, 해외 많이 보내고파…즐기는 축구 지향"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춘천, 김정현 기자) 코치에서 감독으로 돌아온 김두현 감독이 '즐기는 축구'를 통해 전북 현대를 다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김두현 신임 전북 감독은 29일 강원도 춘천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을 다시 정상 궤도로 돌려놓겠다고 자신했다. 전북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8대 사령탑으로 김두현 전 수석코치를 낙점했다고 발표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전북 감독대행 시절 9경기에 나서 6승 2무 1패(17득점 6실점)를 기록하며 지도자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우승팀 울산을 누르면서 더욱 각광을 받았다.
구단은 김 감독에 대해 특히 결과를 넘어 다양한 전술, 상대 팀에 대한 철저히 분석, 경기 중 대응과 지시 등에서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 감독은 선수로서 2008년 당시 잉글랜드 2부 웨스트 브로미치에 입단, 이듬해 승격과 함께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국내에서도 수원 삼성, 일화(현 성남FC) 등에서 활약하며 ‘천재 미드필더’로 평가받았다. 2006년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 200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공동 개최) 등을 통해 대표팀에서도 A매치 62경기에 출전하는 등 많은 경험을 쌓았다.
선수 생활을 마친 후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경험한 김 감독은 지난해 말 중국 슈퍼리그 청두 룽청에 수석코치로 합류해 올 시즌 팀을 리그 2위로 이끄는 등 지도력을 펼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 28일 팀에 합류해 한 차례 팀 훈련을 지휘했다. 29일 오후 7시 30분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리는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을 갖는다.
전북은 이번 2024시즌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로 출발한 전북은 개막 5경기 무승의 늪에 빠졌고 한 달 만에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박원재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세운 전북은 감독 선임 작업이 길어지면서 대행 체제로 한 달 넘게 보냈다.
박 대행 체제에서 9경기를 소화한 전북은 3승 2무 4패로 승점11을 확보했다. 현재 리그에서 전북은 10위(3승 5무 6패∙승점14)로 강등권에 처져 있다.
하지만 파이널A(1~6위) 마지막 순위인 6위 인천(4승 6무 4패∙승점18)과 승점 차가 4점밖에 나지 않아 흐름을 탄다면 다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취임 일성에서 "전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감독이란 자리 기회를 주신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어려움이 조금 있었다. 선임되기까지 기다림도 있고 상황상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선수들과 MGB 팬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선택하는 데 쉬웠던 것 같다. 주위에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것들을 내가 기대, 즐거움으로 선수들, 팬 여러분께 제공해 드려야 하지 않나 하는 책임감을 갖고 감독 생활을 시작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감독의 일문일답.
-감독 대행을 마무리했던 춘천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다.
여기 오면서 선수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을 생각하며 내려왔다. 그 당시 내가 하고 싶었던 것, 해야 할 일들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을 하고 가지 못한 느낌이 있었다. 선수들을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앞으로 보여드릴 축구를 교감할 수 있는 자리가 시작된 강원에서 첫 경기도 한번 재밌게 해보려고 한다.
-본인이 전북 감독이 어울리는 이유 세 가지를 꼽자면.
나는 전술적으로 선수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고민을 하고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감독을 꿈꿔왔다. 이 자리에 서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하고 싶었다. 두 번째는 선수와의 교감이다. 지금 선수들은 축구를 더 배우고 싶고 즐기면서 하고 싶어 한다. 그런 점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은 팬들이다. 팬 여러분들의 니즈에 충족되지 못한 모습으로 전북이 힘들어했다. 이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납득이 되는 훈련과 경기를 할 생각이다.
- 선수들에게 처음 던진 메시지는.
사실 두려움이 많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자신감을 갖자고 했다. 팀적으로 준비하면 자신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는 두려움이 아닌 즐기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즐기면 승리가 따라온다. 그러면 팬들이 즐거워한다. 내가 잘 준비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김두현의 축구를 표현하자면.
키워드로 말씀드리면 시간, 공간, 포지셔닝, 밸런스, 4가지를 추구한다. 현대 축구에서 시간, 공간의 축구, 포지셔닝의 축구가 시작됐다. 그런 점에서 경기 중에 시간, 공간 확보를 위해 포지셔닝 게임을 시작할 거다.
반대로 상대에게 시간과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포지셔닝 게임을 할 거다. 결국 중요한 건 밸런스다. 수비, 공격에 다양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포메이션은 의미가 없고 포지셔닝을 하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가야 한다. 그런 점을 선수들과 잘 공유해서 내가 생각하는 축구를 잘 실현해야 한다.
-핵심이 될 선수가 있다면.
