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망치는 발바닥 통증, ‘이 질환’ 때문 [김민규 원장의 관절건강 여행기]

헬스조선 편집팀 2024. 5. 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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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주는 여행. 생각만 해도 설레는 단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즐거움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오히려 병을 얻어 오는 경우를 종종 만날 수 있다. 이번 칼럼을 통해 여행지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정형외과 질환을 살펴보고 그 예방법을 전할 계획이다.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꼭 참고하길 바란다.

여행지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들뜬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여행의 설렘은 없던 힘도 생겨나게 만든다. 평소 전혀 걷지 않는 사람들도 여행 중에는 하루 1만보 이상 걷는 일이 부지기수다. 큰맘 먹고 떠난 여행인 만큼 조금 무리해서라도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하지만 무리하게 걷다 보면 결국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무리하게 일정을 소화한 후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 중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다수가 평소 잘 걷지 않거나 운동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발바닥 통증이 계속된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이름처럼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를 지지하면서 체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하루 종일 걷다보면 압력이 발바닥에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족저근막에 염증이 발생한다. 평소 온종일 서있거나 밑창이 거의 바닥에 붙어있는 굽이 낮은 신발을 신고 오랜 시간 걷는 경우에도 족저근막염이 나타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이 생겼다면 상쾌하게 아침을 맞이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아침에 일어나 첫걸음을 걸을 때 발바닥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밤새 수축돼있던 발 근육에 체중이 실리면서 족저근막이 이완될 때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아침부터 발바닥 통증이 괴롭힌다면 즐거운 여행을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여행 중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에 맞는 신발을 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행 후 남는 건 사진뿐이라며 예쁜 신발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쁘지만 불편하다면 여행용 신발로는 적합하지 않다. 신발을 고를 때는 꽉 끼는 신발이나 굽이 너무 낮은 신발, 바닥이 딱딱한 신발은 피하고, 적당히 굽이 있고 쿠션이 있는 신발이 좋다.

발바닥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무릎을 편 상태에서 발목을 발등 쪽으로 서서히 구부려 족저근막을 스트레칭하거나, 벽을 마주 보고 서서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 후 벽 쪽으로 밀어 아킬레스건을 스트레칭해주면 된다. 자기 전 족욕과 찜질로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행 후에도 발바닥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재발이 쉬운 질환이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약물이나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90% 이상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발은 우리 신체에서 2% 정도를 차지하지만, 몸 전체를 지탱하고 있어 비교적 천천히 회복된다. 인내심을 갖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보존적 치료에도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로 손상된 족저근막을 잘라내거나 꿰매는 근막절개술을 고려할 수 있다. 근막절개술은 발바닥을 1cm 내외로 작게 절개해 관절 내시경으로 수술하는 치료법이다.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최소절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출혈과 조직 손상이 거의 없다.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도 적다.

족저근막염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특히 여행지에서 발바닥이 아프다면 여행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지속적인 발바닥 통증은 보행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무릎은 물론, 고관절, 허리 등 전신 불균형과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어 참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발 건강을 챙기는 일, 즐거운 여행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잊지 말자.

/기고자: 안양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김민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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