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서 ‘까마귀 공격’...지자체도 주의 요청

류승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wkzl23@naver.com) 2024. 5. 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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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에서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 비행하고 있다. (출처=매경DB)
최근 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까마귀들이 번식기를 맞아 공격성이 강해져 이 같은 일이 늘어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9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 도심 한복판에서 까마귀가 한 시민의 머리를 공격하고 도망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을 보면 길을 걷고 있던 남성의 뒤통수를 까마귀가 쪼고 도망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잠시 뒤 까마귀는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여성의 뒤통수를 쪼고 달아났다. 공격 이후에도 그 자리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주시하기도 했다. 출퇴근 등으로 해당 거리를 매일같이 지나다니는 시민들은 인터뷰에서 “까마귀가 겁이 난다”고 호소했다.

도심에서 이 같은 까마귀들의 습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번식기를 맞아 공격성이 강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도시 공원 등에서 먹이를 구하기 쉽고, 둥지를 틀 수 있는 건물이 많아 까마귀들이 도심에 몰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5년간 국내에 서식하는 까마귀 개체 수 자체가 10배 이상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도 수원과 평택 등에서도 까마귀 수백 마리가 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자체는 까마귀가 많이 출몰하는 지역에 현수막을 붙이는 등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도심에 자주 나타나는 큰부리까마귀의 경우, 일반 까마귀와 달리 유해 조수에서 빠져 있어 포획이 쉽지 않다.

까마귀로 인해 정전 등 피해도 매년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전력이 공개한 ‘최근 3년간 전국 까마귀 정전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까마귀로 인한 정전은 지난 2021년 21건, 2022년 47건, 2023년 35건 등 최근 3년 동안 103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까마귀의 공격을 당할 경우 까마귀를 흥분시키지 말고 일단 피하라고 조언한다.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장은 “건물을 관리하는 분이 계신다면 주변에 ‘여기부터 까마귀의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에 우회하라’고 하면서 우회로를 표시하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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