모든 선수들이 다 중요하다. A매치 휴식기 때 모두 합류하길 바라고 특정 선수보다 팀으로 어제 하루 지휘하면서 개인적인 스포츠가 아니라 팀 스포츠고, 얼마나 준비가 되는지에 따라 시너지가 난다. 이를 선수단에 인지시키고 만들어가야 한다.
-외부에서 바라본 전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니라 엇박자가 낫다고 생각한다. 그걸 잘 추슬러서 시작하는 시점에 어떤 문제를 찾는 것도 중요한데 앞만 보고 가야하기 때문에 지나왔던 과정들을 잊고 새로 출발할 생각이다.
-잉글랜드, 미국 등 해외 생활이 주는 감독님의 장점과 영감을 준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해외 진출을 하라고 하는 이유는 물론 축구도 중요하지만, 인생에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그것이 축구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시각적에서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만났던 지도자분들에게 정말 많은 영감을 받았다. 예를 들어 김호 감독님의 경우 선수 육성, 미드필더의 중요성, 경기에서 지고 있을 때도 만들어가는 과정을 배웠다.
다음에 김학범 감독님의 경우 팀을 전체적으로 만드시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임생 감독님, 서정원 감독님은 선수단 관계, 수용하는 모습에서 인간적으로 배웠던 부분이 있다. 윤성효 감독님의 경우 어린 선수 육성에서 좋은 기회를 주시고 나를 잘 지도해주신 부분들이 있다. 결국 나는 모든 감독님을 경험하면서 축적됐다. 이를 잘 녹여내 앞으로 중요한 전북 선수단과 얘기를 나누면서 만들어 갈 생각이다.
-이적시장이 다가오는데 구상이 되어 있나.
어제 합류했기 때문에 이제 진행 중이다. 바로 말씀드리기에는 그렇다. 나중에 저희가 어떻게 변화를 가져가는지 보시면 될 것 같다.
-데뷔 시즌 목표는.
파이널A를 목표로 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성적도 중요한데 지속적인 전북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이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치고 올라갈 것 같다. 이를 잘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장기적으로 전북에 심고 싶은 철학이 있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전북이 오고 싶어 하는 팀, 해외 진출을 잘 보내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국가대표를 제일 많이 배출하는 팀이 돼야 매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만들기 위해선 축구적인 부분을 내가 가진 지식으로 확립해서 선수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감독, 경기하고 싶은 팀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미진했는데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확인이 필요하다. 해외 생활을 한다는 게 어려움이 많다. 나도 경험해 봤다. 실력은 다들 있다. 얼마나 팀 문화에 적응하는지가 중요하다.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가진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때문에 잘 다가가야 할 것 같다. 스카우트 시스템은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어떤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책 속에 나오는 다양한 리더십이 있지만, 축구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은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할 때나 코치 생활할 때 느꼈던 게 있는데 그런 걸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카멜레온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당연히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역발상도 필요한 것 같다.
-선임 과정에서 박지성 디렉터와 나눈 이야기가 있다면.
만나서 얘기한 건 없다. '잘했으면 좋겠다, 기회니까 잘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다.
-선임 과정에서 어려움이 어떤 것이었나.
청두의 입장도 있었고 서정원 감독님의 입장도 있었다. 내가 어떻게 보면 죄송했다. 중국에서 시즌이 진행 중인데 어려운 결정 해주신 서 감독님, 청두 구단에도 감사드린다. 세부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지만,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제의를 받고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을 했나.
기쁘기도 했지만, 앞으로 이 팀을 어떻게 꾸릴지 걱정도 많았다. 작년에 같이 했던 선수들도 있고 열광적으로 성원해 주시는 팬들도 계시다. 여러모로 내게 기회고, 좋았던 것 같다.
-코칭스태프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했나.
얘기를 많이 나누지는 못했다. 박원재 코치가 너무 고생했고 물론 다른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얼굴이 많이 안 좋아서 보양식을 많이 사줘야 할 것 같다.
-수비 불안이 심했는데 수비 개선 방안은.
훈련이 답이다. 체력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다. 그것만 있으면 만들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 그것에 대해선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팬들께 한 마디 한다면.
기대와 걱정이 많을 것이다. 첫 시작, 첫 경험에 설렘이 가득한데 나와 선수들은 첫 장을 잘 넘기려고 한다. 첫 장의 내용은 내가 잘 재밌게 만들어서 선수들이 다음 페이지를 잘 넘길 수 있도록 만들려고 생각한다. 만들어가는 재미를 팬들이 즐겼으면 한다. 당장의 성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전북이 되려고 한다. 많이 성원해 주시고 내가 잘 준비해 보겠다.
사진=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